대중 연설 공포 "나는 이렇게 다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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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연설 공포 "나는 이렇게 다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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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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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연설은 나를 두려움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

그곳은 콜로라도 주의 비버크리크였다. 당시는 7월이라 습했고, 나는 박식한 사람들과 고위 인사들만 초대한 모임에 참석하고 있었다. 사회자는 이 뛰어난 사람들에게 나를 다음 연설을 맡은 활기찬 인물로 소개했다. 그들의 기대에 찬 눈빛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반짝이는 눈망울을 멀리서도 볼 수 있었다. 그 순간이 싫었다. 나는 겁먹은 상태로 그들 앞에 서서, 나약한 모습으로 그들을 교육하고, 이해시키고, 즐겁게 해주어야 했다.

 

나는 원래 교육과 즐거움을 주는 일에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그때는 두려웠고, 도피하고 싶었다. 결국 너무 긴장한 나머지 잘못된 정보와 지나치게 학술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았다. 당연히 청중은 침묵에 휩싸였고, 내 단조로운 저음을 회피하기 위해 디지털 장비만 보다 보니, 그들의 얼굴색에는 파란 화면이 물들었다. 어쩌면 이 기억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스스로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기 위한 이야기다. 즉, 사실인지 아닌지 여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나는 어릴 때부터 청중 앞에서 연설을 했다. 학교에서 주최한 '발표 대회'에 참가하여 입상하기도 했고, 20대를 카메라와 마이크와 함께 보냈다. 그런데도 청중 앞에서 발표하는 일은 갑자기 나를 두려움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 대중에 대한 두려움이 뒤늦게 나를 찾아온 것이다. 2010년 당시 <가상 혁명(The Virtual Revolution)> 시리즈가 BBC2와 전 세계로 송출되었을 때, 나는 무대에서 분리된 느낌을 받았다. 내 목소리가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오고 있었고, 내 두뇌는 내가 말 한지 몇 초가 지나서야 내 말을 다시 되새겼다. 정말 인형극의 인형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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