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대기를 오염시켜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온실 가스가 전 세계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과학자들이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을 10배나 향상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원천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이렇게 기술이 발전하다가 보면 언젠가 온실 가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대, 캠브리지대와 홍콩의 시립대학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혼합 매트릭스 멤브레인'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멤브레인(membrane)이란 물질의 투과를 제어할 수 있는 일종의 막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멤브레인은 주로 고분자 박막 기술을 응용해서 제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멤브레인의 투과성을 매우 높이는 방식으로 온실가스가 새어나가는 현상을 막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포집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보다 분자가 큰 기체는 모두 새어나가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 포집의 효율성이 떨어졌던 것입니다.
이는 탄소를 포집하는 공장이나 기관의 규모가 커질수록 더 큰 비효율성을 야기한다는 문제를 낳았습니다. 비효율적이라는 것은 탄소를 포집하는데 드는 비용이 더 커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구진이 새롭게 발견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혼합 매트릭스 멤브레인은 고도로 설계한 매우 얇은 고분자 필터입니다. 이 필터는 구리와 주석의 합금인 청동을 소재로 유기금속 화합물을 제작해 멤브레인으로 이용했습니다. 이 멤브레인은 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 분야에서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형 석탄화력발전소는 하루에도 대규모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발전소 1개가 방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면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세 번이나 가득 채울 수 있을 정도로 많습니다. 특히 전 세계에서 석탄을 연료로 발전하는 발전소만 5,000여개에 달합니다.
이런 발전소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발전소에서 발전하는 이산화탄소의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포집 비용 역시 그만큼 커진다는 의미입니다. 연구진이 발견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혼합 매트릭스 멤브레인은 그만큼 이산화탄소 포집 비용을 낮추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진은 이 멤브레인을 활용해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경우 고분자 박막을 활용할 때보다 대형 석탄화력발전소의 탄소 포집 비용을 최대 10배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레이나 영국 캠브리지대학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금까지 탄소 포집 및 저장 프로그램은 비용 대비 효율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며 "연구진이 선보인 멤브레인은 탄소 포집 실증 프로젝트의 비용을 크게 낮추면서 실제 탄소를 포집하는 프로젝트를 현실화하는데 보다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