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성의 마지막 백색왜성 이후엔? '결정체로'
항성의 마지막 백색왜성 이후엔? '결정체로'
  • 함예솔
  • 승인 2019.02.06 14:00
  • 조회수 1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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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화 된 백색왜성 모습. 출처: University of Warwick
결정화 된 백색왜성 이미지. 출처: University of Warwick

우주에서 죽어가는 별들이 결정체로 변하고 있습니다. 태양을 포함한 작은 별들의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나타나는 백색왜성(White dwarfs)이 그 주인공인데요. 백색왜성은 점점 더 나이를 먹을수록 서서히 결정 구조로 변하게 된다고 합니다.

 

백색왜성이란?

 

백색왜성이 되어가는 과정. 출처: NASA/JPL-Caltech
백색왜성이 되어가는 과정. 출처: NASA/JPL-Caltech

백색왜성은 태양의 0.4~8배 이하의 질량을 지닌 항성들이 핵융합을 마치고 별의 진화 끝에 다다르는 마지막 모습입니다. 태양과 같은 항성은 헬륨 연소 과정 동안 적색거성이 된 다음, 외부 대기층들은 떨어져나가고 지구와 비슷한 크기로 줄어들며, 대부분 탄소와 산소로 이뤄진 핵 만이 남아 백색왜성을 형성하게 됩니다.

 

별의 진화. 출처: ESA
별의 진화. 출처: ESA

백색왜성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질량 때문에 중심핵에서 핵융합을 일으킬 만큼 충분한 온도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에너지를 생성할 수 없고 점차 식어갑니다. 하지만 137억년 정도로 추정되는 우주의 현재 나이로 유추해볼 때, 아무리 오래된 백색왜성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수천 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백색왜성은 매우 흔하며, 은하에 있는 항성의 약 97%가 결국 백색왜성으로 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물론, 거대한 항성들은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이 될 것입니다.

 

사실, 백색왜성이 결정화된다는 아이디어는 50년 전 처음 제시됐습니다. 그러나 천체물리학자들은 이 아이디어를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영국의 워윅대학교(University of Warwick) 천문학자들이 백색왜성이 내부의 뜨거운 가스가 식으며 결정체로 굳어지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최초로 발견했습니다. 이 연구는 <Nature>에 게재됐습니다. 

 

Gaia 위성을 통해 관측

 

Gaia 위성. 출처: ESA
Gaia 위성. 출처: ESA

연구진은 유럽항공우주국(the European Space Agency)의 Gaia위성을 이용해 지구로부터 300광년 내에 있는 15,000개의 백색왜성 후보군을 추렸는데요. 이 백색왜성의 색과 광도(luminosity)의 분포를 연구한 결과, 연구진은 백색왜성이 특정 색과 광도 부근에 쌓인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항성의 진화관점에서 볼 때 서로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연구진은 의아해 했습니다. 

 

Gaia 위성을 통해 얻은 자료. 출처: ESA
Gaia 위성을 통해 얻은 자료. 출처: ESA

별들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식어갑니다. 온도가 천 만도 이하로 떨어지면, 핵 안에 있던 산소와 탄소는 결정화됩니다. 산소는 이 과정을 더 빨리 시작하며 탄소를 위로 밀어내고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이 잠열(latent heat)은 다른 연령의 백색왜성 무리가 특정 색과 광도 주변에 모여 있던 이유였습니다. 워윅대학교의 주요 저자인 Pier-Emmanuel Tremblay 박사는 "이는 백색왜성이 결정화되거나 액체에서 고체로 상전이를 한다는 최초의 직접적인 증거"라며 "50년 전, 우리는 백색왜성의 결정화로 인해 특정 광도와 색에 대하여 백색왜성의 수를 쌓으며 관측해야한다고 예측했지만, 이것이 그 유일한 증거"라고 전했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모든 백색왜성은 어느 시점에서 결정화가 일어날 것이며, 거대한 백색왜성은 이 과정을 더 빠르게 겪는다고 합니다. 거대한 백색왜성이 결정화가 일어나는 온도에 도달하는 데에는 약 10억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보다 질량이 적은 태양과 같은 백색왜성은 느린 방식으로 약 60억년에 걸쳐 고체화된 구로 변하며 죽어갈 것입니다. 이 말은 즉, 우리 은하의 수 십 억개의 백색왜성은 이미 이 과정을 끝내고 하늘에서 결정화된 구의 형태일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백색왜성. 출처: NASA/JPL-Caltech
백색왜성, 너니? 출처: NASA/JPL-Caltech

연구진은 일부 백색왜성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오래됐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수 십 억년 동안 지속되는 결정화 과정에서 방출되는 열은 백색왜성의 진화 속도를 늦춥니다. 그 결과, 죽은 별이 어두워지는 것을 멈추고, 실제보다 20억년 더 젊게 보이게 합니다.

 

이는 결국 백색왜성들이 속한 별의 그룹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백색왜성의 연대 측정은 전통적으로, 항성의 무리, 은하의 무리와 같은 별의 군집(stellar populations)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견을 통해 우리는 백색왜성의 연령을 더 정확히 추정하기 위해 더 나은 결정화 모델을 개발해야한다고 Pier-Emmanuel Tremblay 박사는 설명합니다. 

 

Tremblay 박사는 "우리는 더 식어있는 백색왜성과 은하의 오래된 항성들의 정확한 나이를 알아내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며 "이 발견의 모든 공은 Gaia 위성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정확한 측정이 가능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전에 결코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백색왜성 내부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Tremblay 박사에 따르면, Gaia위성 전에는 정확한 거리와 광도를 알고 있는 백색왜성이 100~200개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20만개가 됐다고 합니다.

 

 


##참고자료##

 

Tremblay, Pier-Emmanuel, et al. "Core crystallization and pile-up in the cooling sequence of evolving white dwarfs." Nature565.7738 (2019):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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