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인류가 불을 사용하면서부터?!
'결핵' 인류가 불을 사용하면서부터?!
  • 이상진
  • 승인 2019.01.30 18:00
  • 조회수 25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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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불의 사용은 인류를 여러 위협으로부터 해방시켰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불의 사용이 '결핵'의 원인일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가 찾은 가장 강한 무기, '불'

 

인류를 위협했던 맹수들은 불을 두려워한 까닭에, 인간은 불을 사용해 효과적으로 맹수들을 길들여 가축으로 만들었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인류에게 불을 선물한 죄로, 제우스에 의해 코카서스 바위에 묶여 영원히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벌을 받게 됩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또 과학자들은 인류가 불을 사용해 고기나 채소를 익혀 먹으면서 세균과 박테리아의 감염으로부터 안전해졌다고 보고 있는데요. 그리스-로마 신화에 전해지는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는 불의 사용이 인류에게 가져다준 수 많은 이점을 지혜의 유전이라는 상징적인 표현으로 보여줍니다. 

 

인류가 불을 사용한 흔적은 약 100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번갯불을 우연히 이용하는 정도였다고 해요. 실제로 인간이 불에 대해 이해하고 불을 통제하며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30~40만 년 전입니다. 

 

이 당시의 인류는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공통 조상인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가 살던 시기입니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의 화석은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 등 여러 지역에서 발견되는데요. 

 

평균신장 180cm, 평균체중 100kg, 근육질이었던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출처: wikimedia commons 

하이델베르겐시스의 두뇌 용적은 1,100~1,400㎤로 현생 인류의 뇌용적인 1,350㎤와 비슷했습니다. 하이델베르겐시스 남성의 평균 신장은 180cm였고, 평균체중은 100kg에 이르는 근육질의 몸매였다고 하니, 매우 건장한 체격이었죠. 그런 그들이 불을 활용하는 지혜까지 탑재한 것이죠.

 

그런데 지난 2016년 학술지 <PNAS>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불의 사용은 인류에게 '결핵'이라는 질병을 안겨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불로 야기되는 연기가 인간의 폐를 취약하게 만들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의 생물공학, 생체분자공학, 공중보건의료학 등 여러 분야 교수진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PNAS>를 통해 불의 사용으로 야기된 연기가 폐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결핵을 유발했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는데요.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인류는 불로 인한 연기로 결핵균의 조상격인 박테리아에 취약해졌습니다. 그러자 본래 해당 박테리아에 감염되지 않는 인체에 박테리아가 몇 차례 침투한 뒤 변이를 일으켜 감염성을 획득한 결핵균으로 발전한 것인데요.

 

결핵균은 불의 사용으로 인한 연기로 폐의 면역력이 떨어진 까닭일지도. 출처: wikimedia commons

결핵균이 속한 박테리아는 마이코박테리움 속 박테리아입니다. 마이코박테리아는 결핵균 외에는 사람에 감염되지 않습니다. 다만 현저하게 떨어진 면역 기능을 가진 사람이나 염증성폐질환 등을 앓는 사람이라면 드물게 결핵균 외의 마이코박테리아에 감염된다고 해요. 이때의 증상은 결핵균에 감염됐을 때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위와 같은 사실로 미루어 결핵균 또한 본래는 인체에 침투하지 못하지만, 인류가 불의 사용으로 폐가 약해지자 풍토병으로 고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가 주로 연기가 빠져나가기 어려운 동굴에 살며 불을 피웠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연구팀이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실행해보자, 인류가 불을 사용하지 않았던 시기에는 간헐적으로 몇 사람만 마이코박테리아에 감염되고 인간끼리는 전파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불의 사용이라는 변수를 시뮬레이션에 추가해 분석하자 마이코박테리아의 특정균이 전염성을 획득해 감염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렸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를 결핵균이 창궐한 배경이라고 말했습니다.

 

폐의 면역력이 문제라면, 미세먼지에 시달리는 우리나라 국민들 어쩌나요? 출처: pixabay

2017년 기준으로 한국의 결핵환자 수는 OECD 가입국 가운데 1위인데요. 불의 사용으로 인한 폐의 면역력 저하가 결핵의 원인이라면, 중국발 미세먼지로 신음하는 대한민국이 처한 환경은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참고자료##

 

Rebecca H. Chisholm, James M. Trauer, Darren Curnoe, and Mark M. Tanaka, Controlled fire use in early humans might have triggered the evolutionary emergence of tuberculosis, PNAS, 2016.

강석기, 과학의 위안, 서울:MI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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