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접착제는 물과 상극이죠. 하지만 물에 사는 홍합은 쉽게 물속에서도 바위에 들러붙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홍합의 접착 물질을 줄기세포 치료에 응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줄기세포는 아직 특정 세포로 분화되지 않아서 어떤 세포나 조직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는 만능 세포입니다. 이 줄기세포를 활용하면 손상된 장기를 근본적으로 재생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줄기세포 치료를 위해선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효율적으로 줄기세포를 표적 장기에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고, 또 다른 하나는 체내 특수 환경에서 충분한 시간 동안 줄기세포가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진 이식된 줄기세포가 표적 장기에 성공적으로 전달되거나 유지되기가 어려웠습니다. 인체가 사람의 몸이라는 특수한 일종의 '수중' 환경이었기 때문이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연구진은 홍합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포스텍 화학공학과는 "홍합의 접착물질을 이용해 체내 표적 부위에 주사를 통해 쉽게 줄기세포를 전달하고 유지할 수 있는 액상의 접착성 전달체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중 환경에서 바위 등에 강력하게 부착된 홍합에서 유래한 홍합 접착 단백질을 이용한 것입니다.
국내 연구진이 홍합의 접착물질을 이용해 줄기세포를 체내의 표적 장기로 전달해 보았더니 효과는 놀라웠습니다. 홍합의 접착 물질은 줄기세포가 표적 장기에 정착 될 때까지 줄기세포를 꽉 붙들어둬서, 충분한 시간 동안 효과적으로 줄기세포를 표적 장기에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 연구진이 개발한 방식을 이용하면 일반 체내 환경뿐만 아니라 저산소 환경(hypoxia)에서도 효과가 우수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줄기세포로서의 성질을 극대화하고, 더 나아가 조직 재생에서 매우 중요한 신생 혈관의 형성까지 유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차형준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처음으로 홍합 접착 단백질을 이용해 줄기세포 치료제로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라며 "줄기세포 치료제가 필요한 심근경색과 같은 만성 질환에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양수산부의 '해양섬유복합소재 및 바이오플라스틱소재 기술 개발'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생체소재 분야 학술지 <액타 바이오머터리얼리아>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