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나는 유전병인 혈우병 환자에게 기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혈우병 치료를 위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연구진이 임상 실험을 통해 혈우병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는 소식입니다.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가 없어서 상처가 나면 피가 멈추는 데 정상인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질환입니다. 때문에 단순 출혈로도 생명이 위험해지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혈우병은 유형에 따라서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이중 B형은 특정 유전자(IX인자)가 부족할 경우 발생하는 혈우병입니다.
미국 필라델피아병원 세포분자치료센터는 임상 실험에서 혈우병 B형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혈우병 B형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유전자가 부족해서 발생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이 혈우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학자들은 정상적인 유전자를 혈우병 환자에게 주사했습니다. 혈액 응고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유전자를 주사하면 환자는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혈액 응고가 정상적으로 꾸준히 일어나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혈우병 환자 10명을 모집했습니다. 그리고 기존 혈액 응고 인자보다 강력한 고기능 혈액 응고 단백질을 주입했습니다. 연구진이 직접 개발한 단백질입니다. 이 단백질을 연구진은 바이러스 유전자와 조합해서 10명의 혈우병 환자에게 주입하였습니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응용한 것입니다.
이렇게 유전자 치료를 받은 10명의 환자는 바이러스 주입 이후 안정적으로 혈액 응고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환자는 대부분 치료제를 먹지 않아도 됐다고 합니다. 혈액 응고 인자가 체내에서 혈액을 응고시켰기 때문입니다.
또 환자 10명은 모두 유전자 치료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실험에 참여한 혈우병 환자의 80%는 더 이상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될 정도로 혈우병이 개선됐고, 90%는 치료제를 주사한 뒤 출혈이 없었다고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다른 의학적 방법을 전혀 적용하지 않아도 혈우병 환자의 출혈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이상적인 혈우병 치료 방법을 고안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향후 임상 3상 실험까지 마치면 실제로 유전자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화이자가 후원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게재됐습니다.
##참고자료##
Lindsey and George et al., Hemophilia B Gene Therapy with a High Specific Activity Factor IX Variant.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