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누워버린 행성, 도대체 왜?
옆으로 누워버린 행성, 도대체 왜?
  • 함예솔
  • 승인 2019.02.15 03:35
  • 조회수 7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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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누어있는 행성의 정체는? 출처: ESA/Hubble & NASA, L. Lamy / Observatoire de Paris
옆으로 누워있는 행성의 정체는? 출처: ESA/Hubble & NASA, L. Lamy / Observatoire de Paris

이웃님들, 태양계 행성 중 자전축이 약 98도로 기울어져, 옆으로 누워있는 이 행성의 정체는 뭘까요?

 

문제가 너무 쉬웠나요? 네, 바로 '천왕성'인데요. 대체 천왕성은 어쩌다 이렇게 옆으로 기울어져 회전하게 된 걸까요? 천왕성은 태양 둘레의 궤도면에 거의 누운 채로 자전하기 때문에 여름철, 천왕성의 북극은 거의 직접적으로 태양을 향한다고 합니다.

 

또한, 수평선 부근에 고리를 가지고 있는 토성과 목성, 해왕성과 달리 천왕성은 수직의 고리를 가지며 기울어진 적도 부근의 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천왕성이 특이한 점은 한 가지 더 있는데요. 지구와 목성에서 자기장은 대체로 막대자석 모양을 띠는데 반해 천왕성은 중심에서 벗어나고 흐트러진 자기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한때 천왕성은 태양계의 다른 행성과 유사했지만 갑자기 어떤 사건을 계기로 뒤집힌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과거, 천왕성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대격동의 충돌

 

화성 크기 만한 천체가 지구에 부딪히며 달 탄생~ 출처: NASA/JPL-Caltech
화성 크기 만한 천체가 지구에 부딪히며 달이 탄생한 거 아시죠~? 출처: NASA/JPL-Caltech

우리의 태양계는 과거 매우 혼란스러웠는데요. 오늘날 우리가 보는 태양계 행성들은 원시행성의 격렬하고 엄청났던 충돌로 인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천왕성의 자전축이 기울어진 것 역시 극적인 충돌의 결과라고 믿고 있는데요.

 

더럼대학교에서 전산천문학(Computational Astronomy)을 공부하고 있는 Jacob Kegerreis 박사는 <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글에서 천왕성이 옆으로 눕게 된 까닭이 충돌의 결과란 생각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천체물리학저널 : 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개재된 그의 연구에서 Jacob Kegerreis는 과거 천왕성에서 발생했던 거대한 충돌을 재현하기 위해 슈퍼컴퓨터로 모델링을 실시했는데요. 모델링의 기본 아이디어는 충돌하는 행성의 질량을 컴퓨터 상에서 수백만 개의 입자로 만들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중력을 포함, 다양한 물리적 요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수행했습니다. 그 결과, 두 천체가 충돌할 때 시간에 따라서 입자들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알 수 있었는데요.

 

이러한 방식으로 다양한 충돌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적어도 지구보다 두 배는 더 큰 천체가 천왕성에 부딪히고 합쳐져야 오늘날의 옆으로 누운 천왕성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천왕성에 부딪힌 천체의 물질들은 아마도 수소와 헬륨으로 이뤄진 천왕성 대기 아래에 있는 얼음층 가장자리 부근의 얇고 뜨거운 표면까지 퍼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 부딪힌 천체의 물질은 천왕성 내부 물질과 혼합되지는 않을 것이고, 형성 과정에서 천왕성 내부 깊숙한 곳에 열을 포획해 가둬둘 수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오늘날 천왕성의 외부가 매우 차가운 온도로 관측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데요. 열적 진화는 매우 복잡하지만, 적어도 거대한 충돌이 어떻게 행성의 내부와 외부를 새롭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분명해 보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특이한 점은 바로, 행성을 컴퓨터 상에서 수백만 개의 입자로 구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는 점인데요. 커다란 망원경으로 들여다 볼수록 더 잘 보이듯, 더 많은 입자를 사용하게 되면 시뮬레이션의 해상도가 높아짐을 의미하기 때문에 세부적인 특징의 발견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입자 수가 많아질 경우 계산상 어려워 슈퍼 컴퓨터에서 조차도 계산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번 연구에서는 1억개 이상의 입자를 사용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고 하는데요. 이는 다른 연구에 비해 약 100~1000배 더 많은 입자를 사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 결과 위에서 보듯이 멋진 시뮬레이션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외계 행성과 그 너머에는

 

보이저2호가 관측한 천왕성. 출처: NASA/JPL
보이저 2호가 관측한 천왕성. 출처: NASA/JPL

그렇다면 천왕성이 어떻게 기울어졌는가 밝히기 위해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가 뭘까요. 바로, 행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최근 몇 년 간 과학자들은 새로운 외계행성들을 많이 발견했는데요. 신기한 점은, 발견된 외계행성의 가장 일반적인 유형이 천왕성과 해왕성과 매우 유사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천왕성과 해왕성과 같은 거대한 얼음행성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외계행성, 나아가 잠재적으로 우리가 거주할 수 있는 행성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천왕성에 대한 많은 질문들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천왕성과 해왕성에 대한 새로운 연구를 진행해 하나씩 그 해답을 찾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자료##
 

Kegerreis, J. A., et al. "Consequences of Giant Impacts on Early Uranus for Rotation, Internal Structure, Debris, and Atmospheric Erosion." The Astrophysical Journal 861.1 (2018):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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