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달리던 차량에서 불이 났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전해집니다. 특정 브랜드의 자동차에서 엔진 결함으로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해 문제가 커지기도 했는데요. 사실 보통의 경우 엔진 화재는 자체 결함보다는 일반적인 관리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결함이나 사고가 아닌 이상 차체에서 불이 났다면 주로 보닛에서 연기가 난 뒤 화재로 연결됐을 텐데요. 한국 승용차는 주로 전면에 엔진을 설치한 전륜구동 차량입니다. 엔진을 앞에 두고 앞바퀴를 돌려서 주행하도록 한 자동차 구동방식인 전륜구동차는 실내 유효 공간이 넓고 차체 소음이 작다는 점에서 한국에서 가장 대중화된 승용차입니다. 이런 구조에서 보닛에서 연기가 난다는 건 엔진에서 연기가 날 확률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엔진은 흡입, 압축, 폭발, 배기의 순서로 연료를 폭발시키죠. 이때 나오는 폭발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바꿔 바퀴를 회전시킵니다. 연료와 공기가 폭발할 때는 고온의 열기도 동시에 발생하는데, 이런 열기를 식히기 위해서 자동차는 냉각 장치를 사용합니다. 이때 냉각 장치에서 엔진의 열기를 받아들이는 물이 바로 냉각수입니다.
그런데 냉각수가 떨어졌거나, 냉각수가 드나드는 관이 터지는 등 문제가 생길 경우 보닛에 흰 연기가 흘러나옵니다. 즉 뜨거운 엔진의 열기가 제대로 식지 않았다는 말이죠. 이렇게 보닛에서 흰 연기를 목격한다면 절대 시동을 켜지 말고 견인차를 불러야 합니다. 안 그랬다간 자동차 화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닛에서 연기를 봤다면 일단 차를 멈추고 보닛을 열어 엔진을 식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생수 같은 게 있다면 엔진 외부에 부어 열기를 식힐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냉각수가 아닌 차량 고장이 연기의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냉각수가 충분하고 온도가 적정한데도 엔진의 열기가 식지 않는다면 고장을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운전석의 계기판은 냉각수의 온도를 확인할 수 있는 눈금이 항상 존재합니다. 이 온도가 100도를 넘을 경우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엔진이 고온의 열에 장시간 노출되면 엔진 자체가 고장날 수도 있습니다. 당장 연기가 피어오르지 않더라도 운전하면서 항상 이 눈금의 온도를 체크하는 것이 자동차 화재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죠.
반대로 냉각수 온도가 70도 아래로 떨어진다면 이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냉각수가 엔진의 열기를 너무 빨리 식혀버리기 때문에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