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는 일방향으로 진행되는 과정으로 알려졌습니다. 환경에 적응하는 진화의 과정은 퇴보를 생각할 수 없는 것인데요. 진화의 일방향성과 반대되는 사례가 하나 있죠. 바로 고래의 존재입니다.
고래는 어류가 아니라 포유류입니다. 고래는 따뜻한 피를 가졌습니다. 또 공기로 호흡을 하죠. 게다가 어미 고래는 몸 속에 새끼 고래를 일정 기간 키우다가 출산합니다. 태어난 새끼는 어미 고래의 젖을 먹고 자라나죠. 고래는 고도로 진화한 뇌를 가지고 있어, 사회적 활동을 영위하기도 합니다.
육지에 서식하던 흔적이 남아있는 고래
고래는 육지에 서식하던 포유류였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고래의 팔과 손에 해당하는 앞다리뼈의 구조 등을 통해 이를 유추할 수 있데요. 게다가 고래의 골반뼈에는 지상에서 거주할 당시 사용했던 뒷다리 뼈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학자들은 고래의 사지가 바다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류의 형태로 변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본래 포유류였던 고래는 꼬리지느러미가 다른 어류와는 다른 형태를 갖췄습니다. 타 어류는 꼬리지느러미가 수직인 반면, 고래는 수평이죠. 그래서 고래는 바다 속에서도 빠르게 상승과 하강을 반복할 수 있다고 해요.
이는 수많은 상어의 종과는 다른 형태입니다. 상어는 몸통이 좌우 측면을 따라 이동하기 편한 구조로 돼 있습니다. 꼬리지느러미가 좌우 방향키 구실을 하도록 진화한 것인데요. 반면 육지 포유류였던 고래는 수평으로 진화한 자신의 꼬리 덕에 상하로 이동하며 더욱 손쉽게 먹이를 사냥할 수 있습니다.
또 고래의 방향 탐지 능력과 소통 기술은 어류뿐만 아니라, 그 어떤 포유류보다도 뛰어납니다. 고래는 고주파의 음파로 주변 환경을 탐지하고 소통하는데요. 고래는 각기 서로 다른 음파를 발산해 수천km 떨어진 곳의 다른 고래들과 소통하기도 합니다.
고래는 퇴화의 증거가 아니라, 진화의 증거
생명이 탄생한 초기 물에서 육지로 올라가 포유류가 되었다가 다시 바다 속으로 들어와 적응한 고래. 퇴화가 아니라 진화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은 이런 이유에 근거합니다. 바다야말로 최다의 먹잇감이 있는 생명의 터전이라고 판단한 것이죠.
고래의 화석을 살펴보면 네 발 달린 맹수 비슷한 동물로부터 목이 길게 늘어나 물고기를 잡아먹는 동물, 최종적으로는 어류의 형태를 갖춘 포유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고 합니다. 고래야말로 매우 혁신적, 성공적인 진화를 진행해 어류와 포유류의 장점을 모두 갖춘 바다 생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참고자료##
요제프 H.라이히홀프, <자연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서울:이랑, 2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