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에서 샘플 얻은 방법은? '총을 쐈다'
소행성에서 샘플 얻은 방법은? '총을 쐈다'
  • 함예솔
  • 승인 2019.03.01 15:00
  • 조회수 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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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에서 샘플을 채취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뭘까요? 소행성에 총을 쏘고, 그 충격으로 발생하는 먼지와 잔해를 빨아들여 샘플을 채취한다면 어떨까요?

 

이 방법이 실전에서 가능한지 알아보려면 가짜 소행성을 만들어 직접 총을 쏴봐야 합니다. 이 실험 과정을 슬로우 모션으로 지켜보면서 실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지켜보는거죠. 이 실험은 지난해 12월, 일본우주항공 연구개발기구(JAXA)기 진행한 바 있습니다. 

 

소행성을 향해 총알을 쏴라! 출처: JAXA
소행성을 향해 총을 쏴라! 출처: JAXA

소행성 탐사선인 하야부사2호(Hayabusa2)가 소행성 류구(Ryugu)에서 샘플을 채취하는 과정을 대비하기 위한 실험이었는데요. 하야부사2호는 소행성 류구(Ryugu)를 탐사하기 위해 2014년 12월 3일 발사돼 2018년 6월 류구(Ryugu)에 도착했습니다.

 

히야부사2호. 출처: Wikimedia Commons
하야부사2호. 출처: Wikimedia Commons

하야부사2호는 소행성에서 샘플을 채취한 뒤, 2020년 12월 지구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하야부사2호는 4.5kg의 HMX(폭약의 일종)로 구성된 탄환을 소행성으로 발사합니다. 소행성 표면을 폭발시켜 표면을 벗겨낸 뒤, 다시 5g의 탄환을 초속 300m로 류구(Ryugu)에 발사합니다. 그리고 HMX와 구리 등의 탄환 잔해들이 떨어져 나간 이후 소행성에 접근해 샘플을 수집합니다.

 

소행성 류구. 출처: JAXA, University of Tokyo, Kochi University, Rikkyo University, Nagoya University, Chiba Institute of Technology, Meiji University, University of Aizu, AIST.
소행성 류구(Ryugu). 출처: JAXA, University of Tokyo, Kochi University, Rikkyo University, Nagoya University, Chiba Institute of Technology, Meiji University, University of Aizu, AIST.

일본우주항공 연구개발기구(JAXA)에서는 실제로 우주선의 샘플링 시스템을 가동하기 전, 실험실에서 미리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연구진은 몇 개월에 걸쳐 하야부사2호에서 얻은 소행성 암석의 데이터를 이용해 소행성과 유사한 환경을 가진 가짜 소행성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을 진공 챔버에 넣은 후 시운전을 실시했습니다. 

 

이 실험에서 연구진들은 두 가지 주요한 문제점을 해결하려 노력했는데요. 연구진은 2014년 12월 발사된 이후 보관돼 있던 이 장비의 복제품도 여전히 작동하는지 확인하길 원했습니다.

 

또, 이 실험에서는 하야부사2호가 발견한 것들도 다루려고 했는데요. 하야부사2는 정밀한 조사를 통해 류구(Ryugu)의 표면이 미세한 먼지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자갈로 덮여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원래 이 미션이 계획됐을 때 JAXA는 소행성 표면이 미세한 먼지로 덮여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로버가 찍은 소행성 류구 표면 사진. 출처: JAXA
로버가 찍은 소행성 류구(Ryugu) 표면 사진. 출처: JAXA

JAXA 연구진은 우주선에 있는 기구와 똑같은 복제품인 여분의 우주선샘플링 장비를 이용해 복제 실험을 설계했습니다. 연구진들은 류구(Ryugu)의 자갈투성이의 표면을 모방했습니다. 그리고 류구(Ryugu)와 같은 곳에서 기원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운석 부류의 화학조성을 모방해 류구(Ryugu)의 환경과 더욱 흡사하도록 실험을 설계했습니다. 연구진은 모든 장비를 진공 챔버에 넣어 소행성의 조건에 부합하는 조건을 갖췄습니다.

 

소행성에 총알 쏘면 이런느낌? 출처: JAXA
소행성에 총알 쏘면 이런 느낌? 출처: JAXA

연구진들은 총알을 이용한 이 방법으로 실제 하야부사2호가 채취할 수 있는 샘플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사실, 자갈을 이용한 테스트로는 먼지로 전제했던 환경에서 시험 운행한 것보다 더 작은 크기로 땅을 파냈습니다. 하지만, 샘플 수집엔 문제가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중력이 없는 류구에서 하야부사2는 이 매커니즘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리허설은 성공적이었습니다.

 

하야부사2는 지난달 22일경 류구에 착지했다가 상승했습니다. 당시 소행성 샘플링 방법은 우주선 자체에 달려있는 길다란 원통 형태의 '혼(horn)'이란 샘플러를 이용해 소행성의 표면 물질을 직접 가져오는 것이었는데요.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총알을 이용한 샘플링 방법은 언제쯤 이뤄질까요? 

 

현재 하야부사2팀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천문연구원 김명진 박사는 <이웃집과학자>에 정확한 날짜는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전해왔는데요. 이 방법은 한 번도 우주에서 실행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우주선의 상태와도 영향이 있기 때문에 하야부사2팀에서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명진 박사는 "소행성 류구(Ryugu)에 총알을 발사하는 실험은 오는 4월 초에 예정돼 있다"며 "실험으로 생긴 충돌구(crater)에서 샘플을 채취하는 임무는 5월 이후에 예정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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