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타고 나는 것일까요? 아니면 사회적 위치로 결정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원숭이 실험 결과가 있어 눈길을 끕니다.
원숭이 10마리가 있습니다. 원숭이들은 모두 세 가지 버튼을 눌러 음식물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원숭이들이 초록색 버튼을 누르면 음식이 나오고, 노란색 버튼을 누르면 물이 나옵니다. 또한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술이 나오게 되죠. 원숭이들은 무제한으로 버튼을 누르고, 1년 간 무제한으로 음식물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이렇게 1년 동안 10마리 원숭이의 선택 데이터를 연구해 원숭이들이 알코올에 어떻게 중독되는지를 분석했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원숭이들 가운데 4마리가 알코올 중독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 4마리의 원숭이가 알코올 중독으로 판명되기까지는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한 달 동안의 생활 습관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알코올 중독이 될지, 되지 않을지를 판가름할 수 있었는데요.
알코올 중독 원숭이, 사회적 위치 낮아
알코올 중독이 된 4마리의 원숭이들은 알코올 중독이 되지 않은 다른 6마리의 원숭이들과는 처음 한 달 기간 동안 '선택'의 측면에서 달랐습니다. 첫 한 달 기간에 6마리의 원숭이들이 음식을 먹은 뒤에 '물'이 나오는 버튼을 눌렀다면, 알코올에 중독된 4마리의 원숭이는 음식을 먹고 '술'이 나오는 버튼을 눌렀습니다.
또 6마리의 원숭이들이 술을 마시고는 음식이 나오는 버튼을 누른 반면, 알코올 중독인 원숭이들은 술을 마시고, 또 다시 술이 나오는 버튼을 누르거나 아예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술에 대한 집착이 보이는 동시에 의존이 보이는데요.
이에 대해 정재승 교수는 저서를 통해 "알코올에 중독된 원숭이들은 처음부터 음식을 먹고 물 대신 술을 마시거나, 목이 마를 때도 물 대신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았다"며 인간의 경우 '입도 칼칼한데 맥주 한 잔 하자'면서 술을 마시거나, 처음 술을 마실 때 '너는 안주 먹으려고 술 마시냐' 같은 핀잔을 듣는 사람은 술을 먹는 습관이 (그렇게) 형성돼 알코올에 중독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알코올에 중독된 4마리의 원숭이들은 10마리 원숭이 가운데 서열이 가장 낮은 하위 7~10위였다고 합니다. 사람도 사회적 지위가 낮을수록, 알코올에 중독될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 정재승 교수는 "사회적 지위와 알코올 중독이 연관 관계가 있는 것은 맞지만, 무엇이 선행하는지,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는 아직은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정용, 정재승, 김대수,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서울:사이언스북스, 2014.
Study Time, YouTube, 2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