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가 '남편'을 해방시켰다?!
세탁기가 '남편'을 해방시켰다?!
  • 이상진
  • 승인 2019.03.18 17:00
  • 조회수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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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지난 2016년 말 발표한 <혼인상태별 및 맞벌이상태별 가사노동시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비맞벌이 여성과 맞벌이 여성 평균 가사 노동 시간은 각각 385분과 208분이었습니다. 반면 같은 해 비맞벌이 남성과 맞벌이 남성의 평균 가사 노동시간은 각각 31분과 32분이었습니다. 
 

여성들의 가사노동 시간은 최근까지 큰 변화가 없습니다. 출처:fotolia
여성들의 가사노동 시간은 최근까지 큰 변화가 없습니다. 출처: fotolia

여성과 남성의 가사 노동 시간은 2014년에도 남성이 10분가량 늘어나고, 여성이 10분가량 줄었을 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통계를 보면 대다수의 여성들이 21세기에도 가사 노동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기혼의 경우 전업주부뿐만 아니라, 맞벌이를 하는 여성들도 마찬가지죠.

 

발전된 가전기기 덕분에 여성의 가사 노동의 강도가 훨씬 떨어졌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오히려 가전기기의 발전이 여성들의 가사 노동 비율을 높이고 남성들을 가사노동에서 해방시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무거운 빨랫감도 여성 몫, 청결관리까지 떠맡아

 

미국 기술사학자인 루스 슈워츠 코완은 세탁기와 청소기 등 가전기기가 도입된 미국의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가사 노동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가전기기의 도입이 여성의 가사 노동을 줄여줬을 거라는 생각과 달리 오히려 늘렸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코완 교수는 물론 산더미처럼 쌓인 빨래를 대신 세탁해주는 세탁기 등이 여성의 가사 노동이 훨씬 수월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때문에 여성은 본래 남성이 했던 가정의 일까지 떠맡아야만 했다고 주장합니다. 
 

코완 교수에 따르면 남성 몫이었던 무거운 빨래도 세탁기 도입으로 여성이 맡게 됐습니다. 출처:fotolia
코완 교수에 따르면 남성 몫이었던 무거운 빨래도 세탁기 도입으로 여성이 맡게 됐습니다. 출처: fotolia

이불처럼 부피가 크고 무거워서 힘이 필요한 빨랫감은 세탁기가 도입되기 전까지 남성들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는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기도 하죠. 그런데 세탁기가 도입되면서 여성들이 이런 빨랫감까지 도맡게 됐다는 주장입니다. 

 

여성들의 가사 노동에는 '청결관리'도 추가됐습니다. 가사 기기들이 발달되면서 청결에 대한 기준이 덩달아 높아진 까닭인데요. 과거 빨래 한 번 하기 어려웠던 시기에는 작은 얼룩이 옷에 묻어도 다시 입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세탁기에 넣어 빤 뒤 햇볕에 말리고 잘 개서 다시 입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1930년대 이후 세균의 존재가 대중에게까지 익숙해지자 가족들에게 청결한 옷을 입히기 못하는 가정주부는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됩니다. 코완에 따르면 당시 세탁기 등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얼룩진 옷을 입고 다니는 아이들은 가정에서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라는 편견을 조장했다고 하니, 늘어나는 세탁기 매출고와 더불어 가정주부의 노동까지 늘어나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참고자료##


강양구,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서울:뿌리와이파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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