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살모넬라 간염의 병리소견을 분석해 발병기전을 처음으로 제시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소화기내과 성필수, 병리과 정은선 교수팀이 해외 방문 후 고열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살모넬라 간염'으로 진단하고 적절한 선제적 치료로 환자의 간 손상을 예방한 사례가 <Gastroenterology>에 게재됐다고 밝혔습니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면 주로 급성위장관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드물게 간에 염증이 생기고 손상되는 간염으로 이어진 사례가 과거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살모넬라균 급성 간염은 선진화된 국가에서는 희귀한 사례로 전문의의 정확한 판단이 없으면 진단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급성 간염은 바이러스, 각종 약제, 알코올 등으로 염증성 간 손상이 급격하게 진행돼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없으면 간부전이나 간 이식 수술까지 필요하게 되는 건데요.
이번 사례는 간 손상의 원인을 살모넬라균이 간 내 대식세포의 과도한 활성화를 유발해 간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확인한 첫 사례 보고입니다.
29세 여성 환자는 2주 전 인도를 다녀온 후 설사, 식욕부진, 비정상적 통증과 5일 간의 고열로 응급실에 내원했습니다. 환자는 특별한 병력이나 복용하는 약이 없고 음주도 하지 않았죠. 기본 혈액검사 결과 간 기능의 이상을 보여 소화기내과 병동으로 입원해 초음파, CT, 간 조직검사를 시행했습니다.
혈액검사와 간 조직검사 결과 모두 '살모넬라 파라티푸스균 A'로 인한 살모넬라 간염으로 진단됐습니다. 간 조직의 병리 소견상 살모넬라균이 간 내 면역세포의 일종인 대식세포의 과도한 활성화를 유발해 간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것을 면역화학염색검사를 통해 병리형태적으로 확인했는데요.
이후 적절한 항생제 치료로 정상체온으로 회복하고, 간 기능이 빠르게 정상화돼 입원 17일 만에 퇴원했습니다. 일주일 후 외래 진료에서 간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됐고 더 이상 채취된 검체 내 균이 발견되지 않아 완치로 판정됐죠.
성필수 교수는 "이 환자처럼 살모넬라균이 장염 뿐 아닌 드물지만 간염 또한 일으킬 수 있으므로, 해외 여행력이 있고 발열, 간 기능 이상을 보이는 경우 살모넬라 간염의 가능성을 고려해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선제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살모넬라균은 날고기, 달걀, 소고기, 잘 씻지 않은 채소, 과일 등을 섭취시 감염될 수 있습니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면 발열, 두통,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그 동안은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살모넬라 타이피균 감염으로 인한 고열이 많았으나, 최근 특히 아시아 지역에 살모넬라 파라티푸스균 A 감염이 증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