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소용돌이?
- 태풍이 일어나거나, 혹은 싱크대에서 물이 빠질 때 물이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회전하는 것처럼 초유체, 초전도체 같은 양자 유체도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회전할 수 있습니다.
- 이는 파동 함수의 위상(phase)이 소용돌이를 중심으로 원주율의 특정 배수가 되는 조건에서만 가능합니다. 이렇게 소용돌이가 불연속적으로 양자화되는 현상을 '양자 소용돌이'라고 합니다.
- 양자 소용돌이는 양자 유체역학을 연구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초유체의 에너지 손실 없이 회전할 수 있는 특성과 더불어 소용돌이의 회전 방향을 쉽게 뒤집을 수 없는 위상학(topology)적 안정성을 결합해 양자 소용돌이를 쉽게 생성하고 제어할 수 있다면 미래형 정보 소자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엑시톤-폴라리톤?
- 반도체 내부에는 양자 유체인 엑시톤-폴라리톤이 존재합니다. 엑시톤-폴라리톤은 반도체 마이크로 공진기 구조에서 빛-엑시톤 사이의 강한 상호 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새로운 보존 준입자입니다.
- 반도체에 밴드갭보다 높은 에너지를 갖는 빛을 쬐면 전자-전공 쌍이 형성되고 서로 강하게 이끌리며 '엑시톤'을 형성합니다. 참고로 밴드갭이란 전도체의 가장 아랫 부분의 에너지 준위와 가전자대의 가장 윗부분의 에너지 준위 간의 에너지 차이를 말합니다.
- 이러한 반도체에 높은 반사율을 갖는 거울 구조의 공진기를 결합하면 빛(광자)와 물질(엑시톤)이 강하게 상호작용하며 빛, 물질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제3의 양자 물질을 만들 수 있는데 이를 '폴라리톤'이라고 합니다. 폴라리톤이 일정 밀도 이상 모이면 마치 하나의 입자처럼 행동하는 폴라리톤 응축 상태를 띌 수 있는데요. 이때 폴라리톤은 초유체의 특성도 갖게 됩니다.
뭘 발견했는가?
- KAIST 물리학과 조용훈, 최형순 교수 공동 연구팀이 반도체 내 양자 소용돌이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 반도체 공진기 구조에서 '엑시톤-폴라리톤 응축'이라는 양자물질 상태를 형성한 후 새로운 광학적 방식으로 양자 소용돌이를 생성하고 제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어떻게 조사했나?
- 연구팀은 광-펌핑을 위해 사용한 레이저의 궤도 각운동량을 제어해 반도체 물질 내에 양자 소용돌이의 방향과 개수를 손쉽게 조절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광-펌핑이란 원자나 이온이 빛을 흡수해 낮은 에너지의 상태에서 높은 에너지 상태로 변화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 생성된 양자 소용돌이 상태는 반도체 공진기 구조에서 비공진 여기광의 에너지, 세기, 크기, 모양에 크게 반응하지 않고 빛의 궤도 각운동량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 연구팀은 공진 파장이 아닌 빛으로 기존 양자 소용돌이 생성을 위한 까다로운 실험 조건을 극복했습니다.
- 비공진 상태에서도 빛의 정보가 폴라리톤 물질 상태로 전달되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이 연구가 왜 중요할까?
- 비공진 레이저의 궤도 각운동량이 폴라리톤의 기저 상태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밝힌 이번 연구 결과는 반도체 공진기 시스템에서 전자-정공쌍의 에너지 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도 중요한 결과입니다.
- 이 결과는 고체 상태에서 광학적 방법을 이용한 미래형 정보 소자와 복잡한 양자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양자 시뮬레이터로의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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