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거칠고 女 위험회피? "후천적 영향 크다"
男 거칠고 女 위험회피? "후천적 영향 크다"
  • 이상진
  • 승인 2019.04.01 06:30
  • 조회수 22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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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남자아이는 대범하고 거친 장난을 좋아하는 반면, 여자아이는 위험을 회피하는 성격이라는 편견이 있는데요. 최신 연구에 따르면 남자아이가 대범하고 여자아이가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성은 후천적인 영향이 크다고 합니다.

 

미국 휴스턴대학 의대와 중국 푸단대학 등 공동 연구팀은 선행 연구들을 종합해 여성이 남성보다 위험을 피하는 경향이 높다는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연구를 했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위험 회피 차원에서 다른 이유가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를 알아보고자 한 것인데요.
 

남자아이가 대범하고 여자아이가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출처:fotolia
남자아이가 대범하고 여자아이가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연구했습니다. 출처: fotolia

연구팀은 연구를 위해 문화적으로 구별되는 중국의 두 민족을 택했습니다. 하나는 모계사회중심인 모수오족과 다른 하나는 가부장적 부족인 한족 등이었습니다. 모수오족과 한족은 여러 면에서 다르지만, 가장 큰 차이는 모수오가 모계 문화를 유지하는 소수민족이라는 점입니다. 모수오족의 가족 구성은 보통 할머니가 중심입니다. 그 아래 어머니와 어머니의 자매, 그리고 아이들이 세대를 구성합니다. 

 

모수오족의 아이들은 아머니가 중심인 가정에서 크는데요. 이때 가정에서 종종 아버지는 의사 결정 과정 등에서 제외됩니다. 모수오족은 여성이 가사 노동을 결정하고 작물을 선택하며, 경제적 지출을 관리합니다. 사회적으로도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지위를 누리죠.
 

모계사회인 모수오족은 여성이 가정의 대소사를 결정합니다. 출처:wikimedia commons
모계 중심인 모수오족은 여성이 가정의 대소사를 결정합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이들 여성들에게서는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모수오족 여성이 대범한 이유를 여성이 위험을 감수할수록, 소득이 높아지며 사회적 만족도도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대로 한족은 수천년 동안 유교 문화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전통적인 한족의 가족 체계는 남성 족장 중심의 부계 사회입니다. 가장은 남성이고, 이 가장이 주요한 결정을 내리죠. 한족의 친족 관계는 남성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할아버지에게서 아버지에게로, 다시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로 같은 성을 물려줍니다. 여성은 전통적으로 남성에게 종속돼 있습니다.

 

위험 회피 성향에 대한 테스트 결과

 

연구팀은 중국 윈난성의 용닝을 찾았습니다. 용닝에서는 특이하게도 모수오와 한족의 아이들이 같은 학교에 다닙니다. 이들은 매일 상호작용 하는데요. 연구팀은 모수오족과 한족 아이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인센티브 실험을 실시해 성별에 따른 학생들의 위험 회피 정도를 측정했습니다. 대상은 용닝 소재 4개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었습니다. 이들 중 모수오족 아이들의 점유율은 40% 정도였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설문 조사와 함께 실시한 인센티브 실험에서 학생들에게 위험률이 높을수록 많은 이득이 돌아가는 복권을 제시했습니다.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1/2이었습니다. 확률은 모두 같지만, 당첨되면 돌아가는 이득이 달랐는데요. 

 

연구팀은 총 6가지 조합의 복권을 제시합니다. 하나는 3:3으로 복권에 당첨되지 않아도 3위안을 주고 복권에 당첨돼도 3위안을 주는 복권이었고요. 두 번째는 2.5:5로 당첨되지 않으면 2.5위안 당첨되면 5위안을 주는 식이었죠. 이렇게 가서 가장 맨 끝에는 0:10으로 복권에 당첨되지 못하면 한 푼도 받지 못하지만, 복권에 당첨되면 10위안을 받는 경우의 수였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모수오족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더 대범한 선택을 내렸습니다. 출처: fotolia

연구 결과 모수오족과 한족의 여학생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서로 처음 만났을 때는 모수오족 여자아이들은 한족 여자아이들에 비해 위험부담이 크지만 당첨됐을 경우에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경우의 수의 복권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모수오족 남자아이들에 비해서도 더 대범한 수준이었죠.

 

하지만 그 비율은 점차 학년이 올라갈수록 떨어졌습니다. 5학년 모수오족 여자아이들은 한족의 여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안정된 확률의 복권 경우의 수를 선택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상대적으로 소수인 모수오족 아이들이 한족 아이들의 문화로부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남성과 여성이 서로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왜 생기는지, 또 왜 여성이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로 고통 받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laine M. Liu et al, Measuring the impact of interaction between children of a matrilineal and a patriarchal culture on gender differences in risk aversion, PNAS,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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