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정확히는 고양이에 있는 세균이 청소년들에게 정신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Sage Journel: Journel of Central Nervous System Diseas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정신 질환을 앓던 소년에게서 세균 바르토넬라헨셀라(Bartonella henselae)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항생제 치료를 통해 이 세균을 제거한 결과, 소년은 금방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고양이로부터 감염된다는 바르토넬라헨셀라는 어떤 세균일까요?
고양이와 바르토넬라헨셀라
바르토넬라헨셀라(Bartonella henselae)는 벼룩으로 인해 고양이에게 감염되는 세균인데요. 사람이 고양이에게 긁히면 바르토넬라헨셀라에 감염돼 '묘소병(Cat scratch disease)'에 걸립니다. 묘소병은 뾰루지가 나며 림프절을 붓게 하고 약간의 통증과 미열을 동반합니다. 대부분의 묘소병은 자연 치유되지만 일부는 심장, 간, 뇌를 비롯한 다른 장기에 퍼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2015년 미국에서 14세의 한 소년이 정신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소년은 원래 활발하고 모범적이었습니다. 그런데 2015년 10월 갑작스레 정신 질환에 걸려 환각, 자살충동 등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소년은 스스로를 '악마의 사악하고 저주받은 아들'이라고 말했고 죽고 싶다고 호소했습니다. 소년은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4차례 병원에 입원하고 치료를 받았지만, 원인을 찾기는커녕 증상이 호전되지 못했죠.
2017년 1월 소년을 치료하던 의사는 소년의 몸에 피부 병변이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의사는 소년의 피부 병변의 원인을 찾았는데요. 의사는 그 과정에서 소년의 혈액이 바르토넬라헨셀라에 양성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소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소년의 가족은 2010년부터 두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었다고 합니다. 의사는 고양이로부터 감염된 바르토넬라헨셀라가 소년의 정신 질환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다른 연구원들을 동원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수의학과 연구소에서 실험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한 소년의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소년은 이 실험 과정에서 항생제 독시사이클린(Doxycyclin)을 투여받았습니다. 단 2개월 간 독시사이클린을 투여받았는데요. 놀랍게도 소년의 증상은 호전됐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소년의 혈액은 바르토넬라헨셀라에 음성 반응을 보였죠. 소년은 완전히 회복해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습니다. 현재 소년은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우수한 학업 성취도를 거두고 있다고 합니다.
소년의 치료와 실험을 주도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수의학교 교수 Edward B Breitschwerdt는 "이 사건을 제외하고도 정신 질환과 같은 복잡한 병이 세균과 바이러스와 연관이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고"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병원체가 정신 질환에 영향을 준다는 결론은 확정하기 힘들지만, 세균과 정신병 등의 복잡한 구조를 가진 질환이 연관성 있다는 점을 발견했으며, 향후에도 이러한 연구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실험의 의의를 보였습니다.
##참고자료##
E. 풀러 토리, 로버트 H 욜켄 <우리는 모두 짐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