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빙하기 온 이유 찾았다
지구에 빙하기 온 이유 찾았다
  • 함예솔
  • 승인 2019.03.26 07:10
  • 조회수 4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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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는 왜 발생했을까? 출처: MIT
빙하기는 왜 발생했을까? 출처: MIT

지난 5억4천만년 동안 지구는 3번의 빙하기를 겪었는데요. 이 기간 지구의 기온은 곤두박질쳤고, 극지방을 넘어서까지 대규모의 빙상(ice sheets)과 빙하(glaciers)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MIT·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이 빙하기를 유발시킨 원인을 밝혀냈다고 합니다.

 

<Scienc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이 3번의 빙하기가 발생한 원인은 열대지방에서 발생한 대륙판과 해양판의 충돌 때문일 수 있다고 합니다.


빙하기의 출발점은 '지각 활동'

 

적도 부근에서 발생한 충돌로 해양판이 대륙판을 타고 올라가면서 물 속에 잠겨있던 수만km의 해양 암석들을 열대 환경에 노출시켰습니다. 노출된 암석은 열대지방의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대기와 화학 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암석에 포함된 칼슘과 마그네슘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반응하며 석회암과 같은 탄산염의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즉,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암석의 형태로 영구 격리시킨 셈입니다. 

 

 

이 과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백만 km2가 넘는 곳에 걸쳐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풍화작용 덕분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감소합니다. 그 결과 지구의 기온이 낮아지고 빙하 시대가 시작됐다는 설명입니다.

 

MIT의 지구대기행성과학과 부교수인 Oliver Jagoutz는 "저위도에서 발생한 대륙판과 해양판의 충돌은 지구한랭화를 촉발시켰다"며 "이는 1~5백만 km2가 넘는 곳에서 발생했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봉합선(suture line)을 따라 연구해봤더니

 

해양판이 대륙판 위로 올라가면서 새롭게 노출된 암석들은 산맥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렇게 대륙판과 해양판이 충돌하며 만들어진 단층대를 '봉합선(suture line)'이라고 하는데요. 오늘날 히말라야와 같은 일부 산맥에서는 봉합선(suture line)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수천년에 걸쳐 대륙들이 이동함에 따라 이 봉합선은 본래의 대륙판과 해양판 충돌 지점에서 옮겨진 상태라고 하는데요.

 

히말라야 산맥. 출처: fotolia
히말라야 산맥. 출처: fotolia

2016년 Jagoutz 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오늘날 히말라야 산맥을 구성하고 있는 두 개의 봉합선을 대상으로 그 움직임을 재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두 개의 봉합선 모두 같은 지질 구조가 이동하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8천 만년 전 곤드나와(Gondwana)로 알려진 초대륙이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그 중 일부가 유라시아에 부딪혔습니다. 그 결과 해양의 암석들이 길게 노출됐고, 첫 번째 봉합선을 만들었습니다. 5천만년 전  초대륙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충돌이 있었고 그 결과 두 번째 봉합선이 만들어졌습니다. 

 

연구팀은 두 충돌 모두 적도 부근의 열대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했는데요. 두 사건 모두 지구한랭화 사건이 발생하기보다 수백만년 앞서 발생했다는 점도 중요한 단서였습니다. 참고로, 수백만년의 시간차는 지질학적 스케일로 봤을 때 거의 즉각적으로 일어난 반응이라는 관점이 있습니다.

 

 

오피올라이트(ophiolites)라고 알려진 노출된 해양 암석 중 열대 지방의 이산화탄소와 반응한는 속도를 조사한 결과, 연구원들은 봉합선의 위치와 크기를 고려했을 때 빙하기를 유발하기에 충분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대기로부터 격리시켰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후 이산화탄소와 반응하던 해양 암석들이 수백만년에 걸쳐 침식됐고, 결국 이산화탄소를 덜 흡수하는 종류의 암석으로 대체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Jagoutz 교수는 "우리는 이 과정이 빙하기를 시작하고 끝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이후 우리는 이 과정이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 궁금했고, 우리의 가설이 맞다면, 빙하기가 있을 때마다 열대지방에 봉합선이 생긴다는 것도 알아내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빙하기는 "적도 부근 지각의 움직임이 있을 때만"

 

MIT 연구원들은 녹색으로 표시된 열대지방에서 발생한 봉합선이 지구의 주요 빙하기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출처: MIT/Swanson-Hysell research group
녹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열대지방입니다. 여기서 발생한 봉합선이 빙하기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찾았습니다. 출처: MIT/Swanson-Hysell research group

 

연구진들은 지구의 역사보다 훨씬 더 오래된 빙하기도 열대지방에서의 대륙판과 해양판의 충돌과 관련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연구진은 문헌 조사를 통해 오늘날 지구상의 주요 봉합선이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파악합니다. 이후 판구조론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해 이 봉합선 구역과 지구의 지각판 및 해양판의 움직임을 재구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각각의 봉합선이 본래 언제, 어디서 형성됐는지 그리고 얼마나 길게 뻗어있는지를 대략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열대지방에 1만km의 주요 봉합선이 형성된 지난 5억4천만년 동안 3번의 빙하기를 확인했는데요. 이 시기는 각각 오르도비스기 후기(4억5천만년~4억4천만년 전), 페름-석탄기(3억3천만년 ~ 2억8천만년 전), 신생대(3천5백만년~ 오늘날)의 빙하기입니다.

 

지구 빙하기~ 출처: fotolia
빙하기는 지질학적 움직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군요. 출처: fotolia

중요한 점은 봉합선이 열대지역이 아닌 곳에 발생했을 때에는 빙하기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Jagoutz 교수는 "우리는 열대지방에 봉합선이 있을 때마다 빙하기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열대지방에서 1만km가 넘는 봉합선이 생길 때 지구에 빙하기가 찾아왔다"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그는 약 1만km에 걸친 봉합선이 오늘날 인도네시아에서 여전히 활동 중이며 차후의 빙하기와 극지방의 빙상이 만들어지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열대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오피올라이트 암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구상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격리시키는 데 가장 효율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이산화탄소로 인해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고 있지요. 일부 과학자들은 자연적인 냉각 과정을 가속화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오피올라이트를 가루로 만들어 적도지방에 뿌리자고 제안하기도 하는데요. 그러나 Jagoutz 교수는 오피올라이트를 분쇄하고 운송하는 행위는 의도하지 않은 추가적 탄소를 배출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 이러한 조치가 인간의 일생 동안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말합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지구 및 광물과학과의 학장인 Lee Kump는 지구의 미래를 고려했을 때, 이 자연적인 격리 과정은 느리지만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여겼는데요. "오늘날 인간 활동이 촉발한 이산화탄소 배출은 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화산 사건에 필적하는 것"이라며 "암석 풍화작용 피드백의 한계치를 훨씬 초과 한다"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인류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인류 이전의 이산화탄소 수준으로 복원하려는 수천년 간의 자연적인 복원 과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참고자료##


Macdonald, Francis A., et al. "Arc-continent collisions in the tropics set Earth’s climate state." Science (2019): eaav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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