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을 쓸 당시엔 며칠 동안 아름답고 맑은 날이 계속됐다. 지상은 춥고 싸늘했지만 머리 위의 하늘은 숨이 멎을 정도로 파랬다. 그중 어느 날, 밝고 쾌청한 하늘을 하얀 선들이 십자 무늬로 장식하고 있었다. 바로 비행기의 비행운이었다. 지상에서 강을 따라 거닐던 내게는 그날의 날씨가 지난 며칠의 날씨와 아주 똑같아 보였다.
대체 대기의 무엇이 바뀐 것일까? 왜 며칠 동안 조용하던 비행기들이 갑자기 우아한 하얀 리본을 하늘에 남긴 것일까?
하늘을 나는 비행기의 주변 환경은 가혹하고 무자비하다. 비행기의 순항 고도는 약 10km인데, 이곳에선 공기 1㎥에 들어있는 분자의 숫자가 우리가 숨 쉬는 지상의 3분의 1밖에 안 되며, 기 온도 -50℃ 주변을 맴돈다.
비행기 엔진이 산소를 흡입하는 이유는 연료를 태우려면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트 엔진의 배기가스는 뜨거운 가스 줄기인데, 주로 연소 산물과 이산화탄소, 물로 이루어진다(요즘엔 사람들이 이산화탄소만 신경 쓰느라 물도 있다는 것을 깜빡하곤 한다). 또한 작은 그을음 입자들도 배출되는데, 비행운이 진짜로 만들어지는 곳이 바로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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