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형 백혈병은 여러 백혈병 분류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은 위험군에 속합니다. 혼합형 백혈병은 유전자의 비정상적인 배열로 인해 발생하는데요. 특히 소아 백혈병 환자의 경우에는 그 치료율이 높지않아 치료법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혼합형 백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재배열은 MLL 유전자에서 발생합니다. MLL 유전자는 AF4 유전자와 함께 재배열되어 MLL-AF4 융합 단백질을 형성합니다. MLL-AF4는 또 다른 단백질인 DOT1L 단백질을 유전체에 유도하죠. 유도된 DOT1L은 DNA에 결합한 히스톤을 메틸화시켜 발암 유전자를 활성화시키고 이는 백혈병의 발병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혼합형 백혈병 연구는 MLL-AF4 융합 단백질 또는 DOT1L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실제로 DOTIL의 활성이 억제되면 백혈병 세포의 활성이 억제될 수 있다고 확인되였죠. 하지만 DOT1L 단백질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추가적인 치료법 연구에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KAIST의 생명과학과 송지준 교수 연구팀은 DOT1L 단백질이 후성유전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왔습니다. 연구팀은 DOTIL이 후성유전적 코드를 인식하고 히스톤에 결합해 DNA와 히스톤이 응축된 뉴클레오솜의 구조를 불안정하게 유도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떻게 연구했는가
<Gene & Development>에 따르면, 연구팀은 초저온 전자현미경을 통해 연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DOT1L 단백질과 유전체의 최소 단위인 뉴클레오솜의 복합체를 만들고, 이 복합체의 구조를 초저온 전자현미경으로 규명했습니다.
연구진은 DOT1L이 아미노산 아르기닌 2개를 이용해 뉴클레오솜의 산성 패치와 강하게 상호작용을 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연구팀은 DOT1L은 카르복시 말단(C-terminal)의 비극성 아미노산들을 이용해 뉴클레오솜 표면의 유비퀴틴과 강하게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구조 분석 과정에서 뉴클레오솜의 불안정한 상태를 관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DNA는 8개의 히스톤 옥타머(Octamer)를 한 바퀴 반을 감싸서 뉴클레오솜을 형성하는데요. 관찰한 결과 DNA의 상당 부분이 풀려있었다고 합니다. 히스톤 단백질들도 지지 구조가 손상되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연구진이 단분자 형광관찰기술을 적용한 결과 실제 DOT1L이 뉴클레오솜의 DNA를 히스톤 옥타머로부터 탈착시키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뉴클레오솜에 유비퀴틴 코드가 있을 경우 불안정화가 더 심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송지준 KAIST 교수는 “이 연구는 백혈병 유발 인자이며 메틸화 효소로 널리 알려진 DOT1L 단백질이 유비퀴틴 히스톤 코드를 인식하는 기작과 유전체를 불안정화하는 또 다른 기능을 규명한 연구"라며 "혼합형 백혈병의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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