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십 년 동안 집안의 화학물질이 남성과 수컷 반려견의 정자의 질을 떨어뜨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연구에 포함된 가정용 화학제품들은 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주의를 필요로 하는데요.
영국 노팅엄대학교 수의학과 연구팀은 가구와 바닥, 카펫, 실내장식, 장난감, 신발 등에서 발견되는 화학물질이 정자의 이동성을 감소시키고 정자 DNA의 단편화를 진행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습니다.

정자 질 떨어뜨리고 불임 불러올 수도
연구팀은 폴리염화비페닐153(PCB153)과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가 정자 운동에 문제를 일으키는 화학 물질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이 두 화학 물질은 가정용 제품에서 흔히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PCB는 불연성이고 전기절연성이 있어 다양한 용도로 많이 사용됐으나 강한 독성과 잔류성, 축적성이 있어 환경호르몬으로 분류되고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DEHP는 인공화학물질로 무색무취의 액체인데요. 장난감이나 실내장식제 등에 사용됩니다. 보통 플라스틱 제품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널리 사용되죠. 사람에게 암이나 생식기능 장애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역시 환경호르몬 가운데 하나로 일부 국가에선 식품과 의료 등 분야게 규제기준을 마련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두 종류의 화학 물질이 남성과 수컷 반려견의 정자 질을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영국에 거주하는 남성 9명의 남성과 수컷 반려견 11마리의 정자 샘플을 채취한 뒤 PCB153과 DEHP에 단계별로 노출시켰는데요.

그 결과 남성과 반려견의 정자 모두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지고 DNA단편화가 진행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해요. 정자의 DNA단편화가 진행된다는 것은 정자의 유전물질이 망가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는 불임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와 같은 영향으로 지난 1938년~2011년 사이에 PCB153과 DEHP의 영향으로 남성 정자의 질은 50% 이상 줄었고 수컷 반려견의 생식력은 30% 이상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가정에서 널리 사용되는 인공 화학물질을 공유하는 남성과 수컷 반려견 모두 정자의 질이 떨어졌다"며 "반려견이 남성 생식 건강의 거울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 Rebecca N. Sumner et al, “Independent and combined effects of diethylhexyl phthalate and polychlorinated biphenyl 153 on sperm quality in the human and dog”, Scientific Reports 3409(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