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이란 생체에 작용하여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일 또는 그런 작용의 요인을 말합니다. 모든 생물은 빛, 온도, 소리, 접촉 등 다양한 환경 변화를 자극으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해 적절히 반응하죠.

식물도 움직이지 않을 뿐 자극을 받으면 여러 방식으로 반응을 보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미모사'가 있는데요. 미모사의 잎을 건드리면 주변의 잎들이 오므라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왜 미모사를 자극하면 잎이 오므라드는 걸까요?
엽침의 구조
식물들은 물을 흡수하면 팽창합니다. 팽창하여 생긴 힘을 팽압이라고 합니다. 팽압은 식물의 세포벽을 사방으로 밀어내는 힘을 갖습니다. 세포벽은 팽압과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힘인 벽압을 갖고 있는데요. 세포벽의 벽압과 물의 팽압이 동등한 세기로 작용하기 때문에 세포벽이 견고해집니다. 그래서 식물은 곧게 설 수 있습니다. 식물이 물을 흡수하지 못하면 팽압이 생기지 않아 쓰러집니다.

미모사 잎의 연결부에는 엽침(pulvini)이라는 부위가 있습니다. 잎을 건드리면 잎에 전기적 흥분 충격이 일어나는데요. 전기적 흥분충격이 일어나면 세포 내 칼륨(K) 이온이 방출됩니다. 세포 내 칼륨 이온이 빠져나가면 삼투현상이 일어나고 세포 내의 물이 빠져나갑니다. 물이 빠져나가고 팽압이 급속히 감소하여 잎들은 빠르게 오므라듭니다. 이런 현상을 팽압 운동이라고 합니다.
팽압 운동은 일시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칼륨 이온과 물이 엽침세포로 되돌아가면 미모사 잎들은 원래 모양으로 돌아옵니다.

팽압 운동의 또다른 대표적인 예로는 '끈끈이주걱'을 들 수 있습니다. 끈끈이주걱은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식물인데요. 끈끈이주걱은 포충낭이라는 부위가 있습니다. 먹잇감이 식충식물의 포충낭 안쪽을 건드리면 포충낭 안쪽의 세포가 바깥쪽 세포로 물을 옮기고 팽압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에 따라 잎이 안쪽으로 구부러져 문을 쾅 닫듯이 벌레를 잡는 거죠. 이는 미모사의 잎이 구부러지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고 합니다.
미모사를 잠시라도 멈추게 하고 싶다면?

미모사를 만지는데 미모사가 움직여서 귀찮은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할까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액틴 저해제를 처리합니다. 액틴(Actin)은 세포 내 섬유조직을 구성하는 단백질입니다. 미모사가 움직일 때 액틴이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액틴 저해제를 이용하면 미모사가 잠시 움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둘째, 클로로포름을 처리합니다. 클로로포름은 수술 시에 사용하는 마취제 중 하나입니다. 빅토리아 시대 당시의 영국에서는 이 클로로포름 덕분에 산모들은 통증없이 분만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모바일 게임 <검은방> 과 <회색도시>와 같은 범죄물에서는 캐릭터가 누군가를 기절시키는 데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클로로포름을 사용하면 미모사를 잠시 기절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참고자료##
- 강신성 <생물과학>
- 클로드 귀댕 <살아있는 모든 것의 유혹>
- 신광복 <북극곰이 흰색인 이유>
- 송은영 <반트호프가 들려주는 삼투압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