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진주는 유난히 과학적 발견이 많은 곳입니다. 어느날 쿵, 하는 소리가 나서 밖에 나가봤더니 집 앞에 움푹 패인 화단에 처음보는 돌이 놓여져 있습니다. 뉴스를 보니 오늘은 유성우가 떨어지는 날이라고 합니다. 이 돌은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일까요?
실제로 2014년 3월 10일, 경상남도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의 파프리카 비닐하우스에서는 운석이 떨어졌습니다. 지질자원연구원의 운석신고센터에 따르면 이 진주원석은 1023년 두원운석이 발견된 이후 71년만에 국내에서 낙하가 목격되고 회수된 최초의 국내 소유 낙하운석이라고 하는데요. 그 무게는 무려 9.36kg에 달했습니다. 이후 3월 11일과 16일 미천면에서 1월 17일에는 집현면에서 또 다른 운석이 발견됐습니다. 이 운석들은 모두 석질운석(Ordinary chondrite, H5)으로 분류됐고 보통 암석과 비슷해 보입니다.
이렇게 진주사례처럼 집 앞에 운석이 떨어졌을 경우 바로 만져도 될까요? 혹시라도 운석표면에 바이러스나 방사능 같은 위험한 물질이 남아있는건 아닐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The Spaceguard Centre>의 자료에 따르면 운석의 구성 물질 대부분은 일반 암석을 이루고 있는 규소(Si)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이 기관은 지구로 접근하는 물체를 통칭하는 ‘NEO(Near Earth Objects)’를 관측하는 국제기구입니다.
이 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운석에는 지구에 없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규소가 아니라면 철과 니켈이 주성분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진주에서 발견된 운석도 철과 니켈이 주 성분(~7.6 vol.%)이었습니다. 또한 어떠한 유형의 운석이든 대기층을 거치며 겉표면이 거의 불타 버리기 때문에 우리가 발견하게 될 땐 위험한 물질이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게 <The Spaceguard Centre>의 설명입니다.
운석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지?
정황상 유성으로 생긴 운석이 확실해도 보통의 이웃분들이 운석과 운석이 아닌 걸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돌을 구성하는 성분을 정밀하게 분석해야 최종적인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운석일 것이라 믿고 옷장 속에 감춘다고해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팔 수도 없고 자랑도 못할 뿐더러 한 달 내에 유성의 궤적을 분석한 운석 감정팀이 찾아올 겁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진주에 유성이 떨어졌을 때도 한국지질자연연구원을 비롯한 운석 감정팀이 일대를 수소문해 발견자들에게서 운석을 회수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우리 집 앞에 운석이 떨어졌다!라고 생각하신다면 가장 마음 편한 방법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운석신고센터'에 알리는 겁니다. 대전에 위치한 한국지질자연연구원 산하 운석신고센터는 운석감정의뢰서를 통해 신고자가 가져온 돌이 운석인지 아닌지 판단해줍니다. 방문해서 작성할 수도 있고 온라인으로 운석감정의뢰서와 사진을 첨부해 감정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래 표는 운석신고센터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운석 감별법입니다.
내가 발견했는데 팔 수 없나?
긴가민가했던 돌이 정말로 운석으로 밝혀진다면 일생 일대의 행운일 겁니다. 운석의 소유권은 이는 민법 제252조에 의거해 무주물(주인이 없는 물건)로서 최초 발견자에게 있습니다.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얻음과 동시에 일확천금의 기회이기도 하니까요.
운석 경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를 참고하면 운석의 가격은 종류와 희귀도 그리고 미관상 아름다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합니다. 가장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종류는 달과 화성에서 온 운석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국내법상 해외에 운석을 팔기는 어렵습니다. 2014년 진주에서 운석이 대거 발견된 이후 정부는 ‘운석등록제’를 실시하여 국외 반출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대신 연구용으로 기관에서 운석을 매입하는데 국제 시세를 고려해 g당 5~10달러 정도의 값을 책정한다고 하는군요. 운석신고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운석은 과학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데요. ‘태양계 기원 물질 연구’, ‘태양계 지질연대학’, ‘우주 생물학과 생명의 기원’, ‘지구 위협물체 연구’에 쓰인다고 합니다.
경남 진주서 피부 자국 보존된 공룡 발자국 발견
운석으로 들썩였던 경남 진주는 얼마 전 다시 과학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공룡의 피부 자국까지 완벽히 보존된 공룡발자국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가 <Scientific Reports>저널에 게재된 것인데요. 특히 공룡의 피부자국까지 보존된 화석이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합니다.
진주교대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는 미국 콜로라도대학, 중국 지질대학 등과 함께 이번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국제공동연구팀은 대한민국 경상남도 진주시 정촌면 뿌리일반산업단지에서 해당 공룡 발자국을 발견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발자국은 총 5개인데요. 연구팀에 따르면 모두 미니사우리푸스(Minisauripus)의 발자국이었습니다. 발견된 발자국 화석 가운데 4개의 화석은 피부 자국이 뚜렷하게 보존돼 있고 공룡의 걸음걸이가 그대로 나타나는 '보행렬'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미니사우리푸스는 약 1억년 전에 살았던 백악기의 작은 육식공룡입니다. 평균 크기가 28cm 내외였다고 하는데요. 과학자들은 미니사우리푸스가 비록 크기는 까마귀 정도로 작지만 시속 8~9km 정도로 빨리 달릴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발자국 화석이 "절묘하게 보존돼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전에도 공룡의 피부 흔적이 화석에서 발견된 사례는 있었지만 이번 발견이 특별한 것은 발바닥 피부 자국 전체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전체 피부 자국이 남아있는 화석이 발견될 확률은 1% 미만일 정도로 희귀한 일이라고 해요.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미니사우리푸스의 발자국 화석에는 0.3~0.5mm 정도의 매우 작은 돌기들이 잔뜩 돋아나 있었다고 하는데요. 거친 정도가 중간 등급인 사포의 질감과 유사했다고 합니다.
공룡 발자국 피부의 발견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공룡의 생태를 밝히는 데도 도움이 되는데요. 피부 모양이 완벽히 보존된 발바닥 화석의 발견으로 공룡의 보행 특성과 이동 방향, 공룡의 크기에 대한 더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졌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발자국 화석은 피부에 돌기 등 흔적이 있는 몇 개의 조류 화석과 매우 유사하다"며 "중국에서 발견된 백악기 시대 조류와 유사하기 때문에 작은 육식공룡들과 조류 사이의 기능형태학적인 연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남 진주는 과학적 발견이 참 많은 도시인것같습니다~
##참고자료##
- Kyung Soo Kim et al, “Exquisitely-preserved, high-definition skin traces in diminutive theropod tracks from the Cretaceous of Korea”, Scientific Reports 2039(2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