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고양이를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고양이를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약삭빠르고 이기적인 동물로 묘사하는데요. 하지만 다른 동물들도 이기적이긴 마찬가집니다. 스스로를 보살필 줄 모르는 동물은 진화의 법칙에 따라 점점 뒤처지기 때문이죠. 최근 분자유전학자, 수의학자, 동물행동학자들은 이 친숙한 동물에 대한 우리의 통념을 완전히 뒤엎어 놓았습니다. 여러분의 고양이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계산적이고 통제 불능인 동물이라고 생각했다면 깜짝 놀랄 준비를 해볼까요.
01. 고양이는 훈련할 수 없다?
놀라운 사실을 하나 소개합니다. 고양이는 개 못지않게 잘 배웁니다. 그래서 고양이도 훈련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말이죠. 이는 고양이가 전통적으로 맡아 온 역할 때문이기도 합니다. 고양이는 인간에게 해로운 작은 동물들을 사냥해서 죽이는데, 이런 능력은 자연적으로 발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훈련하는 대신에 그냥 놔뒀을 때 더 빨리 발달합니다. 반면에 훈련하지 않은 개는 도움이 아니라 방해가 됩니다.
하지만 고양이와 개의 가장 큰 차이는 학습 능력이 아니라 학습 동기입니다. 개(Canis lupus familiaris)는 인간에게 관심을 받는 것 자체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개는 조련사가 하는 행동에 거의 집착하듯이 집중합니다. 개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딴짓을 하면 무시하는 식으로 개의 행동을 형성할 수 있다는 뜻이죠. 물론 개는 먹이를 보상으로 제시해서 훈련할 수도 있는데, 대부분 고양이(Felis catus)는 꾸준히 효과를 볼 수 있는 보상이 먹이뿐입니다. 고양이에게 가르치기 가장 쉬운 재주도 먹이를 ‘구걸하는’ 동작인데, 유튜브에 올라온 수없이 많은 동영상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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