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앤트맨처럼 '작은 세상' 경험하려면?
어벤져스 앤트맨처럼 '작은 세상' 경험하려면?
  • 함예솔
  • 승인 2019.05.15 22:10
  • 조회수 6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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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핀 사과 같기도 하고 터져버린 블루베리처럼 생겼습니다. 이 사진 속 물체의 정체는 뭘까요? 

곰팡이 핀 사과? 출처:  Kevin Mackenzie, University of Aberdeen
곰팡이 핀 사과? 출처: Kevin Mackenzie, University of Aberdeen

이 사진은 에버딘대학교(University of Aberdeen)의 케빈 매켄지(Kevin Mackenzie)가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으로 찍은 신장 결석 사진입니다. 결석의 크기는 2mm 정도라고 하는데요. 참고로 신장 결석은 소변의 염분, 무기물, 화학 물질(칼슘옥살레이트, 요산)이 응집하고 굳어지며 만들어집니다. 이 사진은 주사전자현미경(SEM)과 미세단층촬영기(Micro CT)로 촬영된 후 어도비 포토샵(Adobe Photoshop)을 통해 인위적으로 색을 넣어줬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다음 사진은 무엇일까요? 참고로 아래 사진도 주사전자현미경을 통해 본 모습입니다.

뭘까요? 출처:  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
뭘까요? 출처: 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

사진 속의 노란색으로 보이는 대상은 페스트균(Yersinia pestis)입니다. 페스트균은 흑사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유명한 병원균입니다. 주로 쥐벼룩(rat flea)을 통해 전염되는데요. 위 사진 속 보라색으로 보이는 것이 쥐벼룩의 척추입니다. 일반적으로 쥐벼룩의 성충 몸 길이가 1~6mm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 사진이 얼마나 미시적인 세상을 보여주는지 알 수 있습니다. 

광원으로 가시광선 사용하는 광학현미경~ 출처: 서울시립과학관
광원으로 가시광선 사용하는 광학현미경~ 출처: 서울시립과학관

일반적으로 미시적인 세계를 들여다 볼 때 광학현미경부터 떠올리는 게 상식입니다. 광학현미경은 광원으로 가시광선 영역대를 사용하는데요. 대물렌즈에서 확대한 상을 접안렌즈에서 다시 확대하는 방식으로 시료를 관찰합니다. 광학현미경은 해상도가 약 0.2μm인데요. 참고로 1μm는 10-6m입니다. 광학현미경의 최대 배율은 약 1,500배~2,000배 정도라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없는 더 작은 미시적인 세계를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보자! 미시적인 세계로!! 출처: 유튜브/TopMovieClips
가보자! 작은 세계로!! 출처: 영화 '엔트맨' 제공

전자현미경 발명, 미시적인 세계로

독일의 물리학자 에른스트 루스카(Ernst Ruska)와 막스 크놀(Max Knoll). 출처: 유튜브/Brian Markowski
독일의 물리학자 에른스트 루스카(Ernst Ruska)와 막스 크놀(Max Knoll). 출처: 유튜브/Brian Markowski

광학현미경은 가시광선의 파장보다 작은 물체를 분석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1931년 독일의 물리학자 에른스트 루스카(Ernst Ruska)와 막스 크놀(Max Knoll)은 전자현미경을 만들었고 에른스트는 그의 업적으로 198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전자현미경은 광학현미경과 달리 전자선을 사용합니다. 전자는 원자 안에서 음전하를 띤 입자들입니다. 광학현미경에서 광자는 유리렌즈를 통해 초점을 맞추지만 전자현미경에서 광원인 전자선은 유리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자현미경은 전자렌즈를 사용합니다. 참고로 전자렌즈는 전자석으로 자기장이나 전기장을 만들어 전자선을 굴절시켜 전자선을 작은 한 점에 모이게 하거나 발산시키는 장치입니다. 

투과전자현미경(TEM). 출처: MICRPSCOPY AUSTRALIA
투과전자현미경(TEM). 출처: MICRPSCOPY AUSTRALIA

전자현미경은 투과전자현미경(TEM)과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나뉘는데요. 투과전자현미경(TEM)은 얇게 자른 시료의 단면에 전자를 투과시키는 방식으로 단면의 2차원 영상을 얻는데요. 세포의 내부 구조를 자세히 연구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해상도는 약 0.2nm로(0.0002μm)이며 최대배율은 100만 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반면 주사전자현미경(SEM)은 금속으로 코팅한 시료 표면에 전자를 주사해 시료 표면의 3차원 입체 영상을 얻습니다. 따라서 세포의 표면이나 외부 형태를 자세히 연구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해상도는 약 5nm(0.005μm)로, 최대배율은 수십만 배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미지가 상당히 3차원 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주사전자현미경은 광원이 샘플에 침투하는 것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샘플의 표면만을 자세히 보여줍니다. 단, 전자현미경은 상이 흑백이기 때문이 색깔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위의 사진 속 색은 모두 인위적으로 색을 입혀준 모습입니다.

주사전자현미경(SEM). 출처: MICRPSCOPY AUSTRALIA
주사전자현미경(SEM). 출처: MICRPSCOPY AUSTRALIA

주사전자현미경(SEM)은 전자선을 사용해 이미지를 확대하는데요. 전자선은 샘플의 표면을 일정한 패턴으로 스캔하게 되고 샘플에서 나온 전자는 이미지를 생성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주사전자현미경(SEM) 방식은 벽에 있는 물체를 스캔하기 위해 손전등을 들고 어두운 방에 혼자 서 있는 사람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손전등을 이용해 체계적으로, 좌우로 서서히 벽을 따라 내려가며 그 물건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주사전자현미경(SEM)은 손전등 대신 전자선을 사용하는 것뿐이죠.  

출처: MICRPSCOPY AUSTRALIA
전자선은 샘플의 표면을 일정한 패턴으로 스캔해 샘플에서 나온 전자를 이용해 이미지를 만듭니다. 출처: MICRPSCOPY AUSTRALIA

과학자들은 전자현미경을 통해 그동안 광학현미경의 세상 속에서는 보이지 않던 세상을 보여줬는데요. 광학현미경으로는 핵, 엽록체 등 세포 소기관의 대략적인 구조만 볼 수 있었던 것에 반해 전자현미경은 세포의 내부 구조까지 살필 수 있게 됐으니 엄청난 발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편, 이 전자현미경을 누구나 직접 보고 관찰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요. 바로 서울시립과학관입니다. 2017년 노원구에 둥지를 튼 서울시립과학관에는 다양한 체험 전시물이 있는데요.

노원구에 위치하고 있는 서울시립과학관. 출처: 서울시립과학관
노원구 서울시립과학관. 출처: 서울시립과학관

그중에서도 전시실에 있는 주사전자현미경(SEM)은 호기심을 자아냅니다. 이곳에서는 체험할 수 있는 주사전자현미경(SEM)이 있어 직접 질병을 일으키는 균들을 볼 수 있습니다. 

직접 전자현미경으로 균을 관찰해봐요! 출처: 서울시립과학관
전자현미경으로 직접 균을 관찰해봅니다. 출처: 서울시립과학관

전자현미경은 빛 대신 음극선을 사용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진공 상태에서만 작동되는데요. 그래서 주사전자현미경(SEM)을 체험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주사전자현미경(SEM)을 진공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겁니다. 이후 모니터에 진공 상태가 표시되면 고전압을 가해주는데요. 체험판 보드에 있는 배율과 초점을 조정하면 원하는 세균의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포도송이처럼 붙어있는 이 세균은 스타필로코쿠스 호미니스(Staphylococcus hominis)입니다. 이는 포도상구균에 속하는 박테리아의 일종인데요. 전자현미경 체험을 하면 이 균에 관한 내용도 함께 제공됩니다.

마치 치즈볼처럼 생긴 이 세균은 페렴연쇄상구균인데요. 소아 폐렴의 원인균이라고 합니다. 이밖에도 장내 세포에 침투해 복통과 설사 등의 식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병원성 대장균 O157, 방광염을 일으키는 프로테우스 미라빌리스균 등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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