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시리즈 火山] 백두산 위력, '폼페이 50곳 파괴'
[기획 시리즈 火山] 백두산 위력, '폼페이 50곳 파괴'
  • 함예솔
  • 승인 2019.06.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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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화산 분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화산 폭발 이후에 나타나는 강력한 힘과 이로 인한 피해를 점검합니다. 아울러 화산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리즈 5회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연재 순서

  1. 화산 위력 - 백두산의 폭발지수와 백두산이 강력한 이유
  2. 화산 지문 - 화산에도 지문이 있다?
  3. 화산 지문 - 바다 속에도 흔적 남아
  4. 마그마
  5. 우주 화산

다음에 폭발할 화산은 백두산일까? 
백두산 분화, 임박했나

지난 4월 15일 지질자원연구원이 '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학계와 연구 기관, 정부 관계자, 언론 등 전문가들이 모였는데요. 백두산 화산 활동의 감시 연구과 대응책 마련을 위한 자리였습니다. 백두산에서 지속적으로 화산 폭발 조짐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2002년에서 2005년 사이 백두산 천지 근방에서 화산 지진이 3,000여 회 발생하고 천지가 일정 수준 팽창하는 등 심각한 화산 분화 징후가 나타났습니다.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그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백두산 마지막 분화, '폼페이 50곳 매몰' 

화산 분출 펑~ 출처: Wikimedia Commons
화산 분출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백두산 지하에는 거대한 마그마가 존재합니다. 서기 946년 백두산 천지에서 발생한 '밀레니엄 대분화'는 남한 전체를 1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분출물을 쏟아냈습니다. 이는 과거 1만년 이래 지구상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분화 사건이라고 합니다. 하늘 높이 치솟은 분연주(volcanic column)의 버섯구름은 그 높이가 25km에 달해 대류권을 뚫고 성층권에 닿을 정도였습니다. 참고로 분연주란 화산 폭발에 의해 화구에 만들어지는 화산 쇄설물과 가스 기둥을 말합니다. 이후 이 분연주는 붕괴되며 거대 화쇄류(pyroclastic flow)가 발생했습니다.

엄청난 속도의 화쇄류. 출처:유튜브/DrchristopherGomez
엄청난 속도의 화쇄류 참고 이미지. 출처: 유튜브/DrchristopherGomez

화쇄류는 화성쇄설류(pyroclastic flow)의 줄임말입니다. 화산 폭발 이후 산의 사면을 따라 고속으로 분출되는 화산재, 연기, 암석 등이 뒤섞인 구름을 가리킵니다. 최대 이동 속도는 700km/h이며 온도는 약 1,000℃에 이른다고 합니다. 

폼페이 희생자. 출처: 유튜브/seeker
폼페이 희생자. 출처: 유튜브/seeker

기원전 79년, 폼페이에서는 베수비오 화산이 갑자기 폭발해 화쇄류가 도시를 덮쳤습니다. 사람들은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1902년 서인도제도 마르티니크섬의 몽펠레화산이 분출될 당시에는 화산에서 8km정도 떨어진 생피에르에 화쇄류가 1~2분만에 도달했고 2만 8천 명의 시민이 거의 전멸했습니다. 화쇄류가 지나간 길에는 어떤 것도 살아남기 힘듭니다.

 

백두산 분화 당시 발생한 거대 화쇄류는 중력과 관성, 열에너지를 추진력으로 100km이상 지면을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상공에서 강하한 화산재가 동해를 뒤덮었습니다. 백두산 분화가 끝난 후 주변의 모든 생명체는 전멸했습니다.

화산폭발지수 VEI(Volcanic Explosivity Index). 출처: USGS
화산폭발지수 VEI(Volcanic Explosivity Index). 출처: USGS

<백두산 화산 마그마 특성 및 지구동력학 연구>에 따르면 고려 시대인 946~947년에 발생한 백두산 분화의 화산 폭발 규모는 화산폭발지수 VEI(Volcanic Explosivity Index) 7급에 해당 합니다. 화산의 폭발 크기를 나타내는 화산폭발지수 VEI의 구분 기준은 화산 분출물의 양인데요. 화산의 크기, 분화 구름의 높이 등을 사용해 0~8까지 9단계로 폭발 규모를 나눕니다.

 

참고로 폭발지수가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분출물의 양은 대체로 10배 증가한다고 합니다. 가령 서기 79년 폼페이를 매몰시킨 베수비오(Vesuvius) 화산의 화산폭발지수는 5급이라고 하는데요. 화산폭발지수(VEI) 7급의 백두산은 폼페이를 매몰시킨 베수비오 화산보다 폭발 규모가 수십 배에 이르는 겁니다. 책 <백두산 대폭발의 비밀>에 따르면 10세기 백두산에서 분출된 마그마 양은 100km3로, 서기 79년 베수비오에서 분출된 마그마 양(2km3)의 50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단순하게 수치만 놓고 보면 백두산에서 분출된 마그마와 열 에너지는 폼페이와 같은 도시 50곳을 파괴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에 대해 부산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 윤성효 교수는 <이웃집과학자>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서기 946년 백두산의 '밀레니엄 분화'라고 부르는 대폭발 분화 시 분출량은 최소 100km3에서 최대 150km3에 이른다"며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분화물 총량 2km3에 비하면 50~70배 정도 되는 양"이라고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분화시 분출량이 50배라고 해도 그 피해 규모를 단순하게 산술적으로 계산하기는 어렵다고 하는데요. 윤 교수는 "화산 분화구로부터 마을까지의 거리, 인구 밀도, 도시 간 인접 정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백두산이 마지막으로 대규모 분화했던 당시의 실제 상황은 어땠을까요? 


고서 속 백두산 분화의 흔적

이 해에 하늘의 북이 울려 대사령을 내렸다. - 「고려사」 2권 세가 2 정종 원년(946년)

 

천경 9년 10월 7일(946년 11월 3일) 밤에 하얀 화산재가 눈과 같이 내렸다. -일본 「흥복사연대기」

 

천력 원년 1월 14일(양력 947년 2월 7일)에 하늘에서 소리가 났는데 마치 천둥소리 같았다. -일본 「정신공기」 

고서에 기록된 사건들은 백두산 분화에 관한 기록으로 추측됩니다. 책 <백두산 대폭발의 비밀>에 따르면 1992년 일본 도쿄 도립대학의 화산학자 마치다 히로시는 백두산 폭발로 인해 발해가 쇠망했을지 모른다는 가설을 제시했는데요. 그는 1981년 일본 북부 지방에 퇴적된 백두산 화산재를 처음 발견했던 인물입니다. 

 

발해는 한반도 북부와 중국 동북부, 러시아 연해주 일대의 넓은 영토를 차지했습니다. 한때 '해동성국'이라 불릴 만큼 229년 간 번성했던 나라입니다. 그러나 발해에 대해 알 수 있는 역사적 기록은 많지 않은데요. 거란의 「요사」의 기록에 따르면 발해는 926년 멸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거란 때문에 발해 멸망? 출처: 유튜브/역사통신사
거란 때문에 발해 멸망? 출처: 유튜브/역사통신사

거란왕 야율아보기는 서기 925년 12월 16일 발해를 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12월 21일 군사를 움직여 12월 29일 발해의 최전방 요충지 부여성을 에워쌌습니다. 부여성은 3일 만에 함락됐습니다. 이후 발해의 수도를 향해 진격했고 거란의 선봉 1만군은 도중에 발해 노상이 이끄는 3만 대군을 격파했다고 합니다. 이후 서기 926년 1월 9일, 발해의 수도 상경성이 포위됐습니다. 부여성이 함락 된지 단 6일 만인 서기 926년 1월 12일 발해왕 대인선은 항복을 선언했습니다. 

 

「요사」에 실린 기록처럼 발해는 정말 거란 때문에 멸망한 걸까요? 책 <백두산 대폭발의 비밀>에서는 「요사」의 기록이 승자의 시각으로 쓰인 사료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요사」가 발해 멸망 400년 이후에 쓰였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부분입니다. 또한 이 책의 저자는 아무리 유목 민족인 거란이라고 하더라도 험한 산악 지방을 지나, 중간에 전투까지 치러가며 단 6일 만에 400km를 이동했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합니다.

아이슬란드의 에이야프 얄라요쿨 화산은 2010년 폭발 당시 유럽 상공의 항공 운항에 혼란을 초래했다.&nbsp;
아이슬란드의 에이야프 얄라요쿨 화산은 2010년 폭발 당시 유럽 상공의 항공 운항에 혼란을 초래했다. 

책 <백두산 대폭발의 비밀>에서는 발해의 멸망 배경으로 백두산 분화가 꼽힙니다. 백두산 분화 이후 황폐화된 발해에 거란이 침략해 발해가 무기력하게 무너졌다는 견해입니다.

8년 가을 9월 병신일 발해 장군 신덕 등 500명 내투하다.
(八年秋九月丙申渤海將軍申德等五白人來校)
   
경자일에 발해 예부경 대화균, 균노 사정 대원균, 공부경 대복모, 좌우위장군 대심리 등 100호의 백성을 이끌고 내부하다.
(庚子渤海禮部卿大和鈞均老司政大元鈞工部卿大福謨左右衛將軍大審理等率民一白戶來附)
   
12월 무자일에 발해 좌수위소장 모두간, 검교개, 국남, 박어 등이 1000호의 백성을 이끌고 내부하다.
(十二月戊子渤海左首衛小將冒豆干檢校開國男朴漁等率民一千戶來附)’

 

- 「고려사」 1권 태조세가, 태조 을유 8년

「고려사」 일부 내용입니다. 거란 침공 전인 서기 925년 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발해인들이 고려로 망명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후에도 「고려사」에는 발해가 멸망한 926년 이후에 지속적으로 발해 유민이 수 만 명 씩 고려로 들어온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고려사」와  「동국통감」에는 50년 동안 발해 유민 10여만 명이 고려로 들어왔다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발해 유민들은 왜 집단으로 자신들의 터전을 버리고 발해를 탈출하게 된 걸까요? 안타깝게도 망명의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기 힘듭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또 있었습니다. 「요사」에 따르면 거란은 969년까지 발해인들을 이주시키고 많은 현을 폐쇄시켰다고 하는데요. 이 또한 이유는 나와 있지 않지만 폐쇄된 현은 백두산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분포합니다. 이는 과거 백두산 분화의 화산 분출물 분포 영역, 화산 이류의 예상 발생 영역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합니다. 화산 분출물에는 화산 기체, 용암, 화산 쇄설물 등이 포함됩니다. 화산이류는 화산 분출로 지표면에 쌓인 물질이 비가 오면서 점성이 약해져 마을 등으로 흘러내리는 현상입니다. 이들 지역과 거란이 폐현한 지역의 범위가 대체로 일치한다는 게 이 주장의 핵심입니다.

 

이 견해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회의적입니다. <한국고대사학연구>에 게재된 한 연구에 따르면 백두산 화산 분화가 발해 멸망에 영향을 줬다는 관점은 과학적 접근과 논리적 추론이 어려운 상태라는 지적입니다.


백두산, 플리니식 분화로 인한 폭발적 분출 

10만년 동안 쉬지 않고 분화했던 후지산보다 단 한 번 분화가 더 강했다, 백두산! 출처: fotolia
10만년 동안 쉬지 않고 분화했던 후지산보다 백두산의 단 한 번 분화가 더 강했다. 출처: fotolia

일본에서 가장 높은 후지산은 지난 10만년 동안 빈번하게 화산재를 분출했습니다. 그런데 10만년 동안 쉬지 않고 분화했던 후지산의 화산 분출물 총 용적은 10세기 때 발생한 백두산의 '단 한 번의 분화' 규모에 못 미칩니다. 역사 시대에 들어와 후지산에서 발생한 폭발 중에는 1707년 분화가 가장 분출량이 많았는데요. 이때 화성쇄설류와 화산재를 묶어 일컫는 테프라의 총 분출량은 0.85km3였다고 합니다. 이는 백두산 분화의 1/100에도 못 미치는 양이었다고 해요.

 

한편, 백두산은 어떻게 이토록 강력하게 분출한 걸까요. 

출처: 유튜브/BBC
백두산의 밀레니엄 대분화는 플리니식 분화(Plinian eruption). 출처: 유튜브/BBC

서기 946년 백두산 천지에서 발생한 '밀레니엄 대분화'는 백두산 천지의 칼데라 위로 25km에 달하는 플리니식 분연주가 치솟았습니다. 플리니식 분화는 다량의 부석과 화산재가 화산가스와 함께 폭발적으로 분출돼 화구 위에 버섯구름과 같은 분연주를 만드는 화산 분화입니다. <지질학회지(2006)>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백두산은 플리니식 분화(Plinian eruption)에 의해 폭발적으로 분출됐다고 합니다. 백두산 천지의 플리니식 분출은 약 4,000~5,000년 전 그리고 1,000년 전에 일어났으며 최근 1903년까지도 화산 활동이 보고됐습니다. 

 

'플리니식 분화(Plinian eruption)'라는 명칭은 폼페이를 집어삼킨 베수비오 화산 폭발 당시 생겼습니다. 플리니우스는 역사상 처음으로 화산의 폭발적 분화를 상세하게 기록했는데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당시의 화산 폭발과 같은 형태의 폭발적인 화산 분화를 플리니식 분화라고 부르게 됐다고 합니다. 

 

백두산은 열점 화산?

백두산의 신생대 제3기 화산활동. 출처: 윤송효 등 1993
백두산의 신생대 제3기 화산 활동. 출처: 윤성효 등 1993/자체제작

<지질학회지(1993)>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백두산은 신생대 제3기 올리고세에 열극 분출로 시작됐다고 합니다. 이후 마이오세에 이르러 직경 약 60km의 광범위한 감람석 현무암 지대를 형성했고 초기 플라이토세에는 감람석 현무암의 열극 분출에서 중심식 분출로 변화해 순상화산체를 형성했습니다. 주로 단열대를 따라 맨틀 상부로 올라온 점성이 작은 현무암 용암이 조용히 흘러내리는 분출이었죠. 이 용암은 하와이를 만든 맨틀 플룸(mantle plume) 용암과 같은 방식입니다.

 

열점(hot spot)은 심부 맨틀에 자리 잡은 고정된 열원입니다. 열점에서는 엄청난 양의 마그마가 상승하게 되는데요. 이 마그마를 맨틀 플룸이라고 합니다. 백두산을 포함해 울릉도, 제주도 한라산 등이 모두 판 내부의 열점화산이라고 합니다. 

맨틀플룸이 생성되면 지표면에 열점이 만들어집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맨틀플룸이 생성되면 지표면에 열점이 만들어집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이후 신생대 4기에 이르러 플라이스토세 중~후기 동안에 마그마 성분이 알칼리 규장질 마그마로 변화되면서 주로 점성이 큰 조면암질 성층 화산체를 형성했고, 홀로세에 폭발성 대분화를 통해 천지 칼데라 형성 단계를 거쳤습니다. 그 결과 백두산은 현무암 용암대지와 순상 화산체를 하부로 하여 그 상부에는 칼데라를 가지는 성층 화산으로 구성되는 높이 2,759m의 복합 화산체로 성장했습니다. 

용암 구별법. 출처: 자체제작(USGS/pixabay)
용암 구별법. 출처: 자체 제작(사진:윤성효/USGS/pixabay)

마그마는 그 안에 들어있는 이산화규소(Silica, SiO2)의 성분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이렇게 화산은 어떤 용암이냐에 따라서 화산의 종류도, 분출 형태도 다르게 규정됩니다. 이산화규소 함량이 높을수록 온도가 낮고, 점성도가 높아서 용암이 더 끈적끈적합니다. 이산화규소 함량이 66%이고 점성도가 높은 유문암질 용암의 경우, 분출돼도 멀리 퍼지지 못하고 용암돔 혹은 종상화산을 형성합니다. 반면, 이산화규소 함량이 52% 이하로 낮은 현무암질 용암은 온도가 높고 점성이 낮아 유동성이 큰데요. 그 결과 비교적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 순상화산을 만듭니다.

 

백두산을 구성하는 신생대 화산암류의 이산화규소 성분 변화를 조사해보면 백두산의 하부에 있는 현무암은 SiO2 45~54%, 상부의 조면암과 알칼리 유문암은 SiO2 63~73%의 범위를 보인다고 하는데요. 그 중간에 해당하는 안산암질 용암(SiO2 52~62%)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화산체를 쌍모식 화산체(biomodal assemblage)라고 합니다. 쌍모식 화산체는 서로 다른 깊이의 지하 심부에서 발생한 서로 다른 마그마가 한 장소에서 분출하면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마그마는 분출하는 동안 그 성분이 점차적으로 변화합니다. '현무암질 마그마→안산암질 마그마→유문암질 마그마'의 순으로 분화하는데요. 때문에 일반적으로 화산을 조사해보면 가장 하부 쪽에는 현무암, 그 다음에는 안산암, 유문암 순으로 분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해요. 그런데 백두산은 특이하게도 하부에는 현무암이 있고 그 다음 안산암질 마그마에서 유래한 암석은 없습니다. 곧장 유문암질 계열의 암석으로 단계를 건너뛰었던 겁니다.  

화산 분해하면 이런모습. 마그마방=MAGMA CHAMBER. 출처: fotolia
화산 분해하면 이런모습. 마그마방=MAGMA CHAMBER. 출처: fotolia

<Science in China Series D: Earth Sciences(1998)>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용암 대지를 형성한 현무암은 맨틀에서 올라온 마그마에 의해 생성됐고, 그 위에 솟은 화산체는 비교적 얕은 깊이의 마그마 방에서 유래한, 점성이 큰 유문암질 마그마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중국지질조사소 연구진은 백두산 아래 마그마 방이 2개 존재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책 <백두산 대폭발의 비밀>에 따르면 10세기에 일어난 백두산의 폭발적 분화는 더 아래쪽에 위치한 큰 마그마방의 맨틀 마그마가 그 위에 있는 작은 마그마방 속으로 주입되며 대대적인 마그마의 혼합(magma mixing)이 일어나며 압력이 급상승해 폭발적인 분출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2002년 <Acta Seismologica Sinica>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백두산 하부 지하 10km 부근에 4개 층의 마그마방이 존재한다는 연구와 <the Korean earth science society >에 2013년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백두산 정상부에 지하 5km 지점에 새로운 마그마방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이에 백두산 지하의 마그마방 깊이나 개수,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며 정립된 모델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지구과학회지(2019)>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백두산의 주된 마그마방이 수 km 지하에 위치하며 그 아래로 갈수록 작은 규모의 마그마방들이 심도별로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합니다. 

 

백두산, 다음 분화는 언제? 

세상 평화로워 보이는 백두산. 출처: fotolia
세상 평화로워 보이는 백두산. 출처: fotolia

그렇다면 백두산의 다음 분화 시점은 언제일까요? 사실 10세기 백두산의 대폭발(VEI 7급)과 같은 분화는 자주 일어나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일어난 1,000개 넘는 화산 분화의 사례를 정량 분석한 자료를 보면 VEI 4급(마그마 0.1km3)은 1,000년에 한번, VEI 6급(마그마 10km3)은 1만년에 한 번 꼴로 발생합니다. 백두산의 가장 최근 분화시점은 1903년인데요. 당시 VEI 4급 규모의 분화였다고 합니다. 

 

<암석학회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백두산의 화산 전조 현상은 2002년부터 두드러졌는데요. 화산 전조 증상이란 화산이 분화하기에 앞서 나타나는 지질 현상을 일컫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2002년 6월 말, 화산성 지진활동이 빈발해지고 지진 규모도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당시 중국 동북부 왕청현에서는 리히터 규모 7.3에 해당하는 심발 지진이 556km 깊이에서 발생했습니다. 백두산 지역에서는 화산성 지진이 군발 지진으로 급증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군발 지진이란 같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지진들로 이들 중 특별히 강한 규모의 지진이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후 화산성 군발 지진이 2003년 172회, 2003년 172회, 2004년 158회, 2005년 221회 감지됐습니다. 이밖에도 2004년 여름에는 곡저삼림의 나무들이 원인 모르게 말라 죽었는데, 마그마방에서 분리돼 지표로 새어나온 유독화산가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백두산 천지의 수온이 증가하고 온천에서 나오는 화산 가스 중 헬륨(He)가 수소(H2)의 함량이 갑자기 10배 이상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GPS 관측에서 천지 칼데라 호수 주변의 지형이 10cm 이상 팽창했다는 것도 관측됐다고 합니다. 

지질학자들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출처: fotolia
지질학자들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출처: fotolia

전조 현상만을 보면 백두산이 곧 깨어날 듯 보이는데요. 현대 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언제 화산이 폭발할 것인지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과학자들은 백두산이 언제 분화할 것인가 예측하기 위해서는 천지 칼데라 화산 지하의 마그마 거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연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화산 분화의 전조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마그마의 분포와 특성, 거동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한데요. 윤성효 부산대 교수는 "백두산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화산 분화 위기를 맞이했다가 그 이후 약간 잠잠해졌으나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unrest)"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분화 시기를 예측하기에는 전조 현상 모니터링(감시) 자료가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는 게 현실인데요. 윤 교수는 "현재로써는 가까운 장래라는 것 밖에 다른 분화 시기를 한정할 수는 없다"다고 덧붙였습니다.

 

만약, 백두산이 폭발하게 되면? 

백두산이 마지막으로 분화했던 1903년에는 화산폭발지수 VEI 4급이었는데요. 가까운 미래에 백두산이 만약 분화하게 된다면 화산폭발지수 VEI 몇 급의 분화를 보여주게 될까요? 이에 윤 교수는 "서기 946년의 대폭발 같은 백두산의 분화는 화산폭발지수 VEI 7급이었는데 이후 VEI 5, VEI 4, VEI 3~2 등 여러 규모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서 "현재 백두산의 지하거동(마그마 수직 배관 시스템)을 상세히 모르는 상황에서 크든 작든 분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말 외에는 미래의 분화 규모를 예상할 순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백두산이 가까운 미래에 분화하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분화하게 될까요? <암석학회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진앙이 천지 호수 내에 밀집 분포하며, 백두산 천지 칼데라 호수에 20억 톤 이상의 물이 존재한다는 점, 홀로세 이후 점성이 큰 마그마가 분화했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천지 칼데라에서 1000℃ 이상의 점성이 큰 마그마가 상승하며 물을 만나게 되고 폭발적인 수증기마그마 분화작용으로 엄청난 양의 수증기와 화산재가 발생할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화쇄류를 발생시키고 백두산 주변 산지에서는 화산 이류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한국지구과학회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백두산이 겨울에 분화해 북풍이 불어 화산재가 남쪽으로 이동하지 않는 한 화산재가 비처럼 내리거나 1차적인 화산 재해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적다고 합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005년~2009년까지 모의실험 결과, 백두산 화산재의 국내 유입 가능 일수는 분출고도가 3km일 때 연간 약 164일, 6km일 때 약 76일, 9km일 때 약 60일, 15km일 때 약 54일로 분출 고도가 높을수록 영향 가능 일수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또, 백두산 분화가 봄에 발생할 경우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반면 밀레니엄 대분화 때처럼 겨울철에 발생한다면 화산재는 북서풍을 타고 일본 열도로 이동하게 됩니다. 

탐보라 화산은 해수면 기준으로 지름이 약 60km이고 상가르 반도를 이룬다.
탐보라 화산은 해수면 기준으로 지름이 약 60km이고 상가르 반도를 이룬다.

10세기에 발생했던 백두산의 '밀레니엄 대분화'는 전 지구의 기후를 뒤바꿔 놓았던 인도네시아의 탐보라 화산(1815 분화)과 견줄 만큼 강력한 화산입니다. 만약 백두산이 과거 밀레니엄 대분화 때처럼 화산분화지수(VEI) 6급 이상의 규모로 분화할 경우 편서풍의 영향으로 함경도 전역에 재로 뒤덮인다고 합니다. 이에 백두산 분화 연구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요. 

 

윤성효 부산대학교 교수는 "백두산을 연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화산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하는데요. 그는 "백두산은 과거 2000년 동안 지구상에서 분화한 화산 중에서 가장 큰 폭발적 분화를 한 화산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합니다. 백두산이 자리한 위치를 고려할 때 남ㆍ북한 및 중국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이 꾸려져 긴밀한 협동 연구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참고자료##

 

  • 소원주, 「한국 고대사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서 백두산 대폭발의 비밀」, 사이언스 북스(2010)
  • 이윤수, 「백두산 화산 마그마 특성 및 지구동력학 연구」, 미래창조과학부(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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