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지게 핀 밤꽃에서 나는 향기는 흔히 정액 냄새와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밤꽃 향기가 정액 냄새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는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이야기라고 해요. 조선시대 시가 등의 기록을 보면 그 시절 밤꽃이 피는 유월이면 부녀자들은 외출을 삼가고 과부는 근신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밤꽃에서는 왜 정액과 비슷한 냄새가 나는 것일까요?
밤꽃에는 정액과 같은 성분 있어
밤꽃은 정액의 성분과 같은 성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밤꽃에는 스퍼미딘(spermidine)과 스퍼민(spermine)이라는 분자가 있는데요. 이는 동물의 정액에서 처음 발견된 성분입니다. 그래서 밤꽃 향기와 정액 냄새가 비슷하다고 해요.
정액 특유의 냄새를 풍기게 하는 스퍼미딘과 스퍼민은 약알칼리성인데요. 산성지수가 7.2~8.0 정도입니다. 정액이 스퍼미딘과 스퍼민 등의 성분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여성의 질 내부로 들어가 생존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질 내부가 산성인 까닭에 해당 성분이 없으면 오래지 않아 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밤꽃 냄새가 정액과 비슷하다고 해서 여성을 자극하거나 최음 효과 등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밤꽃서 나온 밤꿀이 다른 꿀보다 영양분 더 많아
벌들은 밤꽃 옆에 다른 꽃이 있으면 그 꽃에서 채밀하고 밤꽃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밤꽃만 있는 경우에 벌들이 밤꽃에서 꿀을 채밀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밤꿀이 다른 꿀에 비해 희소성이 있다고 합니다. 비록 벌들에게 외면 받는 밤꿀이지만 사실 밤꿀은 다른 꿀에 비해 영양분이 더 높습니다. 밤꿀 100g은 단백질 0.45g, 탄수화물 84.91g, 지방 0.02g, 당류 67.36g, 나트륨 1mg 등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반면 아카시아꿀 100g은 단백질 0.1g, 탄수화물 16.5g, 지방 0.1g, 당류 13.85g, 나트륨 1.8mg 등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밤꿀이 영양면에서 훨씬 더 많은 성분을 가진 것인데요. 또 밤꿀에는 유기산과 비타민C 등의 성분도 있습니다. 이는 다른 꿀에는 거의 없는 성분이라고 해요. 게다가 밤꿀에는 황색포도상구균, 고쵸균, 대장균 등에 대한 항균효과도 있다고 하니 다른 꿀에 비해 좀 거무튀튀하고 특유의 냄새가 난다는 점을 빼고 보면 상당히 좋은 꿀이라고 볼 수 있겠죠?
참고로 밤꽃의 꽃말은 '진심'입니다. 밤꿀차 한 잔 드셔보시는 건 어떨까요.
##참고자료##
- 이영혜, <실험하는 여자, 영혜>, 서울:새움출판사,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