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 세포, 혀에도 존재해
후각 세포, 혀에도 존재해
  • 강지희
  • 승인 2019.06.07 12:20
  • 조회수 6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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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사과다 이것은 사과다... 출처: EBS 클립뱅크/감기에 걸리면 맛을 모르는 이유
사과다...이것은 사과다! 출처: EBS 클립뱅크/감기에 걸리면 맛을 모르는 이유

 

대한민국의 과학 오락 프로그램 <호기심 천국>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독특한 실험에 참여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눈을 가리고 코를 막았습니다. 연구진은 눈과 코를 막은 참가자들에게 사과와 양파를 줬는데요. 연구진은 양파를 사과라고 거짓말을 하며 참가자들에게 양파를 먹였습니다. 그런데 참가자들은 양파를 정말로 사과라고 믿으며 맛있게 먹었다고 합니다.

-팀 내선생 <학교 밖 교과서, 내가 니 선생이다>-

음식의 맛은 대개 혀의 미각이 담당하는데요. 위의 사례처럼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미각 뿐만 아니라 시각, 청각, 후각 등의 감각 수용 기관을 통해 맛을 입체적으로 경험합니다. 여러 감각을 담당하는 수용기 세포들은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Chemical Senc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혀에 있는 미각 세포에 후각 수용기 세포가 일부 존재한다고 합니다.


 후각과 미각에 대한 기본 설명

(건너뛰셔도 무방합니다)

 

호흡 수용체 세포. 출처: fotolia
후각 수용체의 구조. 출처: fotolia

척추동물의 후각 점막은 호흡기도의 앞부분인 비와에 자리합니다. 세 종류의 세포를 갖습니다. 후각수용기, 보조세포, 기저세포가 있죠. 보조세포들은 점액을 분비해 코 통로를 코팅하고 기저세포는 새로운 후각수용기 세포의 전구세포로 두 달에 한 번씩 교체됩니다.

 

냄새를 받아들이는 후각 수용기 세포의 수용기 부분은 점막의 표면까지 길게 뻗어나간 긴 섬모를 여러 개 가진 부푼 형태의 마디로 돼 있습니다. 냄새를 맡으면 후각 수용기 세포에 붙은 섬모가 냄새를 일으키는 후각원을 받아들이는데요.

 

이에 후각 수용기는 활동전위를 일으켜 시냅스 입력을 보냅니다. 이 시냅스 입력은 후각구에 있는 작은 공 모양의 신경 연합조직인 사구체들이 받죠. 사구체는 냄새를 만드는 한 분자의 여러 요소들을 분류하고 정리한 후에 냄새 신호를 승모세포와 뇌중추로 보내 추가적인 정보처리가 일어나도록 합니다. 

 

후각구를 떠난 냄새 신호는 변연계와 대뇌피질로 갑니다. 변연계는 섭식, 교미, 방향 선택 등과 관련된 냄새의 행동반응을 담당하고 대뇌피질은 냄새에 대한 의식적 자각과 정교한 구별능력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미각

미뢰의 구조. 출처: fotolia
미뢰의 구조. 출처: fotolia

인간을 포함한 고등척추동물에서 미각에 대한 수용체는 미뢰(taste bud) 안에 들어있습니다. 미뢰는 사람 혀의 위 표면에 가장 많이 분포하며 구강과 목에도 9,000개 가량의 미뢰가 존재하죠. 

 

전형적인 미뢰는 50개의 길고 방추형으로 생긴 수용기 세포들과 오렌지 조각들처럼 배열된 보조세포들로 구성됩니다. 미뢰에는 미공(taste pore)이라는 작은 열린 구멍이 있는데요. 구강 속 액체는 이곳을 통해 들어와서 수용체 세포와 접촉한다고 합니다. 

 

척추동물의 미각 수용체 세포는 상피세포가 변형된 것으로 표면이 여러 차례 접혀있는 미세융털의 미공을 통해 살짝 돌출돼 있습니다. 그래서 구강내용물에 접촉하는 표면을 극대화하죠. 

 

미세융털의 세포막에는 수용체가 들어있어 주변 환경의 화학분자들과 선택적으로 결합합니다. 입에 들어온 액체나 침에 용해된 고체성분들과 같은 수용액의 화학분자들만이 결합할 수 있는데요. 이런 화합물들을 '미각원'이라 부릅니다. 

 

미각원이 수용체 세포에 결합하면 세포의 이온채널에 영향을 줘 탈분극 수용기 전위를 만듭니다. 이 수용기 전위는 다시 수용기 세포와 시냅스를 이루는 구심성 신경섬유의 말단에서 활동 전위를 일으킵니다. 여기서 발생한 감각입력들은 뇌간과 시상을 거쳐 체감각피질의 혀 영역 옆에 있는 두정엽의 미각피질 영역으로 가고 맛을 느끼게 되는 겁니다.

대표적인 다섯 가지 미각. 출처: fotolia
대표적인 다섯 가지 미각. 출처: fotolia

사람들은 수천 가지 다른 맛들을 구별할 수 있지만 맛은 다섯 가지 범주로 나뉘며 이들이 혼합되어 전체 맛이 나타납니다. 다섯 가지 맛으로는 단맛, 쓴맛, 신맛, 짠맛, 우마미 등이 있는데요. 우마미(Umami)맛은 고기맛, 짭짤한 맛이라고도 불립니다. 5가지의 맛을 구별하는 각 수용기 세포는 다섯 가지의 맛에 각각 다른 정도로 반응하지만 어느 한 가지에 가장 높은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어떻게 연구했는가

 

미국 모넬화학감각연구소(Monell Chemical Senses Center)의 세포생물학자 Mehmet Hakan Ozdener의 연구진은 쥐와 인간의 미각 세포를 배양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연구진은 미각 세포를 구성하는 분자들을 알아보기 위해 '칼슘 이미징(Calcium imaging)'이란 방법을 사용했는데요. 칼슘 이미징이란 세포 내 중요한 2차 신호전달물질인 칼슘의 농도를 이미지화함으로써 세포의 활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실험을 말합니다.

 

연구진은 칼슘 이미징으로 미각 세포의 경로를 확인했습니다. 확인한 결과 연구진은 미각 세포가 냄새 분자에 반응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미각 세포에 후각 수용체가 있다는 점도 발견했습니다.

대표적인 다섯 가지 맛. 출처: fotolia
혀에서도 미각과 후각이 상호작용할 수 있다. 출처: fotolia

"후각 수용체와 미각 수용체는 서로 다른 두 해부학적 위치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후각과 미각의 상호작용은 후각 신호와 미각 신호가 뇌에서 만나야 이뤄진다고 여겼다. 하지만 미각 세포에서도 후각과 미각이 상호작용할 수 있다" Ozdener가 말했습니다. 

 

Ozdener는 "맛을 담당하는 미각 세포에 작용하는 후각 수용체의 존재는 유전적으로 과식을 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극단적인 비만을 억제하기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며 이 실험의 의의를 드러냈습니다. 

 

미각 수용체 세포도 다른 곳에 존재해

 

후각 수용체 세포 뿐만 아니라 미각 수용체 세포도 다른 부위에 존재한다고 합니다. 췌장, 호흡계, 폐, 고환, 방광 등인데요. 단맛을 담당하는 수용체 세포와 쓴맛을 담당하는 수용체 세포는 둘 다 기도 내에서 발현되며 면역 및 방어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단맛과 쓴맛을 담당하는 수용체 세포는 특히 만성 부비동염을 포함한 호흡기 질환의 감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단맛과 쓴맛을 담당하는 수용체 세포는 호흡기관의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호흡기 내 염증 및 항균 활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좋은 약은 달고 쓴 법. 출처: fotolia
좋은 약은 달거나 쓴 법. 출처: fotolia

사람의 호흡기가 박테리아에 감염되면 호흡기 표면의 포도당 농도를 감소시켜 단맛과 쓴맛 수용체 세포의 자극과 신호전달을 억제합니다. 호흡기 질환에는 기본적으로 항생제를 처방하지만 기도에 있는 단맛과 쓴맛 수용체 세포를 자극하면 호흡기의 방어 기전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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