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적응 피로감 "오히려 뇌 보호해"
시차 적응 피로감 "오히려 뇌 보호해"
  • 강지희
  • 승인 2019.06.14 23:20
  • 조회수 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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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 적응은 몸에 피로를 부른다. 출처: fotolia
시차 적응은 몸에 피로를 부른다. 출처: fotolia

먼 나라로 해외 여행이나 해외 출장을 갔다오면 큰 피로를 느끼곤 합니다. 여러 요소가 있지만 뇌가 '시차 적응'을 더디게 하면서 생기는 현상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입니다. 시차 적응은 우리 몸의 '생체 시계'와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 몸의 생체 시계는 간뇌에 존재하며 24시간 주기로 활동합니다. 생체 시계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조절합니다. 멜라토닌이 주기적으로 많이 분비되면 잠을 잘 수 있죠. 하지만 미국과 유럽 같은 먼 나라로 가면 낮과 밤이 바뀌게 됩니다. 그러면 생체 시계가 미처 조정이 되지 않아 낮에 졸리고 밤에 잠이 오지 않는 등의 시차 적응으로 인한 피로가 발생합니다.

 

시차 적응으로 인한 피로가 알츠하이머와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나쁜 방향이 아닌 좋은 방향으로 말이죠. <Cell reports>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시차 적응으로 인한 피로는 신경 퇴행성 질환을 줄여줄 수 있다고 합니다.

 

초파리와 헌팅턴병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신경생물학 교수 라비 알라다(Lavi Allada) 교수는 초파리를 이용해 실험을 했습니다. 초파리는 곤충이지만 포유류인 인간과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뭘 봐, 작다고 얕보냐? 출처: pixabay
뭘 봐, 작다고 얕보냐? 출처: pixabay

초파리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좌반구와 우반구의 뇌를 지녔습니다. 공통적으로 도파민 신경세포도 갖고 있죠. 또한 인간의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20개의 유전자 중 19개를 초파리가 공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초파리와 인간은 생체 시계도 유사하다고 합니다. 초파리와 인간 둘 다 24시간을 주기로 활동하는데요. 24시간의 주기성을 갖는 모든 생리현상을 '일주기 리듬(Cradian rhythm)'이라고 부릅니다. 

헌팅턴병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출처: fotolia
헌팅턴병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출처: fotolia

연구진은 초파리의 헌팅턴병을 이용해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헌팅턴병은 신경퇴행성 질환이자 유전자 돌연변이입니다. 인간이 헌팅턴병에 걸리면 30~45세의 성인이 되면 몸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없고 기억력과 판단력이 흐려진다고 합니다.

 

알라다 박사는 "초파리가 헌팅턴병에 걸리면 생체 리듬 자체를 잃는다. 항상 깨어있거나 항상 잠들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초파리가 헌팅턴병에 걸리면 인간과 마찬가지로 뇌에 단백질이 축적되며 후에 사망한다고 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주기 리듬과 연관된 수면장애가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부족한 상황이었죠. 알라다 박사의 연구진은 일주기 리듬이 신경퇴행성 질환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알기 위해 초파리의 헌팅턴병을 이용해 연구했다고 합니다.

 

시차 조작했더니 초파리 뇌 더 살아나

 

연구진은 유전자 조작을 해 헌팅턴병을 가진 초파리들을 준비했습니다. 연구진은 조명이 20시간 주기로 켜고 꺼지는 상자를 만들어 시차를 조작했습니다. 그 다음 헌팅턴병을 가진 초파리들을 세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첫 번째 실험군 초파리들은 20시간 주기를 가진 상자에 들어갔습니다. 두 번째 실험군 초파리들은 일주기 리듬을 담당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켰죠. 대조군 초파리들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시차가 조작된 초파리들의 뇌가 더 오래 살았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시차가 조작된 초파리들의 뇌가 더 오래 살았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실험 결과, 어떤 방법으로든 시차를 조작한 두 실험군 초파리들이 대조군 초파리들보다 더 오래 살았다고 합니다. 초파리들의 뇌를 분석한 결과 실험군 초파리의 뇌는 대조군 초파리의 뇌보다 헌팅턴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이 축적된 양이 더 적었으며 뇌에 있는 신경세포의 수명도 좀 더 길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시차 적응이 초파리의 뇌에 주는 영향을 좀더 알아보기 위해 유전학적인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유전자가 단백질 접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말이죠. 어떤 원인이든 단백질 접힘이 잘못되면 신경 퇴행성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홉(Hop, Heat Shock Protein 70/90 Organizing Protein)'이라는 유전자에 중점을 뒀습니다. 홉 유전자는 일주기 리듬 뿐만 아니라 단백질 접힘을 담당한다고 하는데요. 연구진이 홉 유전자를 파괴시킨 결과 헌팅턴병을 일으키는 단백질과 죽은 뉴런의 수가 감소했다고 합니다.

 

알라다 박사는 "시차 적응으로 인한 약간의 스트레스가 신경을 보호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알리다 박사는 "헌팅턴병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에서도 시차 적응이 뇌를 보호할 수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 홉 유전자를 표적으로 해 연구를 진행하면 신경 퇴행성 질환의 진행을 늦출 수 있을 것"이라며 실험의 의의를 보였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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