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에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으면 마취가 잘 안 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손톱의 매니큐어와 마취가 정말로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실제로 수술 등 중요한 의료행위 전 의료진은 환자가 손톱에 매니큐어나 붕숭아물을 들였다면 지울 것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이런 의료진의 요청을 들어본 이웃님들도 계실 텐데요. 실제로 매니큐어와 봉숭아물 등은 마취 효력 여부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혈액순환 때문에 지우라고 한다
의료진이 매니큐어 등을 지우라고 요청하는 건 마취 때문이 아니라 혈액순환 때문이라고 해요. 손톱이나 발톱 등을 살펴 수술이나 시술 시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손발톱에 매니큐어·페디큐어가 칠해져 있으면 확인하기 곤란하겠죠. 붉은 피가 손끝과 발끝으로 순환되는 것을 살피지 못해 혈액순환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또 마취를 하게 되면 저산소증 여부를 알아봐야 하는데요. 이때 맥박산소화도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그런데 맥박산소화도의 검사 장치를 손톱에 연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료진이 매니큐어를 지우라는 요청을 한다고 합니다.
긴급한 상황이 생기면 손끝과 발끝으로 혈액이 제대로 가지 못해 핏기가 없어지는데 이때 응급조치가 필요합니다. 동맥혈관의 산소포화도가 90% 이하로 곤두박질치면 말초부분인 손톱과 발톱이 파랗게 질리는 청색증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으면 의료진이 이런 사태를 알기가 어려운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물론 혈액순환을 살피기 위한 다른 여러 장치나 방법이 있습니다. 맥박을 재는 장치를 사용하거나 이마를 손으로 짚어보는 등의 방법이 그것인데요. 하지만 손끝과 발끝을 살피는 것만큼 혈액순환을 간단한 살펴보는 방법은 없다고 합니다.
##참고자료##
- 스와 구니오, <마취의 과학>, 손영수, 서울:전파과학사, 2018.
- 신양식, <나의 천직 의사 아닌 마취과의사>, 서울:여문각,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