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정부는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수소를 자동차 연료와 전력생산을 위한 새로운 동력원으로 키우겠다는 장기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수소 연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혼합 가스에서 수소만을 선택적으로 골라내는 분리·정제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일부 금속 소재는 원자 상태의 수소만을 통과시키고 그 외 다른 가스는 거의 통과시키지 않아 혼합 가스에서 수소를 분리·정제하기 위한 분리막으로 사용할 수 있죠.
우수한 성능의 수소 분리막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소 분리막의 투과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분리막의 수소 투과도는 금속 분리막양단에 수소 압력 차이를 가한 후 시간에 따른 수소 투과량을 측정해 평가합니다. 기존에는 분리막 양단의 압력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수한 조건을 가정하고 투과도를 측정했는데요. 하지만 일반적인 실험조건에서는 수소가 투과되어 나오는 쪽의 압력이 점점 증가하기 때문에 측정된 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웠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에너지소재연구단 이영수 박사팀이 금속 수소 분리막의 수소 투과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Journal of Membrane Scienc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압력이 변하는 조건에서의 투과도를 해석하기 위해 수소 분리막 내부에서 시간에 따라 변하는 수소 농도를 시뮬레이션했는데요. 시뮬레이션 결과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덕분에 압력이 변하는 조건에서도 정확한 수소 투과도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연구했는가
기존 방법은 분리막 양단의 압력이 고정되어 있는 특수한 경우를 가정하는데 일반적인 실험 장치 구성에서는 투과되어 나오는 쪽의 압력이 시간에 따라 증가하게 됩니다. 압력 변화를 반영한 방법은 기체 분자가 해리되지 않고 투과하는 경우에는 연구가 많이 됐으나 수소 분자처럼 원자 상태로 해리되어 투과하는 경우에는 확립된 것이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분리막 소재의 투과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확립된 타임래그 방법(Time-lag method)을 사용했습니다. 타임래그 방법은 수소 분리막의 수소 투과도를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수소 분리막 양단에 순간적으로 압력 차이를 가한 후 시간에 따라 투과된 수소량을 도시하여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경과하면 단위 시간당 투과량이 일정해 지고 따라서 그래프가 직선으로 수렴해 가게 되는데요. 이 영역에서 근사한 직선의 절편과 기울기로부터 확산계수와 투과도 및 고용도를 구할 수 있습니다.
(푸른선) 기존 수식을 적용하여 얻은 투과도. 출처: KIST
연구팀은 기존 방법과 연구팀이 개발한 측정 방법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 방법으로 해석한 결과는 실제값과 2~30%이상 차이를 보이는 데 비해 KIST 연구팀이 개발한 방식은 오차범위 1% 내외로 99% 이상의 신뢰도를 보였습니다. 또한, 추가 실험이나 복잡한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고 기존 실험 데이터만을 가지고도 압력 변화 상황에서의 투과도를 간단하게 도출하는 방법도 제시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연구팀은 "본 연구에서 제시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금속 분리막 재료의 특성평가가 보다 정확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금속 분리막 재료가 널리 쓰이기 위해서는 가격이 저렵하고 성형성이 우수하고 수소 취화 저항성이 강한 합금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의 KIST 이영수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금속 수소 분리막의 정확한 특성 평가가 가능해졌으며, 신뢰성 있는 기초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리막 소재를 개발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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