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망까지 꿰뚫는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
신경망까지 꿰뚫는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
  • 강지희
  • 승인 2019.08.02 20:00
  • 조회수 397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체조직은 복잡한 구조 때문에 현미경으로도 그 내부를 관찰하기 어렵습니다. 빛이 다양한 세포들에 부딪히며 파면이 왜곡되기 때문인데요. 이런 파면 왜곡 현상 때문에 생체조직 내부 깊은 곳까지 관찰하기 어렵다는 일반 광학현미경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홀로그램 현미경이 등장했습니다.

 

고심도 생체영상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빛의 파면을 정량화하여 특정 깊이를 선택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분해 홀로그램 현미경은 빛의 세기만 관찰하는 일반 현미경과 달리 물체광과 참조광이라는 두 종류의 빛(레이저)을 이용해 빛의 세기와 위상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시분해 홀로그램 현미경은 특정 깊이에서 선택적으로 광신호를 획득해 내부 깊숙한 곳의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기술은 파면 왜곡을 극복하기 위해 파면을 측정하고 제어하는 일을 하드웨어적으로 반복해야 했기 때문에 영상 획득 속도가 느려 살아있는 동물의 관찰에 적용하긴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었습니다.

연구진이 개발한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이런 가운데 기초과학연구원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새로운 홀로그램 현미경을 개발했습니다.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절개 수술 없이도 살아있는 생물체의 신경망까지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개발했는가

시분해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의 원리.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시분해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의 원리.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진은 물체광과 참조광을 동조시키는 방식으로 기존보다 데이터 획득 속도를 수십 배 이상 향상시켰습니다. 연구진이 개발한 시분해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은 스캐닝 거울을 이용해 물체를 조명하는 빛과 참조광을 동시에 바꿔가며 되돌아 나온 간섭무늬를 기록하는데요. 초당 10장 정도의 이미지를 획득하는 기존 기술과 다르게 연구진이 개발한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은 초당 500장 정도의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연구진은 이 기술을 통해 파면을 측정하고 제어하는 반복적인 하드웨어 처리 과정 없이도 초점의 광신호를 백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는 파면 왜곡을 보정하는 성능이 백배 이상 향상됐다는 것으로, 더 깊은 곳까지 관찰하는 능력이 증가했다는 의미죠.

생체조직에서 일어나는 파면왜곡 보정기술.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생체조직에서 일어나는 파면 왜곡 보정 기술.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진은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을 이용해 형광표지 인자를 사용하지 않고 살아있는 제브라피쉬의 후뇌부에서 고해상도 뇌신경망 영상을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기존 방식의 시분해 홀로그램 현미경은 물체광과 참조광의 펄스면을 맞추기 위한 방법으로 액정 기반의 공간광변조기를 사용하여 샘플의 입사파를 변조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공간광변조기의 변환속도에 의해 영상 획득 속도가 제한되어 생체 영상에 어려움이 크다는 한계점이 있었죠.

 

또한 기존 대다수의 광학현미경 기술은 주로 부화한지 1주일 이내인 어린 제브라피쉬에 형광물질을 주입해 신경섬유 구조를 파악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제브라피쉬가 성장할수록 후뇌부를 덮는 부위에 비늘이 두껍게 형성돼 내부를 파악하기 어려웠기 때문인데요.

현미경으로 바라본 제브라피쉬의 후뇌부 신경망.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현미경으로 바라본 제브라피쉬의 후뇌부 신경망.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진이 물체광과 참조광을 동조시켜 개발한 초고속 스캐닝 현미경은 이보다 수십배 이상 영상 획득 속도를 향상시켰고 더불어 파면 왜곡 보정 알고리즘을 통해 초점 광신호를 백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런 영상 기술을 이용해 비표지 방식으로 살아있는 제브라피쉬의 후뇌부에서 고해상도의 뇌신경망 영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최원식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부연구단장.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최원식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부연구단장.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를 주도한 최원식 부연구단장은 "기존 광학 현미경 기술의 깊이 한계를 한 단계 뛰어넘은 것"이라며 "이 기술이 향후 뇌신경과학뿐 아니라 다양한 의생명 융합 연구와 정밀 측정이 필요한 산업분야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충청남도 보령시 큰오랏3길
  • 법인명 : 이웃집과학자 주식회사
  • 제호 : 이웃집과학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병진
  • 등록번호 : 보령 바 00002
  • 등록일 : 2016-02-12
  • 발행일 : 2016-02-12
  • 발행인 : 김정환
  • 편집인 : 정병진
  • 이웃집과학자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6-2024 이웃집과학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ontact@scientist.town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