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으로 배터리 만든다
소금으로 배터리 만든다
  • 강지희
  • 승인 2019.08.07 23:45
  • 조회수 9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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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후변화대응 및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에너지 사용의 효율화가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특히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에너지저장장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에 설치돼야 하며 대규모 전력 저장을 통해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러한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의 설치를 위해서는 경제성의 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경제성을 확보한 이차전지의 개발이 매우 중요하며 소재의 수급이 수월한 이차전지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여러 관점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기존의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우수한 성능을 갖고 있지만 리튬 및 코발트 등의 원재료는 특정 지역에서만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날이 갈수록 가격이 비싸지고 있어 세계 각지에서 리튬을 대체할 배터리를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트륨이온 이차전지는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원재료 수급 및 가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으며 실제로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소금으로 전지를 만든다? 출처: pixabay
먹지 마세요. 전지에 양보하세요. 출처: pixabay

나트륨이온 이차전지의 개발을 위해서는 배터리 내에서 실제 전기화학 반응에 참여하는 양극(+) 및 음극(-) 소재의 개발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지에 사용될 수 있는 전극 소재는 나트륨이온이 소재 내외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하죠. 바다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나트륨인 소금은 나트륨이온이 이동하기 어려운 구조로 구성돼 있어 나트륨이온 이차전지의 소재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학계에서는 소금 대신에 이러한 특성을 갖는 물질로 NaxMO2, NaMPO4 (M=Fe, Mn, Co, Ni), (M= Co, Fe, Mn, Ni) 등을 연구하고 있죠.

 

그런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단 정경윤 박사팀이 바닷물 속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소금의 주요 구성성분인 염화나트륨(NaCl)을 기반으로 하는 나트륨이온 이차전지용 전극 재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ACS Energy Letters>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KIST 연구진은 특별한 전기화학 공정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연구했는가

일반적인 구조(B1 Phase)와 나트륨 이온의 이동이 원활해진 구조(B2 Phase)
일반적인 구조(B1 Phase)와 나트륨 이온의 이동이 원활해진 구조(B2 Phase). 출처: KIST

연구진은 소금의 주요 화합물인 NaCl을 이용해 기본 상태에서 이차전지 전극 소재로 활성이 높지 않은 NaCl 화합물을 전기화학적으로 활성화하는 방법을 개발해 전극 소재에 적합한 구조로 만들었습니다. 이를 이차전지 전극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NaCl을 적용한 나트륨 이차전지의 모식도. 출처: KIST

연구진은 NaCl의 전기화학적 활성화를 위해 활성화 공정(즉, 예비 충전 단계)을 적용해 B1-NaCl에 나트륨이온 빈자리를 유도하고 B1-에서 B2-NaCl로의 부분 상전이를 유도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과정 중에 연구진은 나트륨 이온을 해당 화합물에 삽입했습니다. 이어지는 방전 과정에서 나트륨이온이 NaCl 구조로 다시 이동해서 전기화학적으로 활성인 B2-NaCl 상이 효과적으로 나트륨이온을 수용하고 나트륨이 풍부한 화합물 (NaxCl, x> 1)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활성 NaCl은 초기 방전 용량 267mAh/g을 나타냈으며 가역적으로 나트륨이온을 삽입 및 탈리하는 과정을 보여줬습니다.

 

본 연구는 에너지저장장치용 이차전지의 전극 소재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가 되며 매우 값싼 재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차전지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고 소재 수급의 문제를 낮출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정경윤 단장. 출처: KIST
정경윤 단장. 출처: KIST

KIST 정경윤 단장은 "이번 성과는 바닷물 속에 풍부한 소금을 이차전지 전극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해외 소재에 대한 의존성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고,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력저장용 이차전지의 개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고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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