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쥐 움직임 조종 성공
스마트폰으로 쥐 움직임 조종 성공
  • 강지희
  • 승인 2019.08.10 07:50
  • 조회수 1967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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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유전학은 빛으로 생체 조직의 세포들을 조절할 수 있는 생물학적 기술입니다. 신경 세포를 유전적으로 조작하여 빛에 반응하는 이온 채널을 발현합니다. 광유전학과 신경약물학은 주변 신경회로에 영향을 주지 않고 목표로 하는 뉴런이나 신경회로만을 빛 또는 약물, 혹은 그 둘의 조합을 이용해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전기자극을 활용한 방법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시공간적 해상도를 가져 최근 뇌 연구 및 뇌 질병 치료 목적으로 주목받고 있죠.

 

하지만 현재 뇌 연구에 일반적으로 쓰는 기기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커 뇌 조직 손상 우려가 있고 정교한 선택적 신경회로 제어가 불가했습니다. 하나의 다기능성 프로브(probe) 형태로 구현하기도 어렵습니다. 또한, 기존 기기는 실리카(silica)와 금속 등 고강성 재료로 제작돼 부드러운 뇌 조직과의 기계 특성적 간극이 나타나죠.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염증반응을 악화시켜 장기간 이식용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일반적으로 연구실에서 쓰이고 있는 광섬유 약물주입관 등은 뇌 이식 후 외부기기에 선이 연결된 형태로 사용해야 해 자유로운 행동을 크게 제약하게 됩니다.

스마트폰앱을 이용한 마이크로 LED 컨트롤. 출처: KAIST
스마트폰앱을 이용한 마이크로 LED 컨트롤. 출처: KAIST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와 미국 워싱턴대(University of Washington) 마이클 브루카스(Michael Bruchas) 교수 공동 연구팀이 스마트폰 앱 조작을 통해 약물과 빛을 뇌 특정 부위에 전달함으로써 신경회로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는 뇌 이식용 무선 기기를 개발했습니다.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기존 뉴럴 인터페이스용 도구들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초정밀 마이크로 공정기술, 전달인쇄기술, 그리고 생체직접형 임베디드 시스템 기술을 이용한 초소형, 무선 유연성 뉴럴 디바이스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쥐 조종 성공

개발된 뇌 이식용 무선 디바이스. 출처: KAIST
개발된 뇌 이식용 무선 디바이스. 출처: KAIST

연구팀은 중합체(polymer) 미세유체관과 마이크로 LED를 결합해 머리카락 두께의 유연한 탐침을 만들고 이를 소형 블루투스 기반 제어 회로와 교체 가능한 약물 카트리지와 결합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무선으로 마이크로 LED와 약물 전달을 제어할 수 있는 무게 2g의 뇌 이식용 기기를 구현했죠.

교체 가능한 약물 카트리지를 활용한 다양한 약물의 전달. 출처: KAIST
교체 가능한 약물 카트리지를 활용한 다양한 약물의 전달. 출처: KAIST

자세히 알아볼까요? 이상적인 약물 전달 디바이스는 임플랜트 후 추가적인 수술 없이 장기간에 걸쳐 약물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존의 금속으로 된 주사기 형태의 약물주입관이 갖는 일회성 약물전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필요할 때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약물 카트리지를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레고 블럭의 조립 원리를 이용해 유체 채널이 내재되어 있는 남성형과 여성형 레고 모양의 디바이스 파트들이 탐침 부분과 쉽게 조립 및 분리가 가능한 형태의 카트리지를 제작했습니다. 그래서 필요할 때마다 새로운 약물 카트리지를 결합함으로써 원하는 약물을 장기간에 걸쳐 뇌의 특정 부위에 반복 전달할 수 있죠.

 

연구팀은 약물 카트리지로 마이크로 전기 히터에 발생시킨 열을 이용해 폴리머를 팽창시킴으로써 약물을 분출시키는 유체 펌프를 내재하도록 설계하고 이를 여성형 레고 모양의 유체 채널과 결합해 구현했습니다. 

디바이스가 이식된 쥐의 사진. 출처: KAIST
디바이스가 이식된 쥐의 사진. 출처: KAIST

연구팀은 이 기기를 쥐의 뇌 보상회로에 이식한 후 도파민 활성 약물과 억제 약물이 든 카트리지를 기기와 결합했습니다. 그 후 간단한 스마트폰 앱 제어와 도파민 활성 약물을 이용해 원하는 타이밍에 자유롭게 움직이는 쥐의 행동을 증가 및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또한 연구팀은 쥐의 뇌에서 장소 선호도를 유도할 수 있는 부위에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주입해 신경세포가 빛에 반응하도록 처리했습니다. 그 후 연구팀은 쥐가 특정 장소로 이동했을 때 마이크로 LED를 켜 빛 자극을 통해 쥐가 그 장소에 계속 머물고 싶게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반대로 약물 전달을 통해 뇌 신경회로를 제어함으로써 쥐의 특정 장소 선호도를 없애는 데도 성공했다고 합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번 기술은 장기간의 동물 실험이 필요한 신약 개발뿐 아니라 치매, 파킨슨병 등 뇌 질환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 두개골 내에 완전히 이식할 수 있고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형태로 디자인을 발전시키는 확장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의 전망

김충연, 변상혁 박사과정, 정재웅 교수. 출처: KAIST
김충연, 변상혁 박사과정, 정재웅 교수. 출처: KAIST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정재웅 교수는 "빛과 약물을 이용한 신경회로 제어는 기존의 전기자극 방법보다 훨씬 더 정교해 부작용 없는 뇌 제어가 가능하다"며 "개발된 기기는 간단한 스마트폰 조작으로 뇌의 특정 회로를 빛과 약물을 이용해 반복적, 장기적으로 무선 제어가 가능해 뇌 기능을 밝혀내기 위한 연구나 향후 뇌 질환의 치료에도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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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웅 2019-08-13 03:49:21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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