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세우기? "공중부양까지 성공"
달걀 세우기? "공중부양까지 성공"
  • 강지희
  • 승인 2019.08.21 20:10
  • 조회수 76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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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출처: Wikimedia Commons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출처: Wikimedia Commons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발견해 새로운 항로를 개척한 스페인의 탐험가이자 항해사입니다. 동시에 신대륙의 원주민들을 학살한 콩키스타도르(정복자)이기도 했죠. 콜럼버스에게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콜럼버스의 항해가 대성공으로 끝난 후 에스파냐의 페르난도 국왕과 이사벨 여왕은 콜럼버스를 매우 환영했습니다. 추기경을 포함해 높은 신분의 사람들도 콜럼버스를 칭송했습니다. 콜럼버스를 시기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콜럼버스를 축하하기 위한 연회에서 참석자 중 한 명은 콜럼버스를 깎아내리는 말을 했습니다.

 

"콜럼버스, 설사 귀하가 인도 제도(서인도 제도)를 발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우리 에스파냐의 누군가가 귀하와 같은 일을 해냈을 것이오. 우리나라에는 세계와 지리학과 문학에 정통한 위대한 인물들이 얼마든지 있으니까 말이오"

 

이 말을 들은 콜럼버스는 덤덤한 얼굴로 웨이터에게 달걀 하나를 가져오라고 하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누구든 좋습니다. 이 계란을 탁자 위에 세울 수 있습니까?"

 

사람들은 계란을 세워보려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모두 보기 좋게 실패했죠.

 

"아무도 못하시겠습니까? 그렇다면 제가 해보죠"

 

콜럼버스는 계란 한쪽 끝을 톡톡 쳐서 깬 뒤 깨진 부분을 밑으로 해 달걀을 보기 좋게 세웠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코웃음을 쳤습니다. 그 때 콜럼버스가 정색을 하며 말했습니다.

남이 하고 난 뒤에는 이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쉬운 일이죠.

그러나 이렇게 아무 것도 아닌 일을 처음 시도하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아니 계란을 세우는 방법은? 출처: pixabay
코끼리를 냉장고에...아니 달걀을 세우는 방법은? 출처: pixabay

'콜럼버스의 달걀'은 달걀을 깼기 때문에 세우기에 성공했다는 의미보다는, 기존의 갇힌 사고를 뛰어 넘어 발상의 전환과 혁신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알렸다는 측면에 교훈이 있습니다. 저건 어떻게 보면 편법이자 꼼수죠. 달걀을 깨지 않고 달걀을 세울 수 있을까요?

 

있기는 있습니다. 날달걀을 하나 준비해 세게 흔들고 세우면 가능합니다. 날달걀의 노른자는 알끈이라는 기관 때문에 가운데로 고정됩니다. 달걀을 세우려 해도 무게중심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세울 수 없죠. 하지만 날달걀을 세게 흔들면 가운데 있던 노른자가 밑으로 향합니다. 그래서 오뚜기와 같은 무게중심이 생겨 날달걀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날달걀만 세울 수 있는 방법입니다.

테슬라, 너마저...? 출처: pixabay
테슬라, 너마저...? 출처: pixabay

그렇다면 삶은 계란을 포함해 모든 달걀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혁신을 보이기 위해 달걀 세우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천재 과학자인 '니콜라 테슬라'가 회전하는 자기장으로 계란을 돌려서 세운 방법이 있습니다. 남미 에콰도르에서는 원심력이 지면과 수직인 적도에서 계란 세우기에 성공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과학자들도 이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최근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이 전기 기술을 활용해 신개념 달걀 세우기를 선보였습니다. 달걀을 세우는 것을 넘어 공중부양까지 성공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세웠는가

 

KERI 최규하 원장을 비롯한 실험팀은 '초전도'라는 특수한 전자기 현상을 활용하면 계란을 세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초전도(Superconductivity)'는 금속 등의 물질을 일정 온도 이하로 냉각하면 갑자기 전기 저항을 잃고 전류를 무제한으로 흘려보내는 현상을 말합니다. 초전도체, 즉 초전도 상태가 된 물질은 내부로 자기장이 통과하지 못하고 밀려나는 일명 '마이스너 효과(Meissner effect)'라는 특성을 갖습니다. 자석 위에 초전도체를 갖다 대면 공중부양을 하는 신기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입니다.

실험팀은 이러한 초전도의 특성을 생각하며 달걀 밑에 자석을 접착제로 붙인 뒤 이 계란을 액체질소로 냉각된 초전도체 위에 올려봤습니다. 그 결과 초전도체 특유의 '마이스너 효과(Meissner effect)'로 달걀이 서는 것은 물론 공중부양까지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방법은 국내유일 전기전문 연구 기관인 KERI만의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합니다.

KERI 최규하 원장은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달걀 세우기를 시도했지만, 초전도 기술을 활용해 달걀을 세우는 것을 넘어 자기부상까지 성공시킨 사례는 KERI가 최초"라고 밝히며 "이렇게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첨단 전기 기술이 미래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KERI는 이번 '초전도 기술을 활용한 계란 세우기' 실험의 과정이 담긴 콘텐츠를 국‧영문으로 제작해 SNS 채널에 게재했습니다. 현재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가장 많은 SNS 채널(페이스북, 유튜브, 블로그, 포스트, 인스타그램, 네이버TV, 총 6개)을 통해 국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과학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KERI은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기기술 관련 다양한 궁금증을 해결해 주고 유익한 과학상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채널 운영을 통해 국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과학적 궁금증을 해소하는 소통 공간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 아서 셧클리프 <청소년을 위한 케임브리지 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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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0-14 18:56:18
이게 혁신적인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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