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만 정답' 맞힌 바로 그 화학 문제
'숙명여고 쌍둥이만 정답' 맞힌 바로 그 화학 문제
  • 강지희
  • 승인 2019.08.28 16:05
  • 조회수 6776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숙명여자고등학교. 출처: Wikimedia Commons
숙명여자고등학교. 출처: Wikimedia Commons

두 쌍둥이 자매가 있었습니다. 동생은 이과생이었고 언니는 문과생이었습니다. 이 두 자매는 아버지가 교무부장으로 일하는 숙명여자고등학교에 다녔습니다. 두 자매의 1학년 당시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이과생이었던 동생의 2017년 1학기 기말고사 성적은 전체에서 59등이었고 문과생이었던 언니의 1학기 성적은 전체에서 121등이었죠.

 

그런데 다음 학기 쌍둥이 자매의 성적이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이과생이었던 동생의 2학기 성적은 전체에서 2등, 문과생이었던 언니의 성적은 전체에서 5등으로 상승했죠. 2018년 1학기가 됐을 때 쌍둥이는 둘 다 전교 1등의 성적을 거둬 전교 1등상을 받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쌍둥이 자매가 엄청난 노력으로 성적을 올린 감동적인 이야기일까요? 2018년 7월 대치동을 중심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쌍둥이의 급격한 성적 상승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쌍둥이 자매의 아빠가 교무부장이라는 점을 감안해 모종의 상관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교육청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쌍둥이의 시험 성적은 여러 의혹을 불러왔다. 출처: pixabay
쌍둥이의 시험 성적은 여러 의혹을 불러왔다. 출처: pixabay

의혹이 커지자 경찰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수사한 결과 경찰은 쌍둥이 자매의 방에서 시험 정답이 적힌 암기장이 발견했습니다. 같은 학교의 재학생들은 쌍둥이 자매가 메모장 같은 것을 달달 외우고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수학과 물리 같이 풀이 과정을 중시하는 과목의 시험에서 쌍둥이 자매는 풀이과정을 생략하거나 적다만 답을 썼음에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합니다.

 

결국 교무부장 아버지는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처지가 됐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시험 답안을 유출해 시험을 치르는 등 숙명여고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쌍둥이 자매도 지난 23일 첫 재판을 받았습니다. 자매 측은 "무리한 기소"라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결정타는 화학 문제

 

쌍둥이 자매와 자매의 아버지가 비리를 저질러 성적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 된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결정타를 날린 건 바로 화학 문제였습니다. 화학 문제는 난이도가 낮은 문제였는데요. 대다수의 학생들은 답을 '15 : 11'로 적었지만 오답 처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쌍둥이 자매의 이과 동생만이 전교에서 유일하게 답을 10 : 11로 적어 정답 처리됐습니다.

 

쌍둥이 동생이 적은 답은 사실 화학 교사가 잘못 표기한 수정 전 '오답'이었습니다. 실제 정답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적어낸 15 : 11이었죠. 그런데 쌍둥이 동생만 수정 전 '오답'을 써낸 겁니다. 정재완 숙명여고 교장은 공개 인터뷰에서 '10:11로 오답을 적어낸 학생들도 꽤 있었냐'는 질문에 "그 학생 딱 한 명이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때문에 쌍둥이 자매가 기존에 작성된 정답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힘을 얻게 됩니다.

 

쌍둥이만 오답 낸 문제 풀어보자

 

쌍둥이만 정답 아닌 정답을 낸 화학 문제, 어떤 문제였을까요? 혹시 궁금하실까봐 준비했습니다. 함께 풀어보시죠.

 

그림은 C, H, O로 이루어진 화합물 (가)와 (나)의 구성원소별 질량비를 나타낸 것이다.

 

1. (가)와 (나)의 실험식을 구하시오

 

2. 같은 질량의 (가)와 (나)에 포함된 수소 원자수의 비를 구하시오(단, 가장 간단한 정수비로 나타내시오)

1번부터 풀어봅시다. 화학식은 분자식과 실험식으로 분류됩니다. 분자식은 분자를 이루는 원자의 종류와 개수를 나타낸 식을 말합니다. 실험식은 물질을 이루는 원자의 종류와 개수를 가장 간단한 정수비로 나타낸 식을 말하죠. 포도당을 예로 들어볼까요? 포도당의 분자식은 C6H12O6입니다. 실험식은 원자의 개수를 간단하게 나타내야 하기 때문에 원자 개수의 최소공약수인 6으로 나눠 CH2O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실험식을 구하려면 원소의 질량수와 질량비를 알아야 합니다. (가)를 먼저 풀어볼까요? 수소(H) 원자량을 1로 정의합시다. 탄소(C)의 원자량은 수소의 12배, 산소(O)의 원자량은 수소의 16배입니다. 탄소가 x, 수소는 y, 산소가 z만큼 있다고 정의하면 12x : y : 16z = 6 : 1 : 4의 비례식이 되는데요. 비례식을 등식으로 바꾸면

(12/6)X=Y=(16/4)Z
2X=Y=4Z

가 됩니다. 이를 다시 비례식으로 만들면

X : Y : Z = 2: 4: 1

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의 실험식은 C2H4O가 정답입니다. (나)도 (가)와 같은 방식으로 풀면 CH2O가 정답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2번 문제로 넘어갑시다. 1번 문제를 기초로 해 풀어봅시다.

 

(가)의 질량을 구하면 12(탄소질량수)×2X+1(수소질량수)×4X+16(산소질량수)×1X=44X가 됩니다. (나)의 질량을 구해보면12×Y+1×2Y+16Y=30Y가 되죠.

(가)와 (나)의 질량비 총합은 1이므로 44X=30Y이고 X=30/44Y

(가)의 수소질량은 (44/11)X=4X, (나)의 수소질량은 (30/15)Y=2Y이므로

가:나=> 가/나= 4X/2Y = 2×X/Y= 2×(30/44Y)/Y = 60/44 = 15/11이 됩니다.

 

사실 이런 방식이 없어도 저 문제는 충분히 풀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수학 지식만 있어도 가능하죠. (가)와 (나)의 질량비의 총합은 공통적으로 1이기 때문에 H의 질량비 분모의 최소공배수를 곱해 가장 간단한 자연수 비로 만들면 답이 금방 나옵니다. 11와 15의 최소공배수는 165죠? (가)와 (나)의 수소 질량비에 165를 곱하면 답은 15 : 11로 나올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조향숙, 강응규, 이희나 <내 옆의 선생님 완자 - 화학I>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ㅋㄹ 2019-09-05 09:34:04
중학생도 조금 똘똘하면 2번 문제는 주어진 정보만 가지고도 맞힌다ㅋㅋ

근데 이과 1등인 애가 저걸 틀린다?ㅋㅋㅋ

동한 2019-09-03 17:57:06
글쓰려다가 로봇아니다정보입력하다보니 까먹엇네 아 늙어가는구나

  • 충청남도 보령시 큰오랏3길
  • 법인명 : 이웃집과학자 주식회사
  • 제호 : 이웃집과학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병진
  • 등록번호 : 보령 바 00002
  • 등록일 : 2016-02-12
  • 발행일 : 2016-02-12
  • 발행인 : 김정환
  • 편집인 : 정병진
  • 이웃집과학자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6-2019 이웃집과학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ontact@scientist.town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