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펭귄 커플의 '부성애 비밀'
수컷 펭귄 커플의 '부성애 비밀'
  • 강지희
  • 승인 2019.09.04 22:15
  • 조회수 2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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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동물원에서 독특한 커플이 화제가 됐습니다. '스키퍼'와 '핑'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마리의 수컷 임금펭귄 커플이었는데요. 이 커플은 동물원에 버려진 펭귄 알을 돌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알을 낳은 어미는 알을 버리고 떠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스키퍼와 핑은 이미 죽었는지 아니면 태어날지 알 수 없는 알을 키우고 있었다고 합니다.

덴마크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습니다. 2018년 덴마크 오덴세 동물원에서 수컷 동성 커플이 부모 펭귄의 새끼를 납치했거든요. 엄마 펭귄은 수영을 하러 떠나고 아빠 펭귄이 어디론가 떠난 사이 펭귄 커플은 새끼를 갖고 싶은 마음에 그 틈을 노린 겁니다. 하루가 지나 부모가 새끼를 찾자 부모와 동성 커플 간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결국 사육사는 새끼를 부모에게 돌려주고 커플에게는 한 암컷 펭귄이 낳은 알을 주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지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과학아카데미 스테인하트수족관에서 15년 간 펭귄과 교류한 큐레이터 Vikki McCloskey는 "동물 간의 동성애는 새로운 일이 아니며 야생에서도 동물원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McCloskey는 "알을 돌보려면 강한 유대감을 가진 파트너가 필요하다. 직접 사냥을 하면서 알을 품을 수는 없다. 전 세계 동물원에서 동성 커플의 펭귄들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만약 동성 커플 펭귄이 자손을 키우는 데 성공한다면 커플은 상당히 강한 결합을 이루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금펭귄(King Penguin, Aptenodytes patagonicus)은 모든 펭귄 중에서 황제펭귄(Emperor Penguin, Aptenodytes forsteri) 다음으로 덩치가 크며 체중이 많이 나가는 종입니다. 임금펭귄은 황제펭귄과 유사하게 생겼습니다. 덩치가 크고 검은색 등에 노란색 무늬가 인상적인 목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점도 있습니다. 황제펭귄과 임금펭귄의 목 무늬가 자세히 보면 다르게 생겼습니다.

임금펭귄의 새끼(좌측). 출처: pixabay
임금펭귄의 새끼(좌측). 출처: pixabay

황제펭귄과 임금펭귄은 새끼 생김새도 매우 다르게 생겼습니다. 임금펭귄의 생김새는 키위새를 연상케 합니다. 황제펭귄의 새끼는 영화 <해피 피트>에 나온 것처럼 매우 귀여운 편인데요.

사랑스런 황제펭귄 가족. 출처: pixabay
사랑스런 황제펭귄 가족. 출처: pixabay

황제펭귄과 임금펭귄은 공통적으로 부성애가 풍부합니다. 펭귄 암컷이 알을 낳고 먹이를 찾으러 떠나면 수컷은 24시간 내내 발등 위에 알을 품고 지킵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코끼리가 울고 있을 때>의 저자이자 동물학자 제프리 무세이프는 "펭귄 아빠들은 영하 60도의 얼음바닥 위에 서서 시속 160km의 이상의 눈보라를 견뎌내며 4개월가량 음식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은 채 알을 품는다"고 말했습니다.  

 

수컷 펭귄은 발등에서 알이 떨어질까봐 노심초사하면서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알을 품습니다. 수컷 펭귄은 쫄쫄 굶으면서도 새끼들이 부화하면 '펭귄 밀크'라는, 위벽에 저장해놨던 음식물을 토해내 새끼에게 먹입니다. 먹이를 구하러 떠난 암컷 펭귄이 돌아오면 수컷 펭귄은 배우자에게 새끼를 맡기고 먹이를 찾으러 떠납니다. 

 

예외도 있다

 

McCloskey는 "변수가 있는 법"이라며 펭귄이 알을 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야생에서 암컷 파트너가 돌아오지 않으면 수컷 펭귄은 '부성'보다 '생존'을 우선시해 알을 버리고 먹이를 찾으러 떠난다는 겁니다. 동물원의 펭귄의 경우 나이에 제약을 받거나 알의 태아가 발육을 멈추는 등 사회적인 이유로 알을 버립니다.

 

McCloskey는 "펭귄 중 오히려 이성 커플이 알을 버리고 동성 커플, 그 중에서 수컷 동성 커플이 자손을 키우며 양육하는 일을 훌륭히 해낼 때도 있다. 자연에서 정해진 규칙이란 없다. 제일 중요한 것은 생존 가능한 자손을 낳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 김고연주 <우리 엄마는 왜? : 인간적으로 궁금한 엄마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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