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나 갤럭시 기어와 같은 스마트 워치를 착용한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웨어러블 기기가 일상에 보급되면서 관련 분야의 연구 또한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착용만으로 상태와 환경을 실시간으로 손쉽게 감지할 수 있는 '웨어러블(wearable) 센서'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웨어러블 센서는 여러 소재와 결합해 모양과 기능이 다양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섬유 형태의 웨어러블 센서는 유연하면서도 일반 섬유에 직조할 수 있어 가장 이상적인 플랫폼으로 여겨집니다.
멍게껍질이 재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정현수 박사와 이승기 박사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희태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후처리 공정이 필요없고 연속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섬유형 이산화질소(NO2)센서를 개발했습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바로 웨어러블 센서의 소재가 '멍게껍질'과 '탄소나노튜브'로 만든 복합섬유라는 점입니다.
연구진은 버려지는 멍게껍질에서 나노셀룰로오스를 추출하고 탄소나노튜브와 결합해 복합섬유를 제조했습니다. 참고로 셀룰로오스는 녹색 식물이나 다양한 형태의 조류 및 난균류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물질인데요. 나노셀룰로오스는 유기화합물인 셀룰로오스를 나노(10억분의 1) 수준으로 분해한 물질을 말합니다.
이 복합섬유는 유연하면서도 기존에 발표된 섬유형 가스 센서 대비 10배나 강한 물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 섬유와 직조가 가능한 것도 주요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연구팀은 이 복합섬유를 삽입한 직물을 만들어 유해가스인 이산화질소를 감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심지어 싸다!
특히 이미 산업화돼 있는 일반 습식방사법으로 복합섬유를 연속 생산할 수 있어 향후 값싼 웨어러블 가스 센서를 상용화하는 데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연구에 쓰인 소재 가격만으로 제조 비용을 산출한 결과 섬유 1m당 약 10원(0.01달러) 미만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존에 가스센서는 구현해야 하는 기능적 스펙이 높고 가격 경쟁력 또한 갖춰야 해 진입장벽이 높았습니다.
이에 지금까지 일본, 미국, 유럽이 보유하고 있는 금속산화물 기반의 반도체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이 국가들이 글로벌센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 50% 이상의 센서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센서 기술의 의존도를 생각해봤을 때, 이번에 개발된 센서는 국내에 원천 기술력을 보유한 탄소나노소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습니다.
KIST 정현수 박사는 "본 연구는 웨어러블 센싱 소재로써 갖춰야 할 기본 물성들을 재료의 복합화를 통해 효율적으로 한 번에 제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향후 이산화질소 외에 다른 유해가스 검출용 웨어러블 소재를 경제성 있게 개발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소재 분야 유명 국제저널인 <ACS Nano>에 게재됐습니다.
##참고자료##
- Cho, Soo-Yeon, et al. "Continuous Meter-Scale Synthesis of Weavable Tunicate Cellulose/Carbon Nanotube Fibers for High-Performance Wearable Sensors" ACS nano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