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충돌 당시 '현장 기록 발견'
소행성 충돌 당시 '현장 기록 발견'
  • 함예솔
  • 승인 2019.09.16 18:50
  • 조회수 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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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멸종시킨 소행성 충돌 상상도. 출처: NASA/Don Davis.
공룡 멸종시킨 소행성 충돌 상상도. 출처: NASA/Don Davis.

6천 6백만 년 전 공룡이 지구에서 자취를 감출 당시 지구에는 작은 도시 크기의 소행성이 충돌했습니다. 그 흔적은 북아메리카 남쪽과 남아메리카 위쪽 사이 '칙술루브 푸에르토'라는 이름의 크레이터로 남아 있습니다. 이 크레이터의 직경은 약 185km, 깊이는 20km에 달하는데요. 당시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 지구물리학연맹(AGU)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연구를 보면 소행성 충돌로 1.5km 높이의 쓰나미가 발생했고 이는 전 세계의 바다를 뒤엎었습니다. 

당시 소행성은 멕시코만의 얕은 바다에 떨어졌고 강력한 충돌 때문에 충돌지점의 물이 모두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이후 물은 급격히 크레이터로 다시 밀려들어온 다음 충돌로 인해 들려버린 지각과 맞닿으며 '붕괴파(collapse wave)'를 만듭니다. 이윽고 다시 밖으로 밀려나갔습니다. 산불도 발생하고 엄청난 양의 황 성분이 대기로 방출되며 태양을 가려 지구를 냉각시켰습니다. 

 

공룡 사라지던 날, 분화구 가득 메운 암석들

 

이는 과학자들이 그동안 연구한 자료에 기반한 시나리오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PNA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텍사스대학교(The University of Texas) 연구진은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 직후 24시간 이내에 충돌 분화구를 가득 메운 암석들을 발견했습니다. 이 시나리오의 구체적인 증거를 찾아낸 셈이죠. 이 연구에는 24명 이상의 과학자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이 기여했습니다. 또 분화구가 어떻게 생겼으며, 이 충돌구에서 얼마나 빠르게 생명체들이 회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분화구를 메운 암석들. 과학자들은 사암, 석회암, 화강암 등이 녹고 부서진 암석을 발견했다. 이 지역의 암석에는 원래 황이 다량 함유돼 있었지만 분화구의 암석에는 황이 거의 없었다. 소행성 충돌의 충돌여파로 황이 황산염 에어로졸 형태로 대기중으로 방출된 것 같다. 출처: The University of Texas/International Ocean Discovery Program.
분화구를 메운 암석들. 과학자들은 사암, 석회암, 화강암 등이 녹고 부서진 암석을 발견했다. 이 지역의 암석에는 원래 황이 다량 함유돼 있었지만 분화구의 암석에는 황이 거의 없었다. 소행성 충돌의 충돌여파로 황이 황산염 에어로졸 형태로 대기중으로 방출된 것 같다. 출처: The University of Texas/International Ocean Discovery Program.

발견된 암석에는 숯(charcoal) 조각들, 쓰나미가 역류하며 유입된 뒤섞인 암석들 그리고 눈에 띄게 결여된 황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텍사스대학교 지구물리학연구소 연구교수인 Sean Gulick은 "이 암석들은 공룡을 사라지게 만든 대재앙의 여파를 가장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암석 중 일부"라며 "이는 목격자의 위치에서 당시 충돌 과정을 알려 준다"고 말했습니다.

 

Sean Gulick 교수에 따르면 이 암석들은 2016년 유카탄 반도(Yucatan Peninsula) 연안의 충돌 현장에서 암석을 시추해 회수하는 '국제해양탐사프로그램(International Ocean Discovery Program, IODP)' 때 회수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인 텍사스대학교 지질학과  Sean Gulick교수(오른쪽)와 공동저자인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 대학교(Imperial College London) Joanna Morgan교수. 국제해양탐사프로그램(IODP)때 분화구의 코어 샘플을 채취하는 모습. 출처: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Jackson School of Geosciences.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인 텍사스대학교 지질학과 Sean Gulick 교수(오른쪽)와 공동저자인 영국의 임페리얼칼리지대학교(Imperial College London) Joanna Morgan교수. 국제해양탐사프로그램(IODP)때 분화구의 코어 샘플을 채취하는 모습. 출처: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Jackson School of Geosciences.

충돌 후 몇 시간 내로 분화구를 가득 메운 대부분의 물질은 충돌 현장에서 만들어지거나, 주변의 멕시코만(Gulf of Mexico)에서 분화구로 다시 쏟아져 들어오는 바닷물에 휩쓸려 왔습니다. 당시 분화구에는 하루 만에 온갖 물질이 약 129m 높이로 축적됐습니다. 이이는 지질기록 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였습니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쌓였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을 암시합니다. 이 암석들에 당시 소행성 충돌 후 몇 분, 몇 시간 내에 분화구 주변과 주변 환경에서 일어났던 일이 기록돼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리고 지구 생명체의 75%를 멸종시킨 충돌의 여파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됐는가에 대한 단서 역시 남아 있다는 말이 됩니다.

 

Gulick 교수는 당시 지역적 수준에서는 지옥 같은 짧은 순간과 오랫동안 지속되는 지구의 냉각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묘사합니다. "(공룡)은 튀겨졌다가 다시 냉동됐다"라며 "그날 모든 공룡이 죽은 것은 아니지만 많은 공룡들이 절멸했다"고 말합니다. 연구진들은 이 소행성 충돌은 2차 세계대전 때 사용됐던 원자폭탄 100억개와 맞먹는 위력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폭발은 수 천 km 떨어진 나무와 식물을 불태웠고, 내륙인 일리노이에 도달할 정도의 엄청난 쓰나미를 형성했습니다.

 

이 분화구 안에서 연구원들은 숯과 화학적으로 토양 균류와 관련 있는 생물 지표를 나타내는 발견했습니다. 모래층 내부 혹은 바로 위에서 발견되는 것을 보아 이는 역류하는 바닷물에 의해 퇴적된 것으로 보입니다. 암석 내에 있는 숯은 물이 쓰나미의 물이 빠져나가며 크레이터 안으로 빨려들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 충돌분화구 전문가인 Jay Melosh 교수는 산불의 증거를 찾는 것은 과학자들이 소행성 충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구 멸망의 날? 출처: pixabay
지구 멸망의 날? 출처: pixabay

그러나 이번 연구의 가장 주요 시사점 중 하나는 코어샘플에 황이 없다는 점입니다. 충돌 분화구 주변 지역은 황이 풍부한 암석들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코어 샘플에는 황이 없었습니다. 이는 소행성 충돌이 분화구 주변의 황이 풍부한 광물을 기화시켜 황을 대기로 방출했다는 이론을 뒷받침해줍니다. 이는 지구의 기후를 황폐화시켰는데요. 태양빛을 반사해 지구를 냉각시켰습니다. 연구원들은 당시 충돌로 인해 적어도 3,250억t의 황이 방출됐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이는 인도네시아 남서부의 있는 크라카타우(Krakatoa) 화산이 1883년 폭발하던 당시 분출된 황보다 4배나 더 큰 규모입니다. 이는 5년간 지구 기후를 평균 16.5℃ 냉각시켰을 것입니다. 

 

결국 소행성이 충돌했던 부근은 엄청나게 파괴됐지만, 공룡을 포함한 지구상 대부분의 생명체를 절멸시킨 건 바로 전지구적인 기후 변화였습니다. Gulick교수는 공룡을 죽인 진짜 범인은 '대기'였다고, 전지구적 규모의 대량 멸종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또한 대기 효과뿐이라고 말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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