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행성, 두 개의 연구 나왔다
하나의 행성, 두 개의 연구 나왔다
  • 함예솔
  • 승인 2019.09.26 10:40
  • 조회수 4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2-18b행성. 출처: ESA/Hubble, M. Kornmesser
K2-18b행성. 출처: ESA/Hubble, M. Kornmesser

수증기와 액체 상태의 물을 뿌릴 수 있는 구름을 가진 외계행성을 발견했습니다. 이 행성은 지구에서 약 110광년 떨어진 적색왜성 근처의 거주가능 영역(habitable zone)에 있는 'K2-18b'행성입니다. 이 행성을 대상으로 최근 두 개의 새로운 연구가 대중에게 공개됐습니다. 지난 9월 10일 아카이브(arXiv)에 게재된 연구와 그 다음 날인 9월 11일 피어리뷰(peer-reviewed)를 마친 논문이 <Nature Astronomy>에 게재됐습니다.

 

두 연구 모두 K2-18b행성의 대기에서 수증기를 검출해냈는데요. 이 두 연구 모두 허블 우주망원경( Hubble Space Telescope)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이용해 이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참고로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는 공개적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해당 분야의 연구자는 누구나 이용 가능합니다.

 

아카이브에 게재된 연구는 몬트리올대학교(University de Montréal) 외계행성 연구소 연구원인 Björn Benneke가 이끄는 연구팀이 진행했습니다. 참고로 아카이브는 '출판 전의 논문'을 수집하는 웹사이트인데요. 논문을 정식으로 내기 전에 자기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먼저 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는 곳입니다. <Nature Astronomy>저널에 게재된 연구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UCL)의 연구진입니다.

 

두 연구 모두 K2-18b행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이지만 동일한 결론이 도출되진 않았는데요. 가령, UCL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서는 이 외계행성을 '슈퍼지구(Super-Earth)'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몬트리올대학교 연구진은 슈퍼지구라는 말 대신 '미니-해왕성(mini-Neptune)'이라고 지칭했습니다. 또한, 몬트리올대학교 연구진의 연구에서만이 이 외계행성의 대기에서 액체 상태의 물로 이뤄진 구름마루(cloud deck)의 증거를 제공합니다.

 

참고로 구름마루란 꼭대기 부분이 뚜렷한 적란운을 말합니다. 하지만 두 연구에서는 뚜렷한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바로 이 외계행성의 대기에 수증기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그럼 각각의 연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K2-18b 행성에서 구름마루(Cloud deck) 발견

외계 행성. 출처: Fotolia
외계 행성. 출처: Fotolia

2015년 NASA의 케플러 우주망원경(Kepler Space Telescope)은 K2-18b라는 외계행성을 발견했습니다. 지구로부터 110광년 떨어진 거주가능 영역(habitable zone)의 지구보다 크기 약 2배, 질량은 8배 더 육중한 행성입니다. 이 행성은 적색왜성과 적절한 거리를 공전합니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복사량과 비슷할 정도의 복사선을 받습니다. 

 

이전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대기 중에 수증기가 있는 거대 가스 행성(gas giant)들을 발견한 적은 있지만, K2-18b 행성은 대기에서 수증기가 발견된 행성 중 가장 규모가 작은 행성입니다. 그런데 아카이브에 게재된 Björn Benneke 연구팀의 연구에서는 심지어 이 행성에 액체 상태의 비를 내리게 하는 구름이 있다고 제시합니다.

 

Björn Benneke에 따르면 이 행성은 진공청소기처럼 엄청난 양의 가스를 암석에 고착시키며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으로 이 행성은 반지름이 2배 이상 증가하고 부피를 8배 이상 증가시켰을 거라고 합니다. 이 같은 결론을 내리기 위해 연구진은 허블우주망원경을 이용해 2016년부터 2017년까지 항성 앞을 지나는 K2-18b 행성을 8차례 분석했다고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행성 대기의 물 분자의 뚜렷한 흔적을 감지했습니다. 

 

Benneke 교수에 따르면 이 행성에서 수증기의 검출은 비교적 초기에 명확히 확인됐습니다. 동료 연구진들과 K2-18b 행성에 액체 상태의 물방울로 이뤄진 구름이 존재할 가능성의 증거를 제시하기 위해 새로운 분석 기법을 개발했습니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액체 상태의 물과 수소를 발견했습니다. 또한 거주 가능 영역(habitable zone) 내에 있기에 이곳은 생명체가 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행성은 대기가 심히 두꺼워 높은 압력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만약 이 행성에 생명체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상상하는 생명체의 모습은 아닐 겁니다. Benneke 교수는 "이 행성에 생명체가 있다고 하더라도 기어다니는 동물은 없을 것"이라며 "이 행성은 지표가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K2-18b 행성의 대기에서 수소, 헬륨 분자 발견

 

<Nature Astronomy>저널에 게재된 연구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UCL) 천문학자들이 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으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 K2-18b행성 대기의 수증기를 포착했습니다. 만약 추가적인 연구로 확인된다면, 이 행성은 대기 중에 수증기가 있으면서 암석으로 이뤄진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온도를 가진 유일한 외계행성입니다. 단,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것이라는 예측은 이 행성이 미니-해왕성(mini-Neptune)이 아닌 지구형 행성으로 밝혀졌을 때에만 성립됩니다.

적색왜성의 활발한 활동 수준을 감안할 때 K2-18b 행성은 고에너지방사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이 때문에 생명체가 살기에 지구보다는 가혹한 환경일 겁니다. UCL연구진은 허블 우주망원경이 2016년~2017년까지 관측한 아카이브 데이터를 활용해 K2-18b 행성 대기로 들어오는 모항성의 광필터를 분석할 수 있는 오픈 소스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그 결과 수증기의 분자 특징이 밝혀졌고, 이 행성의 대기의 수소와 헬륨의 존재한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수증기에는 질소와 메탄과 같은 다른 분자가 존재할지도 모르지만, 현재의 관측으로는 이 분자들을 검출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대기에 물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구름은 얼마나 많은지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충청남도 보령시 큰오랏3길
  • 법인명 : 이웃집과학자 주식회사
  • 제호 : 이웃집과학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병진
  • 등록번호 : 보령 바 00002
  • 등록일 : 2016-02-12
  • 발행일 : 2016-02-12
  • 발행인 : 김정환
  • 편집인 : 정병진
  • 이웃집과학자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6-2024 이웃집과학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ontact@scientist.town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