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비밀 밝혀주는 사진 기법 등장
화석 비밀 밝혀주는 사진 기법 등장
  • 함예솔
  • 승인 2019.09.24 09:00
  • 조회수 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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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에 남은 생명체의 흔적만 가지고, 실제 생명체의 모습을 얼마나 정확히 복원할 수 있을까요.

 

생물이 화석으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뼈, 이빨, 껍데기 같은 단단한 부분이 필요합니다. 또, 생물의 유해는 훼손되기 전 빠르게 퇴적물에 묻혀야 합니다. 그리고 생물체를 이루고 있던 원래 성분은 재결정, 탄화작용, 치환 등의 화석화 작용을 받아야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아무리 잘 보존된 화석이라고 하더라도 때론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그 안에 숨겨져 있습니다. 가령 생명체의 연조직(soft tissue)이나 백 만년 전에 먹은 음식물이 그대로 보존됐을 수 있죠. 이런 식으로 화석들은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특징을 가지기도 하는데요. 문제는 이러한 중요한 정보들은 잘 포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화석 속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라

 

그런데 오스틴의 텍사스대학교(The University of Texas) 연구진들이 개발한 새로운 사진 기법 덕분에 그동안 우리 눈에 띄지 않았던, 화석의 숨겨진 비밀을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progressive photonics'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다양한 빛의 범위에서 표본 사진을 촬영하는 것과 관련 있습니다. 해당 연구는 <Journal of Paleontological Techniques>에 게재됐습니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이 기술의 장비, 방법, 예시 등을 설명했습니다. 참고로 뷰트화석국립박물관(Butte National Monument)의 Arvid Aase 또한 공동 저자로 참여했습니다.

어머, 안보이던 부분이 보이잖아? 출처: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어머, 안보이던 부분이 보이잖아? 출처: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이 기술은 사진 자료를 향상시키고 다각화해 화석으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찾아내는 게 목표인데요. 이 기술을 사용해 얻은 사진 자료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이 기술을 개발한 텍사스대학교 잭슨 스쿨의 지구과학과 소속 연구원인 Mike Eklund은 "몇 가지 간단한 원리를 적용해 이미지의 품질을 향상시켰고 화석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아기 상어다~ 출처: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아기 상어다~ 출처: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화석을 연구할 때 전통적으로 쓰이는 표준방법은 왼쪽 상단에 광원을 비춰 표본을 촬영하는 겁니다. 이는 학술지 전반에 걸쳐 일관된 빛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조건에서는 보이지 않는 화석의 특징들을 찾아낼 순 없었습니다. 그래서 암석과 혼재돼 있는 연조직 같은 화석 표본의 경우 준비 과정에서 부주의하게 파괴되거나, 조사할 때 미쳐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Eklund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 어린 아기 상어의 화석을 조사하면서 이 기술을 적용했고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을 상어의 아가미, 피부, 신경다발 등을 포착해낼 수 있었습니다.

 

Eklund은 "이 표본은 수집되고 수 십년 동안 아무도 그 세부적인 특징들을 알아내지 못했다"며 "연조직은 과거에 흔히 놓치기 쉬운 부분 중 하나인데 이제 우리는 이 부분을 더 잘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통적인 조명 아래에서는 전문가들이 화석을 복원할 때 이 같은 상세한 특징들을 발견해내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화석이 온전하게 복원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이는 그 표본을 가지고 연구하는 모든 연구 결과물들이 실제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걸 시사합니다. 

 

 쉽고 간편하고 성능좋은 기술


Progressive photonics 기술은 편광(polarized light), 경사광(oblique light), 형광(florescent lighting) 등을 조합을 이용해 17개의 샷 시퀀스(shot sequence)를 표준으로 합니다. 이 빛은 화석을 주변암석과 구별시켜주고 연조직 확인할 수 있게 해주며 인간이 화석을 복원하며 접착제를 붙였는가와 같이, 인간의 개입 여부를 알아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즉, 지질학적, 생물학적, 인공학적 특징을 더 잘 보이게 해주는 기술인 셈입니다. 이는 과학자들이 화석 표본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깨진 조각들을 이어 붙인 화석 표본. 자외선에서 보니 깨진 부분 잘 보이네. 출처: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깨진 조각들을 이어 붙인 화석 표본. 자외선에서 보니 깨진 부분 잘 보이네. 출처: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Eklund는 지난 8년 간 이 기술의 개발을 주도해왔습니다. 이 기간 그는 익룡 화석에서 날개막(wing membranes)을 발견했고 고대 파충류의 위에 있는 내용물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화석이 복원될 때 페인트와 회반죽 아래의 균열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해 잭슨 스쿨 소장품 중 아시아 코뿔소 화석을 분석했고, 이 화석에서 페인트, 회반죽, 발견되지 않은 뼈들까지 추가된 물질이 너무 많아 연구 표본으로는 전혀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아시아 코뿔소 화석.. 믿을 수 없나. 출처: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아시아 코뿔소 화석.. 믿을 수 없나. 출처: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이 기술은 접근성 측면에서도 뛰어난데요. 장비를 모두 기성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과, 촬영 후 사진을 따로 처리해야하는 과정도 필요 없으며 사진 촬영에 단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간편함이 있습니다. 이는 화석 표본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특징까지 모두 검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Eklund는 향상된 포토닉스(photonics) 정보를 이용해 밝혀낼 수 있는 잠재적인 정보들이 많이 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촬영이 쉽고, 화석 표본의 화학 첨가물이나 변형 뿐만아니라 구조에 대해서도 더 잘 해석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 기술 덕분에 밝혀질 화석의 비밀은 또 얼마나 세상을 놀라게 할까요?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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