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먼지, '생명체 폭발 증가' 불러와?!
소행성 먼지, '생명체 폭발 증가' 불러와?!
  • 함예솔
  • 승인 2019.10.03 20:25
  • 조회수 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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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이 지구 생명체에 영향을 준 사건을 꼽으라면 보통의 경우 공룡을 멸종시킨 '칙술루브 푸에르토' 크레이터를 꼽습니다. 그런데 4억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소행성이 지구 생명체에 영향을 미친 더 극적인 순간이 있었습니다. 

공룡 멸종시킨 소행성 충돌 상상도. 출처: NASA/Don Davis.
공룡 멸종시킨 소행성 충돌 상상도. 출처: NASA/Don Davis.

<Science Advance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당시 소행성대의 충돌이 너무 빈번해서 태양계는 엄청난 먼지로 뒤덮였는데요. 당시 몇 가지 변화들을 고려해봤을때 이 먼지들은 지구상에 생명체가 번성할 수 있도록 모종의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소행성이란

크기 다양한 소행성들. 출처: AdobeStock
크기 다양한 소행성들. 출처: AdobeStock

때때로 작은 행성이라고 불리는 소행성들은 약 46억년 전 우리 태양계가 형성되던 초기의 남겨진 물질입니다. 태양계 초기의 우주 암석들은 주로 화성과 목성 사이에 존재하는 소행성대(asteroid belt)에서 발견됩니다. NASA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소행성 수만 796,971개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곳에 있는 소행성의 크기는 매우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베스타(Vesta)는 가장 큰 소행성으로 직경이 약 530km에 달합니다. 반면 직경이 10m 미만의 작은 소행성들도 있습니다. 모든 소행성의 총 질량은 달의 질량보다 적다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소행성들은 불규칙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몇몇의 소행성들은 거의 구형에 가깝기도 합니다. 소행성들은 타원 궤도를 그리며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데요. 공전과 동시에 자전도 합니다. 그러면서 때로는 아주 불규칙하게 요동칩니다. 

 

소행성은 크게 C-형(콘드라이트), S-형(석질), M-형(니켈-철)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소행성에서 가장 일반적인 타입은 C-형으로 점토와 규산염암으로 이뤄졌으며 외관이 어둡습니다. 그리고 태양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체 중 하나입니다. S-형 소행성의 경우 규산염 물질과 니켈-철로 이뤄집니다. C-형은 금속이 함유된 소행성인데요. 이 소행성들의 구성 차이는 이 소행성이 태양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형성됐는가와 관련 있습니다. 일부 소행성은 만들어진 후 높은 온도를 겪으며 부분적으로 녹아 철이 중심부로 가라앉았고 현무암질 용암을 표면으로 밀어내기도 했습니다.  

 

목성의 거대한 중력과 이따금씩 화성이나 다른 천체와 근접하면서 소행성대의 궤도는 조금씩 바뀌는데요. 그 과정에서 일부는 소행성대에서 떨어져 나와 다른 행성 궤도를 가로지르며 우주의 사방으로 흩뿌려집니다. 그래서 소행성은 과거 지구와 다른 행성들에 충돌하면서 행성의 지질학적 역사와 생명체 진화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오르도비스기 생물다양성 대급증 사건(Great Ordovician Biodiversification Event)

‘캄브리아기 대폭발’로 알려진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동물들이 처음으로 등장. 그림은 이 시대에 살았던 생명체의 일부이다.
오르도비스기 대폭발 전에 발생했던 '캄브리아기 대폭발'로 알려진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동물들이 처음으로 등장. 그림은 이 시대에 살았던 생명체의 일부이다.

4억 8천 500만년부터 4억 4천 500만년 전인 오르도비스기에 생물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기를 '오르도비스기 생물다양성 대급증 사건'이라고 부르는데요. 당시 생물다양성이 3배로 늘어났었다고 합니다. 오르도비스기는 해양생물종이 크게 늘어난 시기이기도 하지만, 지질학적으로 해양과 육지에서 큰 변화가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일부 과학자들은 오르도비스 시기에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면서 생긴 지질학적 격변 때문에 지구에 큰 변화가 나타나 생물다양성이 크게 늘어났을 것이란 가설을 제시합니다. 

 

당시 해양 생물은 대부분 무척추(invertebrate) 동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최상위 포식자는 두족류(cephalopod)였을 거라고 하는데요. 두족류에 속하는 생물을 꼽자면, 오늘날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앵무조개(chambered nautilus)가 있습니다. 아마도 앵무조개의 조상뻘인 두족류 생물이 당시 바다를 제패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요?

 

소행성 먼지, 지구 빙하기 유발

소행성 부서지며 엄청난 양의 먼지가 태양계로 뿌려졌다. 출처: Lund University
소행성이 부서지며 많은 먼지가 태양계로 뿌려졌다. 출처: Lund University

스웨덴의 룬드대학교(Lund University) 연구원들의 본 연구에 따르면 약 4억 7천만년 전 소행성대에서  발생한 충돌이 지구 생명체의 급격한 변화를 야기했다고 하는데요. 연구팀은 150km에 이르는 소행성이 충돌로 붕괴되며 그 운석과 먼지들이 태양계 내부를 가득 채웠다고 말합니다. 더 큰 덩어리들은 작은 조각들보다 더 빠르게 퍼져나갔을 겁니다. 소행성의 붕괴는 태양계 내부 전체를 엄청난 양의 먼지로 가득 채웠고 이는 지구에 빙하기를 초래합니다. 이전까지 지구의 기후는 지역간 균질했으나 이 사건으로 극지방과 적도지방까지 기후대는 나눠집니다.

 

연구팀은 소행성 먼지가 지구에 빙하기를 만든 시나리오 3가지를 제시했는데요. 첫 번째는 지구 바다에 떨어진 운석에 철이 풍부했고 그 덕분에 해양 식물들이 번성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마구 먹어치웠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감소했을 거라는 가설입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태양계에 흩어진 입자들이 지구에 도달하는 햇빛을 막았을 수 있다는 가설입니다. 마지막으로 지구 대기에 갇힌 우주 먼지들이 지구에 들어오는 햇빛을 반사해 지구에 빙하기를 초래했을 거라는 관측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무척추동물 종의 다양성은 이 시기의 새로운 기후에 적응하면서 발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소행성대에서 발생한 충돌은 지구의 생물 다양성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렸습니다. 룬드대학교의 지질학자 Birger Schmitz는 "거실 한가운데 서서 진공청소기의 봉투를 부수는 것과 유사하지만, (소행성대의 충돌은) 훨씬 더 큰 규모일 뿐이다"라고 말합니다.

 

해저 퇴적물을 들여다봤더니..

Kinnekulle의 암석화된 해저 퇴적물 옆에 서 있는 Schmitz교수. 출처: Lund University

이번 발견은 스웨덴 남부의 Kinnekulle에 있는 암석화된 해저 퇴적물에 포함돼 있는 '헬륨(helium)' 수치 덕분이었습니다. 이 헬륨은 지구 밖의 우주에서 온 헬륨으로, 먼지가 지구로 날아오면서 태양풍의 폭격을 받을 때 헬륨이 농축됐습니다. 연구팀은 지난 수십년 동안 스웨덴의 석회암 채석장에서 화석화된 운석 수십개를 발견했는데요. 

화석화된 나우틸로이드(nautiloid)화석 근처에서 4억 6천6백만년 된 운석이 발견됐다. 출처: Lund University
화석화된 나우틸로이드(nautiloid)화석 근처에서 4억 6천 6백만년 된 운석이 발견됐다. 출처: Lund University

그 화석에서 4억 7천만년 전 가열됐던 흔적을 발견한 연구진은 그 무렵 거대한 소행성 충돌이 발생했었을지 모른다고 한동안 생각해왔습니다. Schmitz는 "25년 동안 이 사건이 지구의 생명체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직감을 가지고 있었고 어떤 연관성이 있다고 느꼈다"고 전했습니다.

지구를 지켜라. 출처: pixabay
지구를 지켜라. 출처: pixabay

지난 10여년간 연구자들은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를 식히는 여러가지 인공적인 방법들에 대해 논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여러 모델링 연구에서 소행성을 지구 주변 궤도에 배치해 미세한 먼지를 지속적으로 방출해 햇빛을 부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연구가 제시됐습니다. 이번 연구가 이러한 모델링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자료##

 

Birger Schmitz et al., 'An extraterrestrial trigger for the mid-Ordovician ice age: Dust from the breakup of the L-chondrite parent body', Science Advances(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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