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위성, 다른 위성에 '눈 대포' 발사
토성 위성, 다른 위성에 '눈 대포' 발사
  • 함예솔
  • 승인 2019.09.30 10:10
  • 조회수 4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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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는 물과 얼음이 솟구쳐 나오는 얼음화산(Cryovolcanoes)으로 가득한데요. 지구에서는 일반적으로 용융된 암석이 맨틀플룸을 형성하지만, 엔셀라두스에서는 맨틀플룸 안에 다량의 물이 있다고 해요. 아래 사진은 카시니호가 찍은 엔셀라두스 모습인데요. 적외선 사진 속 색색의 꼬리는 얼음 입자와 물이 분출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시니호가 찍은 토성의 달 엔셀라두스. 적외선 사진속 색색의 꼬리는 얼음 입자와 물의 분출물을 보여준다. 출처: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카시니호가 찍은 토성의 달 엔셀라두스. 출처: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그런데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엔셀라두스에서 대기로 물을 뿜어내는 간헐천들이 토성의 궤도로 물을 퍼올려 인접한 위성들을 눈으로 덮이게 만든다고 합니다. '눈세례'를 받은 다른 위성들은 덕분에 더 반짝이게 됩니다. 간헐천들이 마치 스키장의 인공 눈을 만드는 기계처럼 작동하고 있는 셈이죠. 

 

카시니호가 밝혔다

카시니호. 출처:  NASA/JPL
카시니호. 출처: NASA/JPL

NASA의 카시니호는 10년 넘게 토성을 탐사했습니다. 이 탐사선은 2004년 6월 30일부터 2017년 9월 15일까지 토성 궤도를 돌며 데이터를 수집했는데요. 토성 대기권으로 추락하며 임무를 마칠 때까지 카시니호는 토성의 고리와 위성을 포함한 행성과 그 시스템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영상과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행성과학자 Alice Le Gall이 이끄는 연구팀은 2004년과 2017년 사이에 카시니호가 관측한 천체 데이터 베이스에서 토성의 안쪽 궤도를 도는 위성, 미마스( Mimas)와 엔셀라두스(Enceladus), 그리고 테티스(Tethys)에 관한 60가지 레이더 관측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이 위성들의 레이더 밝기가 이전의 보고된 것보다 2배 더 밝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토성의 안쪽 궤도에 있는 위성들의 레이더 밝기를 설명하기 위해서 연구팀은 두 가지의 가능성을 제시했는데요. 

토성과 토성 궤도. 출처:  EPSC-DPS
토성과 토성 궤도. 출처: EPSC-DPS

눈대포와 부메랑

 

이번 연구는 제네바에서 열린 유럽 행성과학회의(European Planetary Science Congress)와 미국천문학회 행성과학국(Division for Planetary Sciences of the American Astronomical Society)의 2019 공동회의에서 발표됐습니다. 

엔셀라두스의 표면. 출처: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엔셀라두스의 표면. 출처: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성명서에 따르면, 엔셀라두스가 눈 대포의 근원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엔셀라두스는 지표가 얼음으로 뒤덮여 있는데요. 지하에는 숨겨진 해양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천체입니다. 지표에서 발견되는 간헐천은 우주로 물질을 분출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이 간헐천에서 나오는 물질은 해양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증기입니다. 그런데 바로 본 연구에 따르면 간헐천에서 분출된 이 물질이 눈대포가 된다는 겁니다.  

토성의 위성 미마스. 출처: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토성의 위성 미마스. 출처: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이 연구에 따르면, 엔셀라두스의 간헐천에서 토성의 궤도로 물질을 분출합니다. 이 물질은 엔셀라두스와 미마스, 테티스에 다시 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세 천체 모두 대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엔셀라두스에서는 물과 얼음 입자로, 미마스와 테티스에서는 눈처럼 쌓이게 될 거라고 합니다. 이 눈과 얼음 때문에 이 위성들은 더 반사적인 표면을 갖게되고 이는 카시니호가 관찰한 밝은 레이더 밝기를 설명합니다. 

토성의 위성 테티스. 출처: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토성의 위성 테티스. 출처: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하지만 연구원들은 이 '눈 대포' 효과가 그들이 관찰한 밝기를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는데요. 연구원들은 이 세개의 위성의 얼음 표면 아래 묻혀 있는, 빛과 레이더를 튕겨내 반사시키는 '부메랑 구조'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원들은 이 구조물들이 빛을 반사하는 것 외에도 위성을 관측하는 우주선의 신호 역시 반사할 것이라고 전합니다.

 

Alice Le Gall은 "우리가 관측하는 매우 밝은 레이더 신호는 최소 수십 센티미터 두께의 눈이 덮여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며 "그러나 이 구성만 가지고는 극히 밝은 수준의 관측 기록을 설명할 순 없다"고 전했습니다. 레이더는 투명한 얼음의 몇 미터 아래까지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매몰된 구조물에서 튕겨져 나 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 위성들의 지하에는 레이더를 산란시키는 높은 효율의 역반사 구조물이 존재할 거라고 연구진은 설명합니다. 

 

데이터로 뛰어들다

엔셀라두스 표면. 출처: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엔셀라두스 표면. 출처: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이 구조물들이 정확히 무엇이며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엔셀라두스를 관측한 결과 열 응력(thermal stress)이나 충돌로 인해 생긴 다양한 지표와 지하의 특징들이 나타납니다. 위 사진을 보면 얼음덩어리, 뾰족한 바위, 균열 등이 보입니다. 하지만 이 구조들이 이 위성에서 관측되는 레이더 밝기를 만들어낸다는 점은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빙하 표면에 보이는 날카로운 빙주가 밀집해 만들어지는 페니텐트(penitentes)나 반달형의 오목한 구조와 같은 색다른 구조가 반사 효율이 높일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곳에 얼음을 승화시켜 이러한 구조를 형성하기에 충분한 태양에너지가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특정한 형태의 '부메랑 구조'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빛과 레이터를 반사하는지, 아니면 지표의 균열들이 집단적으로 반사율울 높이는 것인지 알아보기 위한 테스트를 수행할 계획인데요. 이를위해 일련의 모델들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Alice Le Gall은 "지금까지 완벽한 답은 없다"며 "이러한 레이더의 측정값에 대해 더 잘 이해하려면 이 위성들의 진화와 토성의 독특한 고리와의 상호작용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이 연구는 이 위성에 착륙하게 되는 미래의 탐사 임무에도 유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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