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그렇게 도도하지 않다"
고양이, "그렇게 도도하지 않다"
  • 강지희
  • 승인 2019.10.14 14:00
  • 조회수 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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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야 뭐하냥 빨리 나 모셔라 냥. 출처: pixabay
집사야 뭐하냥 빨리 나 모셔라 냥. 출처: pixabay

'고양이' 하면 혼자 놀기 좋아하는 도도한 모습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도도한 존재를 모신다는 생각에 고양이를 키우는 주인을 '집사'로 묘사하곤 하기도 하죠. 하지만 실제 고양이는 우리의 생각보다 도도하지 않다고 합니다. <Current Biology>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고양이는 주인과의 유대감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고양이와 주인과의 유대감은 영아와 부모 간의 유대감과 유사하다는군요.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교에서 고양이 행동과 사회화를 연구하는 연구원이자 논문의 제 1저자인 Kristyn Vitale는 "개와 마찬가지로 고양이는 인간과의 친밀감에 사회적 유연성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엄마, 나 두고 가지마

 

Vitale의 연구진은 '낯선 상황' 실험을 했습니다. 이 실험은 '애착 이론'을 바탕으로 만든 연구입니다. '애착(Attachment)'이란 한 개인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해 느끼는 강한 감정적 유대관계 즉 친숙한 개인과 근접성을 추구하고 접촉하려는 경향을 말하는데요. 애착 이론은 영아가 주 양육자와 형성하는 강한 정서적 결속인 애착이 영아의 생존 및 심리, 사회적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입니다.

좋은 애착이 있어야 좋은 아이로 자랄 수 있어. 출처: pixabay
좋은 애착이 있어야 좋은 아이로 자랄 수 있어. 출처: pixabay

애착 이론은 1930년대 존 보울비라는 영국 의사가 먼저 언급했습니다. 뒤이어 미국 심리학자 메리 에인즈워스가 영국으로 와 보울비의 연구를 도왔죠. 1956년 에인즈워스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우간다에서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낯선 상황'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낯선 상황 실험은 12개월에서 18개월의 영아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실험 절차입니다. 실험실은 영아가 흥미를 가질만한 장난감들이 가득하며 낯선 사람과 어머니가 앉을 수 있는 의자 두 개가 놓여있죠.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장난감이 있는 실험실에 아이와 엄마가 들어간다.
  2. 뒤이어 낯선 사람이 들어간다.
  3. 약 3분 후 엄마가 방을 떠나고 아이는 낯선 사람과 남는다.
  4. 15분 정도 지난 후 엄마가 돌아오고 아이의 반응을 관찰한다.

 

에인즈워스는 낯선 상황 실험 결과를 통해 애착유형을 4가지로 나눴습니다. 

  • 안정애착형 : 연구 대상의 65%를 차지합니다. 이 유형의 아이들은 엄마를 안전기지로 삼고 능동적으로 환경을 탐색하며 낯선 사람과도 어울립니다. 엄마가 떠나면 울거나 울지 않지만 돌아오면 엄마를 반가워하며 쉽게 안정을 찾습니다.
  • 회피애착형 : 연구 대상의 20%를 차지합니다. 이 유형의 아이들은 엄마에게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부모가 방을 떠나거나 돌아와도 반응을 보이지 않죠. 낯선 사람에게도 이런 특성을 보입니다.
  • 저항애착형 : 연구 대상의 10~15%를 차지합니다. 이 유형의 아이들은 엄마가 떠나기 전부터 불안해하며 엄마 옆에만 붙으려고 합니다. 엄마가 방을 나가면 심각한 분리불안을 보입니다. 엄마가 돌아오면 분노를 보이며 엄마를 밀어냅니다.
  • 혼란애착형 : 연구 대상의 5~10%를 차지합니다. 이 유형의 아이들은 회피애착과 저항애착이 결합한 형태이며 불안정 애착의 가장 심한 형태를 보입니다. 엄마가 돌아왔을 때 이 아이들은 얼어붙은 표정으로 엄마에게 접근하거나 엄마가 안아줘도 먼 곳 만을 바라봅니다.

 

안전애착형을 제외한 나머지 애착 유형의 아이들은 '불안정 애착'을 가진 아이들이라고 합니다. 불안정 애착을 가진 아이들은 부모와의 분리 불안을 쉽게 느끼며 불안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불안장애로 분류되며 심리 치료가 필요합니다. 

 

집사야, 나 두고 가지마

실험을 하고 있는 박사. 출처: Oregon state University
실험을 하고 있는 Vitale 박사. 출처: Oregon state University

연구진은 에인즈워스의 실험을 오마주해 새끼 고양이 70마리를 대상으로 연구를 했습니다. 고양이들의 연령대는 3~8개월생이었죠. 연구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고양이는 주인과 함께 실험실에 들어간다.
  2. 2분 후 주인이 실험실을 나간다.
  3. 2분정도 지난 후 주인이 실험실에 돌아오고 고양이의 변화를 관찰한다.

 

연구진은 고양이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애착 유형을 분류했습니다. 실험 결과 고양이들은 영아들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습니다. 64.3%의 고양이들이 안정애착을 보였습니다. 나머지 35.7%의 불안정 애착 고양이들 중 84%는 저항애착을 보였고 12%는 회피애착, 나머지 4%는 혼란애착을 보였습니다.

고양이를 안고 있는 Vitale 박사. 출처: Oregon State University
고양이를 안고 있는 Vitale 박사. 출처: Oregon State University

연구진은 성묘가 된 1세 이상의 고양이 38마리에게도 유사한 실험을 했습니다. 성묘들은 새끼고양이들보다 더 뚜렷한 실험 결과를 보였습니다. 65.8%의 고양이들이 안정애착을 보였으며 34.2%의 고양이들이 불안정 애착을 보였다는군요. 마찬가지로 영아들과 유사한 결과였습니다.

 

연구진은 고양이와 인간과의 애착이 고양이의 성년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한 고양이의 사회적 유연성이 인간의 가정 내에서 자신의 종을 유지하고 번식하는 데 도움이 됐으리라 추측했습니다. 

집사야 어디가냥 가지마라 냥. 출처: pixabay
집사야 나 두고 가지마라 냥. 출처: pixabay

Vitale의 연구진은 동물 보호소에 있는 수천 마리의 고양이들을 바탕으로 고양이의 사회적 유연성을 계속 탐구할 계획입니다. Vitale는 "우리는 사회화와 양육 기회가 보호소에 있는 고양이의 애착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포함해 고양이의 애착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측면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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