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혈액'이 개발됐다
'인공혈액'이 개발됐다
  • 강지희
  • 승인 2019.10.14 00:00
  • 조회수 1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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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혈액을 만들어봤다? 출처: AdobeStock
나름대로 혈액을 만들어봤다? 출처: AdobeStock

일본 연구진이 '인공혈액'을 개발했습니다. <Transfusion>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의 인공혈액은 모든 혈액형에 수혈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연구진은 개발한 혈액으로 동물 수혈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합니다.

 

적혈구의 중요성

 

척추 동물의 혈액에는 많은 수의 적혈구가 들어 있습니다. 적혈구는 주로 폐 또는 아가미로부터 모든 조직으로 산소를 수송합니다. 호흡 색소 덕분입니다. 척추 동물에서 적혈구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데요. 헤모글로빈은 산소와 결합하는 철 원자를 갖습니다.

헤모글로빈의 구조. 출처: Wikimedia Commons
헤모글로빈의 구조. 출처: Wikimedia Commons

헤모글로빈 분자를 '글로빈'과 '헴'으로 나눠볼까요? 글로빈 부분은 1~4개의 고도로 접힌 폴리펩티드 사슬로 구성된 단백질입니다. 글로빈은 각각의 폴리펩티드에 결합한 헴이라는 분자를 갖는데요. 헴은 하나의 철 분자가 포함된 비단백질군입니다. 대부분의 척추동물은 4합체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4개의 폴리펩티드를 갖습니다. 4합체에 있는 4개의 철원자의 각각이 산소 한 분자와 가역적으로 결합합니다. 따라서 고등 척추 동물의 각 헤모글로빈 분자는 폐 또는 아가미에서 최대 4개의 산소 분자를 얻게 됩니다.

적혈구, 중요한 친구다. 출처: pixabay
적혈구, 중요한 친구다. 출처: pixabay

적혈구는 이산화탄소도 나릅니다. 적혈구는 두 가지 방법으로 이산화탄소 수송에 관여합니다. 성숙한 포유류의 적혈구 안에는 '탄산무수화효소'가 있는데요. 탄산무수화효소는 물질대사에서 생성한 이산화탄소를 혈액에 수송할 때 중탄산이온(HCO3-)로 전환하는 반응을 촉매해 혈액 내의 pH 조절을 합니다. 헤모글로빈이 이산화탄소를 수송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산소를 수송할 때 만큼 이산화탄소를 많이 수송할 수 없죠. 이 때 이산화탄소는 산소처럼 철 분자가 아닌 글로빈에 결합한다고 합니다. 헤모글로빈은 이 외에도 중탄산이온, 수소이온, 일산화질소 이온과 결합해 부가적인 수송 기능을 합니다. 이렇게까지 보니 적혈구 정말 중요한 친구입니다.

 

수혈의 어려움

혈액형, 수혈에도 중요합니다. 출처: Fotolia
혈액형, 수혈에 중요합니다. 출처: Fotolia

수혈을 할 때 '혈액형'은 매우 중요한 요인입니다. 혈청에는 '응집소'라는 것이 존재하는데요. 응집원이 항원으로 작용한다면 응집소는 항체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서로 맞는 응집원과 응집소가 만나면 항원-항체 반응인 응집반응이 일어납니다. 응집 반응은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수혈 시 신중해야 합니다. A형은 응집소 β를 갖고 B형은 응집소 α를 갖습니다. 응집소 β가 응집원 B와 만나고 응집소 α가 응집원 A와 만나면 응집 반응이 일어나죠. 그래서 A형 혈액을 B형인 사람에게, B형 혈액을 A형인 사람에게 수혈할 수 없다고 합니다.

 

AB형은 응집원 A, B를 둘 다 갖지만 응집소는 갖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혈액형으로부터 수혈을 받을 수 있지만 다른 혈액형에게 수혈을 할 수 없죠. 반면 O형은 응집원이 아예 없고 응집소 α, β를 둘 다 갖는데요. 그래서 다른 혈액형에게 수혈이 가능하지만 다른 혈액형으로부터 수혈을 받을 수 없습니다.

혈액형이 희귀하면 수혈이 매우 어렵다. 출처: AdobeStock
혈액형이 희귀하면 수혈이 매우 어렵다. 출처: AdobeStock

희귀한 혈액형일 경우 수혈이 더 어렵습니다. 잘 알려진 희귀 혈액형으로는 Rh-형이 있습니다. Rh식 혈액형은 적혈구 막에 Rh 응집원이 있으면 Rh+, 없으면 Rh-형으로 구분합니다. Rh 응집소가 있는 항 Rh 혈청에 혈액을 떨어뜨렸을 때 응집 반응이 일어나면 Rh+, 일어나지 않으면 Rh-형으로 판정하죠.

 

Rh-형은 Rh 응집원이 들어오면 혈장에 Rh 응집소가 생깁니다. 그래서 수혈을 할 때 Rh+는 Rh-형에게 수혈을 받을 수 있지만 역으로 Rh-형은 Rh+형에게 수혈을 받을 수 없습니다. 환자가 Rh-O형일 경우 수혈할 때 더 골치 아파집니다. O형과 Rh-형을 동시에 가진 인구 수가 적은데다 두 혈액형 모두 자신의 혈액형 아니면 수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병원에서는 Rh-O형 헌혈자의 혈액이 매우 귀하다고 합니다.

 

MKMK형이나 cis-AB형, 봄베이 O형이라는 희귀 혈액형도 존재합니다. 봄베이 O형을 예시로 들어볼까요? 부모 중 한 명이 봄베이 O형을 가질 경우 A형 또는 B형 유전자를 갖지만 A항원이나 B항원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때문에 혈액형 판정을 하면 O형으로 나타나죠. 하지만 유전을 통해 자손이 태어날 경우 O형인 부모 사이에서도 부모 중 한 명이 갖는 A형 또는 B형 유전자가 발현돼 자손이 A형 또는 B형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종류의 희귀 혈액형이 존재하는데요. 희귀 혈액형을 가진 사람들은 수가 극히 적은데다 응집원 등의 조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수혈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수혈받을 수 있는 인공혈액이 필요한 실정이었습니다.

 

연구진이 만든 혈액, 어떤 효과 보였는가

인공혈액이 토끼를 구했다? 출처: pixabay
인공혈액이 귀여운 토끼를 구했다? 출처: pixabay

일본 나라 의과대학 화학 교수 사카이 히로미 박사의 연구진은 '리포솜'에 적혈구와 혈소판을 저장하는 혈액을 개발했습니다. 여기서 리포솜이란 연속적인 지질의 이중층에 둘러싸여 형성된 소포를 말합니다. 리포솜에는 이중층이 주머니 같은 모양을 갖기 때문에 리포솜은 내부에 수용액을 포함할 수 있죠.

 

보통 헌혈된 혈액은 응고 방지를 위해 흔들면 나흘 밖에 보존할 수 없습니다. 적혈구도 저온에 보존해도 20일 후 변하죠. 연구진은 개발한 인공혈액은 리포솜이라는 미세 소포 덕분에 1년 이상 보관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연구진은 또한 인공혈액은 어떤 혈액형에 상관없이 수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10마리의 토끼를 대상으로 인공혈액의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10마리의 토끼들은 간에 손상이 생겨 치명적인 출혈을 앓았죠. 연구진은 10마리의 토끼들에게 인공혈액을 주사했는데요. 실험 결과 6마리의 토끼가 생존했습니다. 또한 생존한 토끼들은 이 연구에서 거부 반응과 같은 심각한 이상 반응을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개발한 인공혈액을 바로 인간에게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연구진은 아직 인공혈액의 장기적인 안전성을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일반화하면 안 된다"고 주의했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혈액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디딤돌이 된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흡혈귀, 이제 무섭지 않아! 출처: pixabay
흡혈귀, 이제 무섭지 않아! 출처: pixabay

연구진 중 한 명이자 일본 방위의과대학 면역학 부교수 키노시타 마나부 박사는 향후 "인공혈액이 수혈로 구조받을 수 없는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연구의 의의를 전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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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1 2019-10-17 23:45:05
중간에 '리소좀이라는 미세 소포'라고 오타난 것 같네요 리소좀은 가수분해 역할을 하는 걸로 '리포솜'으로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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