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웃님들께 다이아몬드 속에 '골드슈미타이트(goldschmidtite)'라는 새로운 광물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이아몬드 속에서 또 다른 다이아몬드가 발견됐습니다.

이 특별한 다이아몬드는 속이 비어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 또 다른 다이아몬드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는데요. 이 다이아몬드는 시베리아 러시아의 한 광산에서 발견됐습니다. 러시아의 전통 인형인 마트료시카 인형(matryoshka dolls)의 이름을 따서 '마트료시카 다이아몬드(Matryoshka Diamond)'라고 명명됐습니다. 

사실 다이아몬드가 형성될 때 그 안에 갇혀버린 포획물(Inclusions)이나 결점은 흔하게 발견되는데요. 과학자들은 다이아몬드가 어떤 종류의 결함을 갖고 그 안에 어떤 포획물이 갇혀 있는지를 연구하며 지구 내부를 간접적으로 들여다 봅니다.

러시아의 다이아몬드 채굴 회사인 ALROSA에 따르면 이는 새로운 형태의 다이아몬드입니다. 마트료시카 다이아몬드(Matryoshka Diamond)는 0.62캐럿(0.124g)에 불과한데요. 1캐럿은 약 0.2g입니다. 크기는 4.8×4.9×2.8mm라고 합니다. 그 안의 다이아몬드는 0.02캐럿(0.004g)으로 크기는 1.9×2.1×0.6mm에 불과합니다.

어쩌다 이렇게 만들어졌나

전문가들은 분류 과정에서 이 특별한 다이아몬드를 발견했고 이를 연구 개발 부서에 넘겼습니다. 다이아몬드는 라만분광법과 적외선분광법(Raman and infrared spectroscopies) 그리고 X-선 마이크로토모그래피( X-ray microtomography)를 이용해 분석됐습니다.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과학자들은 이 다이아몬드가 어떻게 형성됐는가에 관한 가설을 세웁니다. ALROSA사의 지질 연구 개발(Research and Development Geological Enterprise) 부회장 Oleg Kovalchuk는 "우리에게 가장 흥미로운 점은 내부와 외부 다이아몬드 사이의 공간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알아내는 것"이었다고 전했는데요.

다이아몬드가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려면 온도는 약 약 1,204℃, 압력은 약 50억Pa로 유지돼야 합니다. 맨틀에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는 맨틀까지 이어진 깊은 마그마가 지표로 솟아오르거나, 조산 운동처럼 거대한 암석이 융기하는 과정을 통해 지표로 올라오게 됩니다. 흑연으로 분해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표로 매우 빠르게 올라와야 한다고 하는데요. 

연구원들의 첫 번째 가설에 따르면 맨틀 광물은 성장 단계에서 다이아몬드를 포획했고 이후 지표에서 맨틀 광물이 용해됐습니다. 두 번째 가설에 따르면 다이아몬드는 극도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다이아몬드 내부에 다공질다결정(porous polycrystalline) 다이아몬드 층이 형성됐습니다. 이후 맨틀이 지표로 도달하는 과정에서 그 층이 붕괴된 거죠. 용해돼 사라진 층의 잔재로 다이아몬드 속에 또 다른 다이아몬드가 마치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자유롭게 움직이기 시작했을 겁니다. 

연구진은 이 다이아몬드가 8억년 이상 됐을 것으로 언급했습니다. 물론 아직 검증된 건 아닙니다. Bloomberg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이 다이아몬드는 추가 분석을 위해 미국의 보석감정기관(Gemological Institute)에 보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ALROSA에서는 이 특별한 다이아몬드의 감정가를 아직 추정하지 못했는데요. 워낙 이례적인 발견이기 때문입니다.

Kovalchuk는 "우리가 아는 한 다이아몬드 채굴 역사상 이런 다이아몬드는 존재하지 않았다"며 "특히 자연은 공간이 비어있는 걸 선호하지 않는데, 보통 이런 경우 빈 공간은 다른 광물로 대체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덧붙여 "이는 정말 특별한 자연의 창조물"이라고 전했습니다.

함예솔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