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물리, '빅뱅의 증거'-'외계행성 찾는 법'
노벨 물리, '빅뱅의 증거'-'외계행성 찾는 법'
  • 함예솔
  • 승인 2019.10.11 21:20
  • 조회수 4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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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정말로 빅뱅으로 시작됐을까요? 만약 빅뱅으로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증거가 존재할까요?

 

다른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우주에는 지구처럼 거대한 항성을 도는 행성이 존재할까요? 그 행성에는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요? 

빅뱅. 출처: NASA-JPL
빅뱅. 출처: NASA-JPL

빅뱅과 외계행성, 참 흥미로운 주제들인데요. 2019년 노벨 물리학상(Nobel Prize in Physics)은 위의 질문들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제공한 3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습니다. 프린스턴대학교(Princeton University)의 물리학 명예교수인 제임스 피블스(James Peebles)와 스위스 제네바대학교 천체물리학 명예교수인 미셸 마요르(Michel Mayor)와 디디에 쿠엘로(Didier Queloz)가 그 주인공입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지난 8일(현지 시간) 노벨위원회가 우주와 지구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제임스 피블스 명예교수에게 노벨물리학상의 절반을, 나머지 절반은 태양형(type) 궤도를 도는 외계행성을 발견한 공로로 미셸 마요르 교수와 디디에 쿠엘로 스위스 제네바대 및 영국 케임브리지 교수에게 수여했다고 밝혔습니다. 두 교수는 태양계 너머의 항성 주위를 도는 최초의 행성을 발견하며 외계행성 분야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습니다.

2019 노벨 물리학상은..? 출처: AdobeStock
열심히 개미처럼 공부해서~ 노벨상을 탈 거야! 출처: AdobeStock

프린스턴대학교(Princeton University)의 물리학 명예교수인 제임스 피블스(James Peebles)와 프린스턴대학교 물리학 연구팀은 1960년대 이후부터 우주의 시작인 밀도가 높고 뜨거운 가스 덩어리인 빅뱅이 남긴 복사선(radiation)을 탐지하려고 시도했는데요. 우주의 시초인 빅뱅 연구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제임스 피블스가 연구한 물리 우주론(Physical cosmology) 분야는 물리학과 천체물리학의 한 분야로 우주의 물리적 기원, 진화, 구조에 관한 연구를 주로 다룹니다.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는가', '무엇으로 구성됐는가', '우주는 끝이 있을까?', '우주의 궁극적 운명은 무엇일까?'와 같은 질문에 답을 구하는 학문입니다. 그는 1960년대 초반부터 2000년 명예교수가 될 때까지 이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진짜 빅뱅 이론

프린스턴 대학교(Princeton University)의 물리학 명예교수인 제임스 피블스(James Peebles). 출처: Princeton University
프린스턴대학교(Princeton University)의 물리학 명예교수인 제임스 피블스(James Peebles). 출처: Princeton University

제임스 피블스와 그의 프린스턴 연구팀은 1964년 빅뱅의 증거에 관한 이 놀라운 발견을 서둘러 완성할 수 있었는데요. 여기에는 벨연구소(Bell Telephone Laboratories)의 두 명의 젊은 과학자 아노 펜지어스(Arno Penzias)와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라디오 수신기를 만들고 있었는데요.

 

라디오 수신기가 잡아낸 잡음이 온 하늘에서 균일하게 잡혔고 이 잡음은 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동시에 프린스턴대학교에서는 우주배경복사(CMB)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었습니다. 벨연구소의 실험과 관련한 소식을 듣자마자 이 잡음이 우주배경복사(CMB)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플랑크 관측위성이 본 우주의 배경복사(CMB) 분포도. 우주배경복사는 빅뱅 직 후 태초의 빛이다. 그림에서 색이 다른 이유는 빅뱅 이후 미세한 온도 차이로 인해 밀도차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밀도가 높은 붉은 지역은 더 많은 물질을 끌어들였고 이는 은하의 형성으로 이어졌다.
플랑크 관측위성이 본 우주의 배경복사(CMB) 분포도. 우주배경복사는 빅뱅 직 후 태초의 빛이다. 그림에서 색이 다른 이유는 빅뱅 이후 미세한 온도 차이로 인해 밀도차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밀도가 높은 붉은 지역은 더 많은 물질을 끌어들였고 이는 은하의 형성으로 이어졌다.

참고로 우주배경복사(CMB)는 빅뱅이 남긴 흔적인데요. 138억년 전 빅뱅으로 우주는 시작됐고 빅뱅 이후 약 38만년이 지난 이후 우주의 온도가 약 3,000K일 때 원자가 생성되면서 물질과 분리돼 우주로 퍼져나간 빛이 바로 우주배경복사(CMB)입니다. 

 

제임스 피블스가 아노 펜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이 발견한 잡음에 대한 결정적인 해석을 제공했지만 1978년 아노 펜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은 우주배경복사(CMB)의 발견으로 제임스 피블스 보다 앞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제임스 피블스는 망원경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주에 만연한 암흑물질(Dark Matter)과 빈 공간에 존재하는 미스터리한 에너지, 암흑 에너지(Dark Energy)에 관한 연구를 수십년 동안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 연구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는 은하 형성에 관한 기초적인 연구 뿐 아니라 빅뱅이 어떻게 주기율표에서 수소, 헬륨, 리튬이라는 첫번째 원소를 발생시켰는지 연구했습니다. 그의 우주 기원와 진화에 관한 연구는 우주론의 영역을 추측에서 실제 과학으로 바꾸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예상치 못한 다양한 에너지를 발견한 덕분에 우주론자들은 1990년대 우주는 단 5%의 정상 물질과 에너지를 가지며 나머지 약 95%는 암흑물질(25%)와 암흑에너지(70%)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출처: NASA, ESA, D. Coe
NASA 허블우주망원경 이미지는 약 1,000개의 은하와 수조 개의 별이 들어있는 거대한 은하단 Abell 1689의 중심에 암흑 물질의 분포를 보여줍니다. 출처: NASA, ESA, D. Coe

<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NASA의 허블망원경과 ESA의 가이아 우주망원경의 새로운 관측은 우주의 팽창 속도가 가까운 곳과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의 차이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우주가 성장함에 따라 우주의 팽창이 가속화 되고 있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우주의 팽창을 가속화시키는 힘을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에서 찾고 있습니다. 

 

암흑물질은 우주에 널리 분포하는 물질로서 눈에 보이지 않고 중력에만 반응합니다. 그래서 암흑물질의 존재와 양, 특성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는데요. 암흑에너지 역시 우주에 널리 퍼져 있으며 우주를 가속팽창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과학자들은 가속팽창을 설명하기 위해 마치 척력처럼 작용하는 우주상수 값을 도입해야 했고 우주상수 값으로 표현되는 것의 정체는 아직 알 수 없어서 암흑에너지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태양계 너머 행성

디디에 쿠엘로(Didier Queloz)와 미셸 마요르(Michel Mayor). 출처: UNIGE
디디에 쿠엘로(Didier Queloz)와 미셸 마요르(Michel Mayor). 출처: UNIGE

스위스 제네바대학교 천체물리학 명예교수인 미셸 마요르(Michel Mayor)와 디디에 쿠엘로(Didier Queloz)은 특수 제작한 장비를 이용해 근처 항성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1990년대 초 디디에 쿠엘로가 박사 과정이었을 때 오트-프로방스 천문대(Haute-Provence Observatory)에서 특수 제작한 장비를 이용해 태양계 너머에 있는 항성의 흔들림을 감지할 수 있었는데요. 이는 항성의 궤도를 도는 외계행성이 중력에 의해 당겨지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시선속도법(Radial velocity method). 출처: NASA
시선속도법(Radial velocity method). 출처: NASA

이 흔들림은 항성이 행성을 끌어당기는 중력 효과 때문에 발생합니다. 항성 빛이 변화하는 성질을 통해 관측 가능합니다. 이를 '시선속도법(radial velocity method)'이라고 하는데요. 먼 관측자가 볼 때 이 흔들림은 별의 빛 스펙트럼에 영향을 미칩니다. 별이 관찰자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면 빛의 스펙트럼은 파란색 끝을 향해 약간 이동하지만 멀리 움직이고 있다면 붉은색 끝을 향해 이동합니다. 이러한 도플러 편이(Doppler shifts)를 살피며 과학자들은 행성의 존재를 탐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행성의 질량과 궤도 주기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출처: NASA/JPL-Caltech
최초로 발견된 외계행성 51 Pegasi b(페가수스자리 41b). 출처: NASA/JPL-Caltech

1995년 <Nature>에 발표된 연구에서 그들은 '51 Pegasi b(페가수스자리 41b)'를 발견했는데요. 이는 우리 태양과 같은 항성 주변에서 발견된 최초의 외계행성이었습니다. 이 행성의 궤도 주기는 4.2일에 불과했는데요. 태양 주위를 365일 도는 지구와 비교해 매우 빠른 속도였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이렇게 거대한 행성이 항성 주변을 근접하면서도 빠르게 돌거라고 예상하지 못햇기 때문에 이 자체로 매우 놀라웠는데요. 이 발견으로 이러한 행성에는 '뜨거운 목성(Hot Jupiter)'이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불과 24년 전 피렌체에서 열린 천문학 회의(astronomy conference)에서 발표된 이 발견은 우주에 관한 우리의 관점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습니다. 우리 태양계에서 볼 수 있는 어떤 행성과도 다른 모습의 외계행성들을 공개하며 행성의 형성에 관한 우리의 이론적 이해를 뒤흔들었습니다. 또 외계행성 분야를 급성장시켰고 많은 조사가 이뤄지는 데 기여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24년간 천문학자들은 지상과 우주의 관측소를 이용해 40,00개 이상의 외계행성을 발견했습니다. 

시선속도법(radial velocity method). 출처: ESA
시선속도법(radial velocity method). 출처: ESA

참고로 얼마 전 지구로부터 12.5광년 떨어진 양자리의 항성 '티가든(Teegarden's star)'을 돌고 있는 티가든 b(Teegarden b)와 티가든 c(Teegarden c)가 발견됐는데요. 역대 통틀어 지구 닮은 외계행성의 발견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이때 과학자들이 사용한 방법 역시 시선속도법(radial velocity method)이 었습니다. 초저온 왜성(ultra-cool dwarf) 주변에서 '시선속도법(radial velocity method)'으로 검출된 최초의 행성이었습니다. 이는 <Astronomy & Astrophysics>에 발표됐습니다. 

우리 태양계와 행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했는지, 우주에 인류 말고 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과학자들의 도전은 계속될 듯 보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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