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모델로 '세포 상호 작용' 규명
수학 모델로 '세포 상호 작용' 규명
  • 강지희
  • 승인 2019.10.16 09:35
  • 조회수 6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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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따따 따, 따, 따 따따따~! 출처: pixabay
따따따 따, 따, 따 따따따~! 출처: pixabay

세포들은 신호전달분자(Signalling molecule)를 이용해 의사소통합니다. 이 신호는 보통 아주 짧은 거리까지만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세포들은 넓은 공간에서도 상호 작용하며 동기화를 이뤄냅니다. 이는 마치 넓은 축구장에 수만 명의 사람이 주변 3~4명의 박수 소리만 들을 수 있는데도 모두 같은 박자로 손뼉을 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인데요. 이러한 현상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KAIST의 연구진이 '수학'을 이용해 이 현상이 가능한 이유를 발견했습니다. <Nature Chemical Biology>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KAIST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와 라이스대학 매튜 베넷(Matthew Bennett), 휴스턴대학 크레시미르 조식(Kresimir Josic) 교수 공동 연구팀이 합성생물학과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세포들이 넓은 공간에서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수학과 생물학의 조합

연구에 사용된 두 박테리아 사이의 생물학적 회로 디자인과 그 기능을 이해하는 데 사용된 편미분방정식의 일부분. 출처: KAIST

연구팀은 합성생물학을 이용해 만든 전사회로(Transcriptional circuit)를 박테리아(E. coli)에 구축해 주기적으로 신호 전달 분자를 방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합성생물학이란 생명체를 구성하는 유전자 단백질등을 합성해 생물학적 시스템을 설계하고 만들어내는 분야를 말하는데요. 처음에 박테리아들은 제각기 다른 시간에 신호 전달 분자를 방출했습니다. 후에 박테리아들은 의사소통을 통해 주기적으로 분자를 방출하는 동기화를 이뤘습니다.

 

연구진은 박테리아들을 넓은 공간으로 옮겨 동기화의 원인을 찾았습니다. 박테리아들은 최대 100㎛ 정도 되는 좁은 공간에서 배양했을 경우 모든 박테리아들이 같은 시간에 주기적으로 동시에 유전자 발현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대 2mm 정도 되는 넓은 공간에 배양을 했을 때 박테리아들은 특정한 경우에만 전체 동기화가 가능했죠. 연구진은 합성 네트워크 조절과 수리 모델링을 통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러한 동기화가 세포 간 신호 전달을 제어하는 ​​네트워크의 조절 구조에 양성 피드백 룹이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림 1의 회로디자인이 전사적 양성 피드백 루프 (Transcriptional postivie feedback loops)이 있다면 넓은 공간에서도 동시에 유전자를 주기적을 발현할 수 있음. 출처: KAIST

양성 피드백 룹은 단백질이 스스로 유전자 발현을 유도하는 시스템입니다. 전달받은 신호를 증폭하는 역할을 하죠. 연구팀은 양성 피드백 룹의 역할을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편미분방정식(Partial differential equation)을 이용해 세포 내 신호 전달 분자의 생성과 세포 간 의사소통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수학적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전사 회로를 구성하는 다양한 종류의 분자들 사이의 상호 작용을 묘사하려면 고차원의 편미분방정식이 필요했으며 이를 분석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시스템이 주기적인 패턴을 반복한다는 점에 착안해 고차원 시스템을 1차원 원 위의 움직임으로 단순화했습니다. 예를 들어 달은 고차원인 우주 공간에서 움직이지만 궤도를 따라 주기적으로 움직이기에 달의 움직임을 1차원 원 위에서 나타낼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죠.

박테리아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좌)을 수학을 이용해서 원위의 점들의 상호작용으로 단순화 (우)하여 양성 피드백룹이 전체 공간 동기화를 이루어내는 원리를 발견. 출처: KAIST

이를 통해 연구팀은 박테리아 사이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원 위를 주기적으로 움직이는 두 점의 상호 작용으로 단순화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양성 피드백 룹이 있으면 두 점의 위치 차이가 커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차이가 줄어들어 결국 동시에 움직임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수학적 분석 결과를 실험을 통해서 검증함으로써 넓은 공간에서 세포가 효과적으로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규명했습니다. 

김재경 교수. 출처: KAIST
김재경 교수. 출처: KAIST

김재경 교수는 "세포들이 자신의 목소리는 낮추고 상대방의 목소리에는 더 귀 기울일 때만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이러한 원리는 수학을 이용한 복잡한 시스템의 단순화 없이는 찾지 못했을 것이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수학의 힘"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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