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젠으로 다공성 나노 캡슐 만들었다
벤젠으로 다공성 나노 캡슐 만들었다
  • 강지희
  • 승인 2019.10.17 15:15
  • 조회수 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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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나노소재의 활용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법이 개발됐습니다. 출처: fotolia
벤젠은 육각형 구조를 갖는다. 출처: fotolia

나노 다공성 소재(nanoporous materials)는 일정한 다공성 구조의 소재를 말합니다. 제올라이트나 실리카겔은 대표적인 다공성 나노 소재인데요. 구멍은 균일하고 표면적은 넓습니다. 덕분에 수처리, 촉매, 가스 분리 등 다양한 분야에 약방의 감초처럼 사용됩니다. 하지만 무기(無機) 소재로 제조가 까다로워 다양한 형상으로 만들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원하는 기능으로 용도를 확장하는 데 한계를 보여왔습니다. 

 

이에 과학자들은 무기 소재가 아닌 유기 소재로 다공성 나노 소재를 만들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유기 소재는 자가 조립이나 중합 현상을 이용해 만들기 쉬운데요. 작용기를 함유하고 있어 다양한 기능의 구현이 가능합니다.

작용기란?

 

유기 화합물의 반응 특성이나 성질을 결정하는 특정 원자단이나 구조를 말합니다. 유기 화합물은 반응 전후 작용기의 변환이 일어나 화합물의 성질을 바꿀 수 있죠. 무기 화합물에는 이와 같은 다양한 작용기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기 소재로 다공성 나노 소재를 만들 때에도 장애물은 존재했는데요. 복잡하게 설계된 포피린(porphyrin) 같은 비싼 유기 원료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거푸집처럼 형틀을 이용해 찍어내는 방식으로 만들어 제조 과정이 까다롭습니다. 이에 대량 생산에 불리합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간단한 벤젠과 나프탈렌을 이용해 다공성 나노 캡슐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부산대학교 김일 교수 연구팀이 벤젠, 나프탈렌과 같은 비교적 값싼 원료에서 캡슐, 튜브, 시트 등 다양한 형태의 다공성 나노 구조를 동시에 얻었다고 합니다. 이 연구는 <ACS Nano>저널에 게재됐습니다. 

 

싸게 싸게 효율적으로

벤젠, 나프탈렌 유도체를 원료로 다양한 구조를 가진 다공성 유기 나노 소재 및 탄소 나노 소재 제조. 출처: 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은 '산-염기 반응'을 이용했습니다. 연구팀은 화학 반응에서 전자쌍을 받는 화학종인 루이스산을 촉매로 사용했습니다. 루이스 염기 단량체(monomer)인 벤젠과 나프탈렌 유도체를 원하는 방향으로 중합(polymerization)하는 방법을 찾아냈는데요. 촉매와 단량체의 비율, 종류와 양을 조절했습니다. 이에 나노 캡슐, 나노 튜브, 나노 시트를 동시에 제조하는게 가능했습니다.

 

실제 이렇게 만든 다공성 나노 캡슐은 넓은 표면적(1,000 m2/g)을 지녔는데요. 유지로부터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목재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로부터 포도당을 제조하는 효율적인 재료로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다공성 카본소재의 경우 2차 전지용 슈퍼커패시터에 사용할 경우 기존 산화그래핀 대비 두 배 이상 향상된 정전(靜電)용량(421 F g-1)을 보였는데요. 10만 회의 충방전 시험에서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조한 다공성 유기/탄소 나노 소재의 용도. 출처: 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이 개발한 다공성 나노 캡술은 매우 안정적이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연구팀의 다공성 나노 캡슐은 매우 안정된 구조로 섭씨 800도 이상으로 가열한 후에도 원래 모양을 유지했습니다. 연구팀의 다공성 나노 캡슐은 재활용도 가능했습니다. 또한 연구팀이 제작한 캡슐형 나노 구조체의 표면을 설폰화시키면 유지로부터 바이오디젤을 매우 높은 효율(90% 이상)로 생산해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셀룰로오스로부터 포도당을 제조(70% 전환율과 95% 선택도)하는 촉매로도 사용 가능합니다. 

설폰화란?

 

유기 화합물 분자에 설폰산기를 도입하는 반응을 말합니다. 

김일 교수 연구팀의 연구장면. 출처: 한국연구재단
김일 교수 연구팀의 연구장면. 출처: 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은 "단기에 개발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도출하도록 하는 연구만을 강조하다 보면 기초 소재 개발은 항상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며 "당장 적용하지 못하더라도 향후 가능성이 열려있는 기초 소재 개발은 중요하다"고 전했는데요. 덧붙여 "이번 연구는 값싼 원료와 간단한 공정으로 다양한 종류의 다공성 유기 나노 소재를 제조할 수 있다"며 "각종 촉매와 에너지 저장체로 사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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