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행성 충돌을 목격한 건가?!
외계행성 충돌을 목격한 건가?!
  • 함예솔
  • 승인 2019.11.02 02:50
  • 조회수 4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계 행성 충돌 현장 목격!!!! 출처: NASA/SOFIA/Lynette Cook
외계 행성 충돌 이미지. 출처: NASA/SOFIA/Lynette Cook

달이 형성된 가장 유력한 설명은 45억년 전 지구에 화성 크기 만한 물체가 부딪히면서 물질을 궤도로 뿌렸고 이 파편들이 큰 덩어리로 합쳐지면서 달이 형성됐다는 가설입니다. 심지어 <Science Advance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생명체의 필수 요소인 탄소와 질소 같은 원소들도 지구에 이 거대한 천체가 충돌한 이후 풍부해졌다고 하는데요. 이와 비슷한 과정을 엿볼 수 있다면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요.

늙은 항성 주변에 따뜻한 먼지가 존재?

 

BD +20 307로 알려진 이 쌍성(double-star) 시스템은 지구에서 300광년 이상 떨어져 있습니다. 최소 10억 년 이상 된 항성을 가졌습니다. 10년 전 스피처 우주망원경(Spitzer Space Telescope)으로 이 항성계를 연구했을 때 과학자들은 이곳에서 많은 양의 먼지가 관측됐습니다. 이는 이곳에 충돌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첫 번째 힌트였습니다. 

스피처 우주망원경(Spitzer Space Telescope). 출처: NASA
스피처 우주망원경(Spitzer Space Telescope). 출처: NASA

이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성층권 관측 망원경인 SOFIA(Stratospheric Observatory for Infrared Astronomy)를 이용해 그 주변을 다시 관측했습니다. 그런데 잔해로부터 나온 적외선 밝기가 10% 이상 증가됐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는 이곳에 현재 더 따뜻한 먼지가 존재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에 천문학자들은 이는 최근 발생한 행성 충돌의 잔여물 흔적일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놓았습니다. 

 

행성은 젊은 항성 주위에 있던 먼지 입자들이 서로 뭉쳐지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커져 형성됩니다. 행성계가 형성된 이후 남은 파편들은 태양계의 해왕성 너머에 위치한 카이퍼 벨트와 같은 멀고 추운 지역에 남겨져 있습니다. 남겨진 파편들은 진화를 겪으며 먼지 입자들과 계속 충돌합니다. 그러다 시스템으로부터 날아가거나 혹은 항성으로 끌려갈 정도로 성장합니다. 그래서 사실 우리의 태양계와 BD +20 307과 같이 늙은 항성 주변에 있는 온기가 남아있는 먼지는 오래 전 사라졌어야 합니다. 

소행성 종족 형성의 모습(상상도). 출처: NASA/JPL-Caltech
소행성 종족 형성의 모습(상상도). 출처: NASA/JPL-Caltech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이자 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의 대학원생 Maggie Thompson은 NASA 성명서에서 "BD +20 307 주변의 따뜻한 먼지는 암석으로 이뤄진 외행성들 사이에서 있었을지 모르는 어떤 재앙적인 충돌에 관해 우리가 엿볼 수 있게 해준다"며 "우리는 이 (항성)시스템이 극단적인 충돌 이후에 어떻게 진화하는지 알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10년은 우주에선 번개처럼 빠른 시간

 

적외선 관측은 우주 먼지 속에 숨겨진 단서를 발견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SOFA망원경에는 FORCAST(the Faint Object Infrared Camera)라고 불리는 장치가 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적외선으로 관측했을 때 BD +20 307 시스템은 항성만 있다고 하기엔 훨씬 밝습니다. 이 곳의 밝기가 더 밝게 보이는건 먼지 파편에서 나오는 에너지 때문인데요. 이는 다른 파장에서는 볼 수 없다고 합니다. 

 

물론 BD +20 307 시스템이 더 밝게 보이는 배경에는 또 다른 몇 가지 메커니즘이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항성으로부터 더 많은 열을 흡수하거나 항성에 더 가깝게 움직인다면 말이죠. 하지만 이는 10년 안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10년은 우주적 변화에 있어 번개처럼 빠른 시간입니다. 

 

이와 달리 행성 충돌은 많은 양의 먼지를 매우 빠르게 주입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두 개의 외계행성이 충돌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연구진은 후속 관찰 자료를 분석해 이 시스템 내에서 추가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카네기 연구소(Carnegie Institution)의 연구원 Alycia Weinberger은 "이번 사건은 행성계 역사에서 비교적 늦은 시기에 발생한 재앙적인 충돌 사건을 연구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며 "SOFA의 관찰 결과는 불과 몇 년 사이에 먼지 원반(dusty disk)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전했습니다. 

 

항성 주변의 먼지 파편을 연구하는 일은 천문학자들에게 외계행성계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밝히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 태양계의 역사를 더 잘 이해하게 해줍니다. 앞으로 이 곳을 엿보며 우리가 얻게 될 지식은 또 어떤 게 있을까요?

 


##참고자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충청남도 보령시 큰오랏3길
  • 법인명 : 이웃집과학자 주식회사
  • 제호 : 이웃집과학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병진
  • 등록번호 : 보령 바 00002
  • 등록일 : 2016-02-12
  • 발행일 : 2016-02-12
  • 발행인 : 김정환
  • 편집인 : 정병진
  • 이웃집과학자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6-2024 이웃집과학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ontact@scientist.town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