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에서 양자 입자 응축ㆍ제어 가능
'상온'에서 양자 입자 응축ㆍ제어 가능
  • 강지희
  • 승인 2019.10.31 17:15
  • 조회수 27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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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을 하나로? 출처: pixabay
빛과 물질을 하나로? 출처: pixabay

KAIST 물리학과 조용훈 교수 연구팀이 빛과 물질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양자 입자(엑시톤-폴라리톤)를 응축하고 이의 운동량을 상온에서도 제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100배 얇은 육각형 반도체 막대 구조를 이용했다고 하는데요. 기존의 빛과 물질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양자입자는 극저온에서만 형성이 가능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향후 고효율의 비선형 광소자부터 양자 광소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당 논문은 <Optica>에 게재됐습니다.

 

상온에서 빛과 물질을 동시에 갖는 법?

 

엑시톤-폴라리톤은 반도체 마이크로 공진기 구조에서 빛-엑시톤 사이의 강한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새로운 보존(boson) 준입자 고유상태를 말합니다. 빛이 반도체 내부의 엑시톤에 오래 머물 수 있는 조건이 성립되면, 서로가 강하게 상호작용하며 빛과 물질의 장점을 동시에 갖는 제3의 양자 입자인 엑시톤-폴라리톤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기존 연구에 많이 사용되던 비소화물 기반 반도체의 경우 빛을 반도체 내부에 오랜 시간 가둬두기 위해 균일한 거울 구조를 만드는 공정과정을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열에너지가 엑시톤을 해리하기 때문에 극저온의 실험환경이 필수였죠. 반면 질화물 기반 반도체의 경우 상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엑시톤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울 구조를 만드는 공정과정이 복잡했습니다. 물리적 요인들로 인해 공간적으로 균일한 거울 구조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는데요. 이러한 불균일한 거울 구조는 엑시톤-폴라리톤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주요한 원인입니다.

반도체 육각형 막대 구조에서 생성되는 상온 엑시톤 폴라리톤 응축 및 이의 운동량 제어
반도체 육각형 막대 구조에서 생성되는 상온 엑시톤 폴라리톤 응축 및 이의 운동량 제어. 출처: KAIST

연구팀은 거울 구조 대신 질화물 반도체 기반의 3차원 구조인 육각형 마이크로 막대 구조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 구조를 이용하면 거울 없이도 상온에서도 엑시톤-폴라리톤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내부 전반사의 원리를 통해 균일하면서도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빛의 모드와 엑시톤의 강한 상호작용이 발생한 덕분이죠.

상온 엑시톤-폴라리톤 응축상태의 에너지와 운동량 공간, 에너지와 실제 공간, 이둘 사이의 상관관계. 출처: KAIST
상온 엑시톤-폴라리톤 응축상태의 에너지와 운동량 공간, 에너지와 실제 공간, 이둘 사이의 상관관계. 출처: KAIST

엑시톤-폴라리톤은 빛으로부터 얻은 고유의 특성으로 인해 질량이 전자보다 10만 배, 원자보다 10억 배 가볍습니다. 기존 원자를 이용하면 절대영도(영하 273도)에서 에너지가 낮은 하나의 바닥 상태를, 모든 입자가 공유해 마치 하나의 입자처럼 행동하는 '보즈-아인슈타인 응축 현상'을 관측할 수 있는데요. 연구팀은 질화물 반도체에서 엑시톤-폴라리톤 입자를 형성해 이러한 응축 현상이 상온에서도 생성될 수 있음을 검증했습니다.

  • 내부 전반사?

특정 임계각보다 큰 입사각으로 입사한 빛이 굴절하지 않고 100% 반사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 보즈-아인슈타인 응축?

1920년대 보즈와 아인슈타인은 절대온도 0도에서는 모든 입자가 하나의 바닥 상태를 공유하는 양자 응집 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는 '보즈-아인슈타인 응집 이론'을 만들었습니다. 코넬, 케털리, 와이먼은 루비듐 원자로 이루어진 기체를 이용해 절대온도 0도(영하 273도) 근처에서 이 이론이 실험적으로 실현 가능함을 최초로 입증했고 200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엑시톤으로부터 얻은 고유 특성으로 인해 기존의 빛과는 다르게 엑시톤-폴라리톤 입자 간의 서로 밀어내는 힘인 척력이 발생합니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레이저 광학 시스템을 이용해 엑시톤-폴라리톤의 포텐셜 에너지와 이의 경사도를 조절해서 엑시톤-폴라리톤 응축 현상의 운동량을 제어하는 데에도 성공했습니다. 

조용훈 교수, 송현규 박사과정. 출처: KAIST
조용훈 교수, 송현규 박사과정. 출처: KAIST

조 교수는 "상온 엑시톤-폴라리톤 플랫폼으로서 복잡한 저온 장치 없이 이와 관련된 기초 연구의 문턱을 낮출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상온에서 작동이 가능한 다양한 양자 광소자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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